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대한민국 중앙은행 발권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삶을 다룬다. 한국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단비(경제·16년졸)씨를 만났다.

 

한국은행 발권국에서 근무하는 김단비씨 <strong>김영원 사진기자
한국은행 발권국에서 근무하는 김단비씨 김영원 사진기자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한국은행 발권국에서 근무 중이고 입사 7년차다. 한국은행은 대한민국 중앙은행으로 물가 안정을 위해 통화정책 수립과 집행을 도모한다. 소속 부서인 발권국은 화폐 발권 및 출납에 대해 조사하는 연구 업무를 수행한다. 특히 본인은 발권국에서 발권 규정과 제도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발권업무 관련 조사 연구도 담당 중이다. 연구 이외에도 화폐 제도에 관한 대내 질의를 처리하고 대외적으로 들어오는 민원도 응대한다.

 

여러 부서에서 근무했는데 각 부서별 특징은

한국은행에 ‘종합기획직렬’로 입사하는 경우 대개 2년에 한번 부서를 이동하는 순환근무를 하게 된다. 첫 부서로 통계국에 발령된 이후 국제국과 경제연구원을 거쳐 올해 발권국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발권국은 화폐 발행 및 유통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현업적 성격이 강하다면 전에 근무했던 타 부서들은 조사와 연구 비중이 큰 것이 차이점이다.

통계국은 국가 경제 정책 수립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참고해 국내총생산(GDP), 국제수지 등의 통계를 편성하는 부서다. 국제국은 외환, 국제금융시장에 대한 조사 및 분석 업무를 수행하거나 ◆외국환거래법에 의거해 외국환 거래 신고에 대해 심사하고 사후 관리까지를 담당한다. 경제연구원은 통화정책의 수립·운영 및 경제정책 전반에 관한 중장기 연구과제와 주요 현안과제에 대한 심층 연구를 수행하는 조직으로 박사급 연구인력을 보조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금융공기업인 한국은행의 워라밸과 복지는

부서별로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불필요한 야근은 지양하는 분위기라 워라밸이 잘 보장된 편이다. 외국어 교육 등 직원들의 자기 계발이나 업무 역량 증진을 위한 지원도 회사에서 제공한다. 예컨대 업무관련 분야의 박사학위 과정을 지원하기 위한 학술 연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연차 사용 역시 업무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이 특징이다.

 

한국은행 취업 준비 과정은

입사 1년 전 졸업유예를 한 뒤 한국은행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한국은행 입사 절차는 크게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전형으로 나뉘는데 필기시험 공부에 1년 동안 전념했다. 특히 스터디가 필기시험 대비에 큰 도움이 됐다. ‘한국은행 채용정보’(apply.bok.or.kr) 홈페이지에서 필기시험 기출 문항 일부를 공개하고 있는데 비슷한 성격의 문제를 스터디원들과 함께 발제해 실제 시험 시간에 맞춰 풀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면접도 같은 스터디 내에서 필기시험에 합격한 친구와 추가인원을 모집해 함께 준비했다. 한국은행 면접은 지원자가 조직 생활에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역량 면접의 성격이 강하다. 특정 주제에 관해 조별 토론을 한 뒤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과제가 면접에서 부여되므로 협업 능력 역시 필요하다.

 

경제학 전공인데 학부에서 수강했던 경제전공 수업은 취업 준비에 도움 됐는지

실제로 모든 경제전공 수업이 큰 도움이 됐음을 필기시험에서 체감했다. 물론 한국은행의 경제 이외 직렬을 희망한다면 경제학 공부가 필수적이진 않다. 하지만 타 직렬보다 선발 인원 비중이 큰 경제 직렬을 지원한다면 교내 경제학 수업을 열심히 들어보길 권한다. 한국은행에 나오는 필기시험 과목은 크게 거시경제학, 국제경제학, 금융경제학, 미시경제학, 화폐경제학으로 나뉜다. 따라서 경제 전공 과목인 <미시경제이론>, <거시경제이론>, <계량경제학>을 포함해 선수과목인 <경제수학>, <경제통계학>까지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계량경제학>은 시중에 인터넷 강의를 찾기가 어려워 수업을 수강하지 못할 경우 교과서를 보고 독학해야 하는 만큼 학부에서 들어볼 것을 권한다.

 

대학 생활 동안 취업에 도움 됐던 경험은

4학년 1학기에 본교 인재개발원에서 제공하는 학교 연계 인턴십으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4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했다. 경제 동향 조사 연구를 수행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던 인턴 활동을 통해 업무에 대한 실전 감각을 길렀고 자기소개서에 녹여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얻었다. 이외에도 교내 경제 학회인 ‘SEED’에서 다른 국내외 대학생들과 연합해 경제 논문을 작성하고 발표하는 활동을 했다. 한번은 소비자 물가의 파급효과를 주제로 논문을 작성했는데 한국은행의 조사 연구 업무와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실제로 학회에서 작성한 논문, 분석에 사용한 계량 모형에 관한 질문을 면접에서 받기도 했다.

 

금융공기업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금융공기업은 각 기관마다 설립 목적도, 수행하고 있는 일도 상이하다. 통화 정책을 수립하는 한국은행, 감독기관인 금융감독원, 주식시장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한국거래소 사이에 차이가 존재하는 것처럼 말이다. 따라서 각 기관에서 어떠한 일을 하는지에 대한 사전조사를 통해 본인이 어떤 회사에 잘 맞을지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떻게 준비해야 합격할지에 대한 고민에 앞서 입사 후 본인이 회사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는지, 해당 회사 업무에 적합한 역량을 지녔는지를 먼저 판단한 후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외국환거래법: 외국환과 그 거래, 기타 대외 거래를 합리적으로 조정, 관리함으로써 원활한 대외 거래와 국제 수지의 균형 및 통화 가치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