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애널리스트의 삶을 다룬다.

유안타증권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 소속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이혜인씨. <strong>김희원 사진기자
유안타증권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 소속 애널리스트로 근무하는 이혜인씨. 김희원 사진기자

끊임없이 변동하는 주식 시장은 주식 투자자들에게 긴장감을 안긴다. 하지만 주가가 시시각각 오르내리는 주식 시장에서도 침착하게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직업이 있다. 바로 애널리스트다. 애널리스트는 국내외 금융시장 정보를 취합해 투자자에게 자문을 제공하는 일을 한다. 다루는 산업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케이팝(K-POP) 시장이 해외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엔터테인먼트 산업 데이터도 분석 대상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는 ‘유안타증권’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석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 이혜인(경영·19년졸)씨를 만났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유안타증권에 입사한 지는 4년 차로, 리서치센터 기업분석팀 소속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RA(Research Assistant)를 거쳐 2022년 4월부터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주식과 산업 관련 지표를 분석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며 리포트 내용을 기반으로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취업하기까지 준비 방법은

본사에는 공채로 입사했다. 별도의 필기시험은 없었고 서류전형과 두 차례의 면접전형을 거쳤다. 자소서나 면접에서 주식에 관심이 많고 ◆재무제표를 잘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학생 때부터 주식 투자를 시작했던 만큼 주식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학교 3학년 때는 본교 주관 인턴십으로 대신증권 산하 대신지배구조연구소에서 일했다. 기업의 지배 구조를 분석하는 업무와 관련된 경험을 자소서에 녹여내기도 했다.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별도로 자격증을 따지는 않았다. 학부생 시절 수강한 경영학 전공수업으로 쌓은 재무 및 회계지식만으로도 충분했다.

 

애널리스트 데뷔 전 거치는 RA란

RA는 대학조교가 교수를 보조하듯 애널리스트를 돕는 역할이다. 사수인 애널리스트가 리포트를 작성할 때 필요한 자료를 찾아주기도 하고, 중요하게 봐야 하는 데이터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체크해야 하는 부분 등을 애널리스트에게 도제식으로 배운다. RA는 업무 강도가 높아 야근이 잦고 사수를 보조하면서도 애널리스트 데뷔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어야 하는 만큼 신경써야 할 일들이 많아 쉽지 않다.

 

애널리스트가 리포트를 발간하는 과정은

애널리스트가 발간하는 리포트의 종류는 주로 산업 분석과 기업 종목 분석 두 가지로 나뉜다. 산업 분석에는 마치 대학 레포트를 쓰듯 업종의 투자 포인트, 위험 요인, 전망 등에 대해 자료 조사한 내용을 작성한다. 기업 종목 분석은 기업 ◆IR(investor relations) 관계자와 수개월 동안 소통하고, 기업의 현재 경제적 위치, 운영하고 있는 사업, 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 등을 분석한 자료를 만드는 일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리포트를 발간하는 애널리스트로서 아이돌 앨범 판매량, 음반 수출량, 유튜브(YouTube) 조회수, 스포티파이(Spotify) 스트리밍 횟수 등을 분석해 연예기획사 주식 시장을 전망하고 있다. 발간한 리포트 주제로는 팬덤이 생산하는 아이돌 콘텐츠가 가지는 경쟁력,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콘텐츠 도입으로 개선된 엔터테인먼트 수익성 등이 있다. 특히 학생 때부터 팬덤 활동을 열심히 한 아이돌 소비자였던 만큼 해당 경험이 업무 수행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애널리스트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은

애널리스트는 순위가 매겨지는 직업이다. 매일경제나 한국경제 소속 약 1000명의 매니저가 6개월마다 가장 활약한 애널리스트를 투표하고 이 실적평가를 바탕으로 애널리스트 순위가 매겨진다. 애널리스트로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우선 리포트를 꾸준히 발간하려고 한다. 애널리스트는 한번 리포트를 발간한 뒤에도 내용이 변동되면 업데이트한 리포트를 계속 발간해야 한다. 또 정확한 기업 실적 분석을 위해 관련 업계 사람들을 많이 만나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담당 분야가 다른 산업과 연계되는 것을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도 교류하며 접점을 넓히기도 한다.

 

주식 투자를 하는 이화인에게 조언이 있다면

꼭 관련 업계 진출을 희망하지 않더라도 주식 학회나 주식 스터디를 해보길 권한다. 거래 과정 자체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산업을 분석하며 주식을 공부하는 과정에서부터 진정한 주식 투자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비슷한 지식을 가진 또래와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주식 투자를 해보는 과정이 실전에서 도움이 된다. 각 증권사에서 개최하는 모의 주식 대회나 리서치 대회에 출전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편 주식에 막 입문하는 학생이라면 주식 투자 기초부터 알려주는 여러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기 바란다. 투자하고자 하는 기업을 고르는 방법부터 주식을 매수하는 시점까지 주식 투자의 기본적인 기술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영상들이 많으니 활용하길 권한다.

 

애널리스트를 꿈꾸는 이화인에게

애널리스트는 근무 시간 외에도 시간이 날 때마다 주가 체크를 해야 하므로 워라밸이 좋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그만큼 노력에 따라 성과가 바로 나오는 직업이기도 하다. 업무 강도가 높은 직업으로 인식된 만큼 나이가 어려도 시장 관계자로부터 전문성을 인정받고 좋은 실적을 내면 더 큰 회사로 이직하기도 쉽다.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로는 사교성을 꼽을 수 있다. 한 달에 약 100명의 회사 IR 담당자와 투자자들을 만나는데 처음 보는 사람과 소통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낀다. 매일 주식 시장이 크게 변동하는 상황 속에서 기업 가치를 냉정하게 판단하는 능력도 필요하다.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회사 매니저에게 수시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논리적인 답변을 즉각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항상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재무제표: 기업 경영의 재무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회계원칙에 따라 간단히 표시한 재무 보고서

◆IR: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얻기 위해 주식 및 사채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홍보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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