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제조업체 개발실 공정개발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연구원의 삶을 다룬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하고 있는 안민정(물리학 석사·14년졸)씨를 만났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신공정 개발을 담당하는 안민정씨 <strong>김나은 사진기자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신공정 개발을 담당하는 안민정씨 김나은 사진기자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삼성디스플레이에 입사한 지는 8년 차로 현재 개발실 공정개발팀에서 근무 중이다. 디스플레이의 신공정 개발을 담당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업무는 디스플레이가 접히는 삼성 폴더블폰 최신 시리즈 ‘갤럭시 Z 폴드 3’에 적용된 ◆에코 스퀘어(Eco2) ◆OLED 성능을 향상해 공정을 개발하는 것이다.

 

더블폰 시장에서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갤럭시 Z 플립’ 시리즈 제작에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여하고 있는 것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용 ◆패널(panel)에 필요한 신기술을 개발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 Z 플립 3’의 화면 상단 카메라 렌즈가 삽입된 ‘펀치홀 디스플레이’를 개발했고 동일한 패널 크기에서 화면을 더 확보하기 위해 ◆베젤(bezel)을 줄이는 과정을 전담했다. 또 폴더블폰 특성상 화면의 접합부가 잘 접히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패널을 얇게 만드는 작업에도 기여했다. 폴더블폰 최신 시리즈 ‘갤럭시Z 폴드 3’에 터치펜 기능이 추가됐는데, 디스플레이가 터치펜으로 눌리거나 긁히더라도 패널이 손상되지 않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취업하기까지 준비 과정은

현 직장에 취업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삼성디스플레이 입사 절차는 서류전형, 삼성에서 요구하는 인적성 검사 ‘GSAT’, 면접전형 등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GSAT의 경우 경영, 경제, 공학, 사회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가 출제되는데 이공계열 전공생에게 비교적 생소할 수 있는 내용, 예컨대 경제나 사회문화 분야에 중점을 두고 문제집을 풀며 준비했다. 면접전형을 대비할 땐 스터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학사와 석사 모두 물리학 전공이라 학교에 다니며 디 스플레이를 공부한 적이 없었던 만큼 면접에서 디스플레이 관련 질문이 들어올 것을 대비해 관련 내용 학습을 위한 스터디를 꾸리기도 했다. 인성 면접도 부원들과 함께 예 상 문제 관련 질의응답을 하는 등 스터디를 통해 대비했다.

 

석사 과정을 거치는 것이 삼성 취업에 유리하게 작용하는지

취업 과정에서 석사 과정 수료 여부에 따른 유불리는 크게 없다. 실제로 사내에 학사 출신 사원이 석사 출신 사원보다 큰 비율을 차지한다. 단 입사할 때 석사의 경우 연차 2년으로 시작하기 때문에 연봉과 승진에서 더욱 유리한 조건이 주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학위에 따라 입사 후 차등을 두는 만큼 회사에서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목표 의식이 강하다면 박사 과정까지 거치기를 권한다. 한편 석사 과정을 밟았던 것이 입사 면접을 보는 데에 큰 도움이 되기는 했다. 면접은 인·적성 문제 풀이, 인성 면접, 석사 논문에 대한 발표로 총 3개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세 면접 모두 디스플레이와 무관한 석사 논문 내용 관련 질문이 나왔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에 생소한 비전공자들도 업무에 적응 할 수 있는지

입사 직후부터 회사 차원에서 다양한 사내 기술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에 업무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다. 교육은 보통 실무자 또는 사내에 소속된 엔지니어가 제공한다. 신입사원의 경우 의무적으로 교육을 이수해야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 본인이 희망하는 수업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외국어 교육이나 특허 출원 등 다양한 분야의 수업이 제공된다. 사내 교육 외 본인이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도 있다. 업무 참고용으로 삼성에서 출시한 전자기기 리뷰를 인터넷으로 찾아보거나 회사에서 분석한 제품 보고서를 살펴보며 디스플레이를 공부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회사에서 사원들을 위해 제공하고 있는 혜택이 있다면

국가건강검진 시기에 회사 차원에서 무상으로 지원하는 종합 건강검진이 대표적인 복지 제도다. 또 삼성 임직원만 가입할 수 있는 ‘삼성전자 패밀리넷몰’(familynet.samsung.com)을 통해 삼성 가전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으며 자녀 대학 등록금을 회사에서 전액 지원하기도 한다. 출퇴근 시간도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오후 6시까지 출근하면 되고 하루 최소 4시간을 근무하면 따로 반차나 연차를 쓰지 않고 퇴근이 가능하다.

 

삼성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전할 조언이 있다면

삼성 취업을 대비할 때 흔히 면접을 어려워하는데, 면접에서 내는 문제가 어렵더라도 자신의 답에 대한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입사 후 일해보니 정답의 여부보다 자신만의 논리를 통해 답을 유추해내는 과정 그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진출 분야를 대기업으로만 한정 짓지 않았으면 한다. 취업을 준비할 때 대기업에 입사하려는 꿈이 확고했지만, 시행착오가 있었고 입사하기까지 긴 시간이 걸렸다. 취업으로 힘들어하는 동안 “분명 자리는 어딘가 있다”던 친구의 위로가 큰 힘이 됐는데, 이러한 조언처럼 각자의 자리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고 다양한 회사를 폭넓게 바라보길 권한다.

 

◆에코 스퀘어(Eco2): 디스플레이의 편광판 대신 외광반사를 막아주는 패널들을 이용해 빛의 투과율을 높인 기술

◆OLED: 스스로 빛을 내는 자체 발광형 유기물질

◆패널(panel): 전자기기의 전면 또는 윗면을 덮는 판

◆베젤(bezel): 스마트폰 등 기기 전면 디스플레이의 테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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