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제약 전문 교육컨설팅사를 운영하고 있는 CEO의 삶을 다룬다. 지명컨설팅에서 대표로 근무하고 있는 권진숙(약학·96년졸)씨를 만났다.

 

제약전문 교육컨설팅사 지명컨설팅 대표이사 권진숙씨 <strong>제공=권진숙씨
제약전문 교육컨설팅사 지명컨설팅 대표이사 권진숙씨 제공=권진숙씨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제약 전문 교육컨설팅사 ‘지명컨설팅’을 설립해 대표이사로 16년째 근무 중이다. 신약 개발은 크게 연구개발, 비임상, 임상, 허가 및 출시, 영업마케팅의 단계로 진행된다. 지명컨설팅은 영업마케팅 컨설팅사로 시작했다. 초기 지명컨설팅은 제약회사의 영업 마케팅 전략을 효과적으로 보완하고 수립된 전략이 ◆MR(Medical Representatives)에 의해 잘 실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개선 교육을 제공했다. 5년 전부터 본사는 영업마케팅뿐 아니라 신약 개발 전 주기에 대한 교육 컨설팅사로 범위를 확대하고 있으며 2022년에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공식 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약국에서 근무하지 않은 이유는

학교 졸업 직후 약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제약회사의 약사로 첫 업무를 시작했다. 많은 이들이 약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약국에서 근무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약사들도 많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의 약사는 의료인이 처방한 약을 짓거나 시중에 판매되는 약을 고객에게 권하는 방식으로 소비자 건강에 기여한다. 반면 제약회사의 약사는 약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의약품 전주기에서 많은 사람의 건강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제약회사 취업을 결심했다.

 

제약 전문 교육컨설팅사로 창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다국적 제약회사 퀸타일즈(현 아이큐비아) 교육컨설팅 팀장으로 근무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다국적기업이라 해외에서 제공하는 표준 자료를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해야 했는데 교육자료가 구체적이지 않은 탓에 사례 활용 교육을 중요시하는 한국 정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이러한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실제 업무 현장에서 부딪히는 사례 중심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하는 구체적인 자료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다양한 다국적 국내 제약사들에게 솔루션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여러 제약회사 내 우수한 직원들의 공통적 특성을 발견할 수 있었고 이런 체계적인 역량 모델이 타 제약사에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영업마케팅 제약교육 컨설팅사를 고안하게 됐다.

 

제약회사를 위한 맞춤형 교육자료를 제작하는 과정은

영업마케팅을 예로 들면, 솔루션을 요청하는 제약회사가 영업마케팅에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과 현재 어떤 마케팅 전략에 주력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첫 번째다. 다음으로는 직원의 마케팅 전략 이해도 및 업무 과정과 방식 등을 관찰하고 실제 제약사 고객인 의료인을 만나 그들의 평가를 확인해 문제를 분석한다. 이후 제약회사와 다시 만나 관찰된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제약회사가 동의하는 범위와 방식에 따라 솔루션을 구체화한다. 솔루션은 지명컨설팅에서 직접 교육하기도 하고 제약회사 차원에서 교육자료를 개발 및 적용하도록 직원들을 훈련하는 방법을 제공하기도 한다.

 

지명컨설팅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은

많은 대학생들이 제약업계 진출을 희망하나 시중에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로가 다양하지 않다. 본사는 교육을 통해 대학생이 제약업계 전반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사가 제공하는 교육은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바이오협회와 함께 진행하며 취업지원자를 대상으로 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각 분야의 전문가, 제약사의 인사 담당자뿐 아니라 본사의 교육을 수강한 후 취업에 성공한 현직자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또 본교를 포함한 서울권 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취업 교육을 무상으로 진행하는데 자세한 정보는 본교 인재개발원에서 얻을 수 있다.

 

제약 전문 교육컨설팅사 대표로서 제약업계에 기여하고 싶은 점은

처음 대표로서 일을 시작했을 때 제약 영업마케팅 분야의 전문적 역량을 체계화해 각 담당자가 자부심을 품고 업무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더 나아가 제약 영업마케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싶었다. 그리고 지금은 의약품 전주기의 교육 플랫폼으로 제약산업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전문가와의 협업을 통해 각 분야의 역량교육을 체계화해서 앞으로 제약산업이 반도체나 자동차처럼 성공적인 글로벌 강자로 거듭나는 데 일조하고 싶다.

 

후배들에게 제약회사 취업을 권하는 이유는

많은 후배가 제약업계에 들어왔으면 한다. 제약회사는 의외로 다양한 전공의 사람들이 근무할 수 있는 분야다. 본사에도 약학 비전공자인 본교 졸업생 직원이 있듯 제약산업에는 전공과 상관없이 많은 본교 출신 전문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 제약업계는 여성 친화적인 기업이 많다. 다국적사 경영진과 임원 중 여성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제약회사 취업을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약 영업마케팅은 고객을 궁금한 사람을 필요로 하는 만큼 항상 호기심을 갖기를 권한다. 환자는 어떤 것이 불편한지, 의료인은 어떻게 환자를 치료하고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끊임없이 궁금해하는 사람이 바람직한 영업 마케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약산업 전반에 있어 그저 주어진 대로 과제를 열심히 수행하기보다는 자신이 하는 일들의 의미와 목표를 생각해보고 지금의 업무 방식이 최선인지 돌아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제약업계 관련 창업을 원한다면 진출하고자 하는 영역에 대한 숙련된 전문성을 함양하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것에 가이드라인이 있고 증거 기반으로 판단하는 제약업계는 상당히 보수적인 곳이다. 내 능력과 별개로 고객으로부터 신뢰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자신의 업무 능력을 날로 새롭게 닦았으면 한다.

 

◆MR: 의료 종사자를 방문해 자사 제품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수집하는 제약회사 전문 직원

◆의약분업 : 진료는 의사가 맡고 약은 약사가 조제하는 의료 역할 분담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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