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언론사 및 금융사를 거쳐 스피치 교육 법인회사와 라이브커머스 제작사를 운영하는 CEO의 삶을 다룬다. 스토리앤스피치 대표로 근무하고 있는 김민지(경영·13년졸)씨를 만났다.

 

‘스토리앤스피치’, ‘라이브숲’의 CEO 김민지씨 <strong>김나은 사진기자
‘스토리앤스피치’, ‘라이브숲’의 CEO 김민지씨 김나은 사진기자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스피치 교육 법인회사 ‘스토리앤스피치’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3년째 근무 중이다. 스토리앤스피치는 크게 커뮤니케이션 교육과 미디어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회사다. 대표적으로 진행하는 교육으로는 회사 경영진 리더십 및 협상 전략에 대한 상담이나 투자 유치 시 필요한 창업가 스피치 코칭이 있다. 또 방송 제작사 ‘라이브숲’도 운영 중인데 코로나19 확산 이후 스토리앤스피치에서 2020년 시작한 프로젝트로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나 온라인 스피치 강의를 제작하는 회사다.

 

창업 이전 다양한 언론사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비결은

동아일보 객원기자를 비롯해 한국경제TV 앵커, 전주MBC 아나운서 겸 라디오 PD 등 다양한 언론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언론사 취업을 준비할 때마다 회사가 어떤 인재를 채용하려는지 파악해 관련 역량을 쌓아 나갔다. 일례로 경제 관련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한국경제TV 입사를 준비할 땐 경영학을 전공한 것과 하나대투증권사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것을 강조했다.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의 퇴사자를 분석해 회사의 수요를 파악하는 것도 또 하나의 방법이다. 예컨대 퇴사자가 MC 위주로 활동한 아나운서라면 진행 관련 역량을 키우고, 뉴스 앵커였다면 뉴스 읽기에 더 신경 쓰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홍보역으로 근무했던 계기와 맡았던 업무는

2016년 전주MBC 퇴사 직후 경영학 전공과 경제 채널 아나운서 경력을 살릴 수 있는 금융감독원(금감원) 홍보역으로 입사했다. 홍보역이란 회사 홍보를 집중적으로 담당하는 직무로, 금감원에서 방송 홍보를 시작하고자 해당 직책을 처음 만들었을 때 근무하게 됐다. 주로 맡았던 업무는 금감원에서 나온 보도자료 중 대중들이 알아야 하는 내용을 알기 쉽게 뽑아 외부 방송국과 협업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또 금감원 내부에서 제작하는 유튜브(YouTube) 영상의 기획과 진행을 담당하며 출연해 국민이 궁금해하는 금융 정보를 주제로 금감원 관계자들과 실시간 질의응답을 진행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퇴사 후 창업을 시작한 계기는

학부 시절 경영학 전공자로서 ◆소셜 벤처에 매력을 느껴 창업에 대한 꿈을 마음 한 켠에 품고 있었다. 20대에는 아나운서를 경험해보되 30대에는 사회적 기업가와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는 목표를 설계했다. 전주MBC 아나운서로 근무하다 금감원 홍보역으로 이직한 것도 그 이유에서다. 아나운서 직무만으론 창업에 대한 기획력이나 기관에 대한 시각을 키우기 어렵기 때문에 관련 지식을 쌓고자 한 것도 있다. 창업과 관련된 경험을 축적하던 중 적절한 시기가 됐다고 느껴 금감원을 퇴사한 뒤 바로 사업자 등록증을 내고 창업했다.

 

창업이 처음임에도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한 직무에서의 경험이 창업 과정에서도 도움이 됐다. 아나운서로 근무할 때 창업가가 연사로 오는 토크 콘서트를 진행했는데 직접 경험을 듣고 질문도 하며 창업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또 대기업 행사 진행을 계기로 알게 된 관계자들에게 사업 제안서를 작성해 회사를 알리려고 노력했다.

스토리앤스피치뿐 아니라 라이브숲도 여러 기업을 파트너사로 둘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라이브 커머스를 통한 제품 홍보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콘텐츠 제작에 부담을 느꼈다. 과거 전주MBC 라디오 PD로 근무한 이력, 금감원 홍보역으로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했던 경험을 어필해 기업에 “제작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많은 기업이 협업에 응했다.

 

스피치 교육 회사 대표로서 전해줄 면접 비법이 있다면

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면접 질문을 예상하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채용 공고나 직무 기술서를 살펴보거나 구글(Google)에 회사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는 등 회사의 모든 것을 조사했다.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 분석 툴 ◆린 캔버스를 활용해 자신을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고객, 즉 인사담당자를 충족시키기 위한 전략을 수립했다. 입사하려는 회사가 겪고 있는 문제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짚어보고 이를 통해 회사의 니즈와 연결할 수 있는 내 역량은 무엇인지를 채워나갔다는 거다. 또 팁이 있다면 본인이 답변하는 모습을 사전에 촬영해보길 권한다. 촬영본을 보고 자신이 보완해야 할 점을 객관적으로 판단해 이를 고쳐 나가야 한다.

 

대학 동안 도움이 됐던 경험은

교내 동아리 ‘이화나비’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돕기 위해 활동한 경험이 기억에 남는다. 할머니들을 위한 공연과 토크 콘서트를 기획하고 사회를 보면서 아나운서 직무가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들어 언론사 입사를 꿈꾸게 됐기 때문이다. ‘소셜 벤처 전국대회’에 출전한 것도 창업가라는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됐다. 학부 시절 <사회적기업가정신>이라는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께서 해당 대회에 출전할 것을 권했다. 대회에 나가 기후변화에 대비해 전력 에너지를 절약하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경험을 통해 창업에 대한 실전 감각을 기를 수 있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종적으로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합격할 때까지 공백기를 갖기보다 작은 일이라도 바로 시작해보길 권한다. 먼 훗날 원하는 진로를 무조건 이룰 것이라 믿고 작은 일부터 계단식으로 차근차근 배워 나가라는 거다. 또 다양한 길이 열려있다는 생각을 갖고 직무에 대한 시야를 넓히기를 바란다. 대학생 때 대기업만을 바라보고 지원했고 여러 번 떨어졌다. 하지만 사회에 나가보니 대기업 종사자가 아님에도 배울 점 많은 사람이 많음을 알게 됐고 대기업 입사만이 능사가 아님을 깨달았다.

 

◆라이브 커머스(live commerce):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채널. 비대면, 비접촉을 추구하는 언택트 경제가 부상하며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소셜 벤처(social venture):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기업가가 설립한 기업 또는 조직

◆린 캔버스(Lean Canvas): 기업이 해결해야 할 문제와 솔루션을 기반으로 창업 핵심과 목표를 한 페이지에 담아 사업 전략을 분석해 정리한 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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