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에서 어엿한 자영업자로 ··· 일부는 여전히 입점 거부
노점상에서 어엿한 자영업자로 ··· 일부는 여전히 입점 거부
  • 한채영 기자, 배세정 기자
  • 승인 2018.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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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층 규모로 60개 점포 수용이 가능한 신촌 박스퀘어 전경. 점포 외에도 층별 테라스, 휴게공간 ‘멀티박스’ 등이 마련돼 있다.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3층 규모로 60개 점포 수용이 가능한 신촌 박스퀘어 전경. 점포 외에도 층별 테라스, 휴게공간 ‘멀티박스’ 등이 마련돼 있다. 이화선 기자 lskdjfg41902@ewhain.net

‘신촌 박스퀘어’(박스퀘어)가 신촌기차역 앞 쉼터에서 지난 15일 오픈했다.

박스퀘어는 서대문구가 조성한 컨테이너로 이뤄진 공공임대상가다. 3층, 점포 60개로 이뤄진 박스퀘어에는 현재 이화여대길에서 영업하던 노점상 23명과 공모를 통해 선정된 청년상인 17명이 입점해있다.

하지만 박스퀘어 내 약 20개 점포는 아직 비어있는 상태다. 입주 대상자에 포함됐던 16명의 노점상이 박스퀘어 입점을 거부한 것이다. 오픈식이 당초 계획됐던 8월31일보다 보름정도 늦춰진 것도 입점 거부 노점상과 구청 사이의 마찰로 인해서였다.

박스퀘어가 오픈한 후인 9월21일 이대앞 길거리에는 여전히 노점상들이 천막을 치고 있었다. 박스퀘어 논의단계 때부터 설립 반대 입장을 취하던 이들은 현재까지도 박스퀘어 입점을 거부하고 있다. 노점상에서 박스퀘어까지의 거리는 230m에 불과하다.  

액세서리 노점상을 운영 중인 A씨는 “박스퀘어에 들어가서 생계를 이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박스퀘어에 입점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박스퀘어가 생긴 자리는 유동인구가 원래 거의 없던 자리”라며 “10년 전 이대 상권이 살아있었을 때도 현재의 박스퀘어 위치 부근에서 장사하던 사람이 망했는데 지금이라고 다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생과일주스 노점상 B씨 역시 ‘연세로 로드샵’ 사업을 언급하며 구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연세로 로드샵 사업이란 서대문구에서 2014년 5월 ‘걷고 싶은 거리’ 연세로에 스마트로드숍을 열었던 것을 일컫는다. 당시 구는 연세로 주변에 있던 노점상을 지역 핵심 상권인 유플렉스를 피해 연세대 앞 굴다리, 신촌 전철역 주변 등으로 분산 배치했다.

B씨는 “사업을 시작할 당시에는 지속적 관리와 활성화를 약속했는데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며 “당시 많은 노점상이 수익이 나지 않아 장사를 접고 떠났다”고 회상한다. 박스퀘어 역시 연세로 로드샵 사업과 같은 결과를 낳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문에 대해 서대문구는 “수익성에 대해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한다.

서대문구청 관계자는 “박스퀘어 개장 이후, 당초 구에서 예상했던 것보다 장사가 잘 되고 있다”며 “박스퀘어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입점한 노점상인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구에서는 일부 노점상이 계속 입점 거부 입장을 취한다면 이후 행정적 조치를 취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강제철거 대신 최대한 설득을 통해 풀어나갈 예정이지만, 거리정비사업 및 불법노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행정적으로라도 처리할 것이란 설명이다. 

서부노점상연합회(서노연)에 소속된 노점상 측은 입점에 대해 보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적어도 6개월 이상 활성화 여부를 확인하며 입점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싶다는 것이다.

서노연 관계자는 “구청에서 끝까지 설득한다고는 했지만 노점상 철거를 위한 용역 비용을 1~2억 책정했다고 들었다”며 “박스퀘어 임대 계약에도 도중에 다른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 지금은 노점상들에게 장사를 평생 보장할 것처럼 말하지만 나중에 장사가 안 되면 분명 다른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박스퀘어에 입점한 노점상에는 꾸준한 지원이 이어질 예정이다.

구 관계자에 따르면 박스퀘어 건너편 주차장에는 신촌동 주민센터 및 청년임대주택이 들어온다. 또한 올해 안에는 밀리오레 자리에 면세점이 들어온다. 새로 들어올 면세점은 1시간 정도 일정이 배당된 일반 면세점과는 달리 3~6시간 이상 머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이것은 시작일 뿐 앞으로 그 이상의 지원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런 사업이 지속된다면 유동인구가 지금보다 고정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