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버드뷰에서 화해라는 앱의 고객 유지와 구매 전환을 담당하는 CRM 마케터의 삶을 다룬다. 버드뷰에서 CRM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는 김예슬(불문·20년 졸)씨를 만났다.

 

화해(버드뷰) CRM 마케터 김예슬씨 제공=김예슬씨
화해(버드뷰) CRM 마케터 김예슬씨 제공=김예슬씨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버드뷰라는 회사에서 CRM 마케팅을 하고 있다. 화장품 성분 분석 어플 ‘화해’로 많이 알려진 회사다.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마케팅은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고객 관리를 하는 마케팅이다. 앱 이용 경험이 있는 유저가 앱을 재방문해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구상하는 일을 한다.

 

인문대를 전공했지만 마케팅 취업을 하게 된 계기는

불문학을 전공했고 미술사학을 복수전공했다. 취업과는 관련이 적은 공부를 해 왔기에  취업 시장에 본인의 강점을 드러내고 취업에 성공하는 방법을 계속 고민했다.

대학 생활 동안 기업 기자단 활동을 통해 글을 읽고 쓰는 경험을 많이 했다. 문장으로 사람을 설득하는 기자단 활동이 마케팅과 결이 맞다고 생각하게 됐다. 텍스트로 고객을 설득해 구매를 유도하는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기로 결심했다.

학생 때부터 취업 준비를 하지는 않았다. 경영학회에 들어가거나 상경계열 학과를 복수전공을 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학교에서 하고 싶은 공부를 즐기면서 하자는 마음으로 학점 상관없이 원하는 강의 위주로 들었다.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생각하는 힘을 길렀고 이 경험이 취업을 위한 자양분이 됐다.

 

현 직장에 취업하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은

이전 직장에서 ◆퍼포먼스 마케터로 근무했다. 마케팅은 같은 일을 해도 고객의 수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는 특성이 있다. 이전 직장은 유튜브(Youtube)나 미국 드라마와 같은 매체로 영어를 배우는 앱을 운영하는 회사였다. 이용자 수가 적었기에 업무 효과가 비교적 적게 난다는 게 아쉬웠다. 서비스 규모가 더 큰 직장으로 이직해 더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면 더욱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는 이전 직장에서의 경험과 직무 관련 블로그를 운영했던 게 도움이 됐다. 이전 직장에서 광고를 운영하고, SNS에 글을 쓰는 콘텐츠 마케팅 등 다양한 직무를 경험하며 마케팅에 관한 얕고 넓은 지식을 얻었다. 이를 포트폴리오에 기록해 두었고 이직 준비에도 활용했다. 직무 관련 블로그 운영도 면접에서 좋은 포인트가 됐다. 대표적으로 브레이즈(Braze)라는 마케팅 툴을 사용하는 방법을 기록하기 위한 정보성 게시물을 주로 올렸다. 업무 과정에서 배운 것을 기록해 두고 마케팅 툴과 테크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이를 응용하는 능력이 있음을 게시물로 어필한 것이 인사 과정에서 좋은 인상으로 남았던 것 같다.

 

퍼포먼스 마케팅과 CRM 마케팅의 차이는

CRM 마케팅은 퍼포먼스 마케팅 안에 포함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퍼포먼스 마케팅은 데이터 기반으로 성과를 최적화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CRM 마케팅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과를 내지만 신규 고객 유입보다는 기존 고객 유지에 역점을 둔다. 일반적으로 퍼포먼스 마케팅은 광고를 운영하고 소재와 매체별 효율에 따라 최적화하는 것이다. 한편 CRM 마케팅은 사이트에 대한 장기적인 선호도를 증가시키고 고객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전에 퍼포먼스 마케터로 근무한 경험이 있고 현재는 CRM 마케터로 근무하고 있다. 직무를 CRM 마케팅으로 바꾸면서 신규 사용자를 창출하는 일을 하기보다는 앱에 유입된 사용자를 대상으로 구매와 같은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일을 한다.

 

화해만의 CRM 마케팅 전략은

화해는 2014년부터 큰 인기를 얻었던 어플이다. 2015년 구글 플레이스토어(Google Play Store)와 앱스토어(App Store) 화장품 키워드 1위를 차지했고 2022년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성공 요인은 화장품 성분 분석이었다. 2017년부터는 화장품 커머스 사업 ‘화해 쇼핑’을 시작하여 현재는 성분 분석뿐 아니라 쇼핑까지 가능한 앱이 됐다.

CRM 마케팅 단계에서는 좀 더 개인화된 메시지를 보내려고 한다. 유저의 속성과 행동을 바탕으로 하여 전환 목표와 관련된 유의미한 선행 지표를 발굴하고, 이를 트리거한다. 예컨대 건성 피부를 가진 사용자라면 회원 가입 시 건성 타입을 선택한다. CRM 마케터는 이 정보를 이용하여 수분 크림 등 건성 유저에게 더 잘 맞는 화장품 정보를 유저들에게 추천하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개인화된 메시지는 모든 유저에게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보낼 때보다 반응률이 더 높다. 이 과정에서 타겟팅을 정교화하고, 목적 달성을 위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은 자동화하여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

화해가 성분 분석만 하는 곳인 줄 아는 사람이 많다. 이런 인식을 개선하여 화해에서 리뷰와 성분을 보고 바로 구매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흐름을 이끌어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마케팅 분야 진출을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마케팅 분야는 꿈꾸는 사람도 많고 일하는 사람도 많은 레드오션(Red Ocean)이다. 레드오션 속에서 취업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본인을 특화하기 위해서 ‘어떤 뾰족한 점이 있는 사람인가’를 고민해 보고 키워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세상의 수많은 마케터 중 어떤 특별한 장점을 가진 마케터가 되느냐를 계속 생각해 보면 좋을 것이다.

또한 마케팅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업무를 진행하지만, 성과 측정을 위해 데이터를 잘 모니터링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결과를 추적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고, 데이터로부터 얻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CRM 캠페인을 최적화해 나가야 한다. CRM 마케팅은 데이터를 잘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마케팅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숫자로 나타나는 주요 지표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을 고민해 보는 것 또한 CRM 마케팅 직무에 도움이 될 것이다.

 

◆퍼포먼스 마케터: 온라인 마케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정의하고 캠페인의 개선 방안 등을 결정하는 직업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