안심귀가스카우트가 귀갓길 동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백가은 기자
안심귀가스카우트가 귀갓길 동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백가은 기자

사람들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늦은 시간, 노란색 조끼를 입고 길가를 살피는 사람들이 있다. “안심귀가스카우트인데요. 집까지 함께 가시겠어요?”이들은 서울 각 지역에서 범죄 취약계층의 밤길이 안전하도록 도와주는 안심귀가스카우트다.

서대문구는 2023년도 안심귀가스카우트를 선발하고 3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안심귀가스카우트는 늦은 밤 혼자 귀가하는 여성, 청소년 및 1인가구 등 범죄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귀갓길을 동행하고 안전 취약 지역을 순찰하는 서비스다. 안심귀가스카우트는 2인 1조로 구성돼 월요일 오후10시부터 자정, 화~금요일 오후10시부터 다음날 오전1시까지 활동한다. 스카우트 대원이 혼자 귀가하는 여성이나 청소년 및 1인가구를 집까지 바래다준다. 서대문구에서 활동하는 안심귀가스카우트는 모두 서대문구 구민으로 현재 13명의 대원이 활동하고 있다. 안전 분야에 관심이 많고 건강한 신체를 가진 지원자 중 일부가 서류 및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된다.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 ㄱ씨는 “밤늦게 딸들을 마중 나갈 때 골목이 어둡고 무서웠는데, 노란 조끼를 입고 귀갓길을 함께해 주시는분들을 보면 반가웠다”며 지원동기를 밝혔다. 함께 활동하고 있는 ㄴ씨는 “먼저 신청하진 않았어도 저희가 다가가서 말을 걸면 ‘오늘따라 무서웠는데 잘됐다’며 든든해하시는 분들이 많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서대문구 홍제동에서 거주했던 김고궁(심리·21)씨는 집에 가던 길에 현장에서 귀가 동행을 제안받아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 김씨는 “인적이 드문 골목길을 10분쯤 걸어야 집에 도착했기 때문에 밤 10시 이후 귀갓길에는 종종 무섭기도 했다”며 “안심귀가스카우트를 통해 직접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현장에서 스카우트 분들을 마주쳐 서비스를 경험한 것은 두 번뿐”이라서 “서비스가 조금 더 널리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심귀가스카우트는 서울시에서 2013년부터 11년간 추진해온 사업이지만 여전히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현재 언론보도와 서대문구청 SNS를 통한 홍보가 이뤄지고 있고, 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홍보물을 배부하고 있지만 홍보 효과는 미약하다. 김씨도 서비스를 직접 경험하기 전에는 안심귀가스카우트에 대해 알지 못했다. 경험한 후에도 “앱이나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현장에서 마주칠 때만 이용할 수 있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인 중에서도 서비스를 경험한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비스가 잘 알려지지 않아 불편한 것은 이용자뿐만이 아니다.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들은 늦은 밤 행인들에게 여러 차례 동행을 제안했으나, 대부분 “집까지 거리가 가깝다”고 말하며 거절했고, 손사래를 치며 피해 가는 사람도 있었다. ㄱ씨는 종교 전도하는 사람으로 오해를 여러 번 받기도 했고, 이상한 사람인 줄 알고 눈만 마주쳐도 피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는 “좋은 취지인 만큼 홍보를 통해 서비스가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안심이 앱의 화면 출처=서울 안심이 앱 캡처
서울 안심이 앱의 화면 출처=서울 안심이 앱 캡처

안심귀가스카우트 서비스는 서대문구청 상황실(02-330-1300), 다산콜센터(02-120) 로 전화를 걸거나 서울시 안심이 앱을 통해 직접 신청할 수 있다. 앱을 활용할 경우 본인 인증 후 지역을 설정하고 현 위치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서비스 예약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이용 30분 전부터 안심이앱을 통해 예약신청이 가능했으나, 3월부터는 24시간 신청과 이용이 가능해졌다. 미리 신청하지 않은 경우에도 현장에 있는 안심귀가스카우트에게 요청하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 시민으로 구성된 안심귀가스카우트의 특성상 안심귀가스카우트 대원들의 개인정보는 기재할 수 없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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