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대문구 지역특화사업 ‘梨-變(이변) : 이화52번가는 변화 중’이 서대문구 대현동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strong>안정연 사진기자
2023 서대문구 지역특화사업 ‘梨-變(이변) : 이화52번가는 변화 중’이 서대문구 대현동 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다. 안정연 사진기자

코로나 이후 ‘죽은 상권’이라고 불리는 이화 52번가. 서대문구청은 10월1일부터 한 달간 팝업 스토어 형식의 축제를 진행했지만, 지역 주민들의 참여는 저조하다.

서울 이화여대 52번가에서 10월1일~31일까지 한 달 내내 열리는 축제인 ‘梨-變(이변) : 이화52번가는 변화 중(이변)’은 서대문구 청년정책과가 주관하고 지역 벤처 기업이 참여한 지역특화사업의 일환이다. 기업이 운영하는 공간과 상권에서 오랫동안 비어있던 공간을 활용해 한 달 동안 전시, 강연,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진행 프로그램으로는 ▲아트오일장 ‘이화’ ▲한국 전통 보자기 원데이 클래스 ▲미디어아트 전시 ‘이머시브 오감 체험’ 등이 있다.

이변은 지난 5월 서울시에서 진행한 지역 특화사업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젊음의 상징이던 이대 상권을 되살리기 위해 서대문구의 ‘2023년도 로컬벤처 육성사업’에서 선정된 기업 중 6개의 기업이 주도적으로 기획에 참여했다. 참여기업으로는 전시 기획 분야의 ▲네안데르와 ▲갤러리아미디 복합문화공간을 운영하는 ▲레드슬리퍼스 친환경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더스 오브 그린 소사이어티 여행 플랫폼 ▲버디파이 지속 가능한 식사 문화 선두 기업 ▲푸들이 있다.

서대문구청 청년정책과는 “비어있던 공간을 임차해 사용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 침체된 이대 상권을 다시 사람이 찾아오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상징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두리수선 아래층 공실에서 진행한 아 트오일장 ‘이화’, 원데이 클래스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현장에서 행사 기획을 주도적으로 맡은 레드슬리퍼스의 장준영 매니저는 “주말마다 두리수선 아래서 진행되는 보자기 체험에 지역 주민들이 많이 참여하신다”며 “지나가다 보고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고말했다. 체험 공간인 공실 위에 위치한 두리수선 사장은 “가끔 체험하러 온 사람들이 장소를 착각하고 가게에 오기도 한다”며 “어제도 아트오일장을 찾아온 손님에게 길을 알려줬다”고 말했다.

본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의 협력도 있었다. 지속 가능한 식사 문화를 전파하는 기업 푸들이 9월26일 본교 내에서 다회용 컵 을 활용한 초대장을 배포했다. 본교 중앙동아리 '영화패 누에’의 창작 단편 영화 네 편의 상영회가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기도 했다.

이화52번가가 생활 반경인 본교 학생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제휴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축제기간 이변의 프로그램 한 가지 이상에 참여하면 공간 담당자로부터 5000원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다. 제휴할인처로는 ▲고스트요거트 이대점 ▲봉추찜닭 이대점 ▲불밥 이대본점 ▲비아37 등이 있다.

아트오일장 이화에 참여해 얻은 쿠폰을 활용한 경험이 있는 김지형(융콘·22)씨는 홍보 수단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지형씨는 “(다른 행사에 참여했음에도) 뮤지션 공연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지형씨는 이화52번가 공실에 부착된 홍보물과 현수막을 통해서 행사를 접했다. 기업 브랜딩 공부를 하는 김지형씨는 “(본인처럼) 디자인에 관심이 없다면, 애초부터 홍보물과 현수막을 유의 깊게 보지 않을 거 같다"며 "디자인의 일관성도 없어서 같은 행사인지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쿠폰 사용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김지형씨는 "쿠폰을 사용하려 했더니 직원분이 당황하셨다"며 "아마 잘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제휴업체 위샐러듀 관계자는 "쿠폰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일주일에 1~2분 정도 오시는 정도"라고 말했다.

조서영(경영·22)씨도 역시 홍보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조씨는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부착물 사진을 보긴 했지만, 축제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휴 할인 쿠폰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 없는 조씨는 “홍보 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아 아쉽다”며“대학생 시험기간인 10월에 열려 더욱 참여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보가 부족하다는 의견에 대해 레드슬리퍼스의 공연 사업부 기획 담당인 김진아씨 (건반·23년졸)는 “사전 홍보 행사에서 쿠폰이나 다회용기를 나눔할 때는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며 “그러나 시험 기간이다 보니 현재 참여율이 높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험 기간을 고려 했으나, 여러 기업들이 참여하다 보니 기간 조정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진아씨는 신촌 일대와 공실 건물에 부착된 종이 홍보물에 대해 “참여 독려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퍼포먼스 형식으로 눈길을 끌기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보물은 희망 입점 업체에 대해 적어달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희망 업체 목록들은 서대문구청 측에 전달될 예정이다.

약 5년간 이화52번가 주변에서 생활한 김진아씨는 이변 프로젝트에 대해 “(이곳은) 이대 학생들에게 삶의 터전”이라며, “이변 행사가 52번가를 먼지 날리는 공사 현장이나 공실이 아닌 무엇이든 들어설 수 있는 기대감의 공간으로 바꿔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청년정책과 관계자는 “지역 상권을 살리는 것이 일회성 프로젝트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양한 부서에서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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