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인문학 살롱 ‘향신료, 근대를 열다’ 가 진행됐다. 본교 사학과 남종국 교수가 강연하는 모습. <strong>박소현 사진기자
8일 마포중앙도서관에서 인문학 살롱 ‘향신료, 근대를 열다’ 가 진행됐다. 본교 사학과 남종국 교수가 강연하는 모습. 박소현 사진기자

“유럽이 다른 대륙으로 진출하게 된 출발점은 종교나 자본주의와 관계없다. 오직 후추 때문이다.”

평일 늦은 저녁 시간임에도 마포중앙도서관 세미나실은 20대 청년부터 6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로 가득 찼다. 강연을 맡은 남종국 교수(사학과)가 “향신료의 종류에는 무엇이 있냐”고 묻자 청중들은 후추, 생강 등을 비롯해 저마다 다른 답을 던졌다. 남 교수는‘서양의 향신료와 근대의 탄생’을 주제로 향신료에 대한 오해와 환상을 바로잡는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 중간에 청중의 이해를 확인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도 잊지 않았다. 청중들은 각자의 노트나 휴대전화에 메모하며 근대 시절 아시아 향신료에 매료된 유럽인들처럼 강연에 빠져들었다. 

강연 자료를 촬영하는 청중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강연이 끝난 후 진행된 질의 시간에 관련 책과 영화를 추천받는 요청을 비롯해 ‘향신료’에 대한 관심 어린 질문들이 쏟아졌다. 남 교수를 향한 질문 공세에 마포중앙도서관 직원이 세미나실 대관 시간을 언급하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본교와 마포중앙도서관이 협력한 인문학 살롱은 4회차에 걸쳐 진행된다. 그중 1회차 강연이 8일 오후7시 마포중앙도서관 6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문화적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구민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함양하기 위함이다.

남 교수는 “역사의 재미를 느끼고, 수치로 계량할 수는 없지만 역사가 매우 유용한 학문이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특별히 바쁘지 않으면 외부 특강을 거절하지 않는다. 대학에서 진행되는 강의가 일반 대중들에게도 잘 전달되길 바라기때문이다. 이 밖에도 남 교수는 학술서뿐만 아니라 교양서를 출판하거나 유튜브에서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한 영상을 올리는 등 역사 대중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3회차 강연에 참가하는 인문대 학장인 정혜중 교수(사학과)는 “학생이 아닌 대중들과 만날 기회가 흔치 않다” 며 “대중들에게 인문학을 알리는 동시에 본교 인문대의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마약류를 향해 높아진 사회적 관심을고려해 근현대 시기 중국과 한국에서 아편 중독의 사례들과 국가의 대처를 주제로 21일(화) 강연할 예정이다.

남 교수와 정 교수 모두 재밌고 쉬운 내용으로 강연을 구성하고자 노력했다. 한 학기 동안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과 달리 일시적으로 마포구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행사이기 때문이다. 주제 선정부터 학문적 연구 동향이 아닌 대중들의 관심사를 고려하고 일상적인 예시를 제시한다. 1회차 강연에서 남 교수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바스쿠 다가마의 만화 내용을 가져오며 가벼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남 교수는 유학 시절 향신료 교역의 중심지인 베네치아를 방문한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본교 사학과와 마포중앙도서관이 협력한 인문학 살롱은 2019년에 시작해 이번이 5번째다. 정 교수는 "대중들에게 인문학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 생각해 계속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남 교수의 강연에 참여한 마포 주민 장선희씨는 "대학 강의 내용을 주민들이 접할 좋을 기회"였다고 말했다. 

15일(수)에는 2회차 강연을 맡은 강수진 교수(호크마대)가 '공간을 통한 자아정체성 표현 방법과 현대 사회의 적용'을 주제로 마포중앙도서관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관내 도서관 협력을 위해 3,4회차 강연은 21일(화)과 29일(수) 오후2시에 박정희 도서관에서 열린다. 3회차에는 정 교수가 '근대 중국의 아편중독에 대한 관리'를 주제로, 4회차에는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김소륜 교수(교양학부)가 '포스트 휴먼의 글쓰기: 창조하는 작가에서 배치하는 작가로의 여행'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2회차는 마포중앙도서관 누리집(mplib.map.go.kr)에서 3,4회차는 박정희 도서관 누리집(presidentparkchunghee.org)에서 신청하면 된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