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는 깻잎 떡볶이로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어요”

박스퀘어에서 ‘이대 깻잎 떡볶이’를 운영하는 채영자씨(왼쪽), 김영진씨 부부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박스퀘어에서 ‘이대 깻잎 떡볶이’를 운영하는 채영자씨(왼쪽), 김영진씨 부부
최도연 기자 contagious-grin@ewhain.net

떡볶이 주문이 들어오면 김영진(59·남·서울 마포구)씨는 초록색 그릇에 떡볶이를 푸짐하게 담고 깻잎을 뿌려 손님에게 내준다. 바로 옆에서 채영자(54·여·서울 마포구)씨는 집에서 손수 만들어온 튀김재료를 그 자리에서 튀겨 빈 튀김자리를 채운다. 14년 동안 본교 정문 앞 프레츨 가게 엔티앤스(Auntie Anne’s) 앞에서 떡볶이 위에 깻잎을 얹어주던 ‘이대 깻잎 떡볶이’는 이제 박스퀘어 1층 21호에서 만날 수 있다.

가게 이전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 박스퀘어에 올 때는 망설였다”며 “주변에서 ‘장사가 되겠냐’는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박스퀘어로 옮긴다는 말에 단골 학생들도 장사가 안 되지 않겠냐며 걱정이 많았다. 김씨는 기존 위치만큼 자주 방문하지는 못하더라도 꾸준히 관심을 가져준다면 잘 해낼 자신 있다며 학생들을 다독였다.

박스퀘어로의 이동 후 김씨는 이전 노점에서의 장사 환경보다 쾌적한 환경에 만족하고 있다. 그는 “더 이상 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구청의 배려로 개인적으로 준비해야 했던 프로판 가스(liquefied propane gas)가 아닌 도시가스, 전기, 상수도와 같은 사회 서비스를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깻잎 떡볶이와 수제 튀김 등 기존에 판매하던 메뉴는 그대로 유지될 예정이다. 튀김 같은 메뉴는 집에서 만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판매준비가 쉽지는 않지만 학생들이 늘 찾는 메뉴여서 포기할 수 없다.

이처럼 힘든 메뉴를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김씨는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이대 앞에서 장사를 했었다”며 “학생들의 도움으로 경제적, 정신적으로 일어설 수 있었다”고 전한다. 포장마차에서 장사를 할 때 판매품목을 바꾼 적도 있었다. 하지만 떡볶이를 찾는 학생들에 미안함을 느낀 후로는 힘이 들더라도 계속 같은 메뉴를 고집하고 있다. 

떡볶이의 후끈한 김에 더운 땀을 흘리던 김씨는 방문하는 손님을 가족처럼 생각해 정성을 다하고자 한다. 그는 “박스퀘어의 상인들이 방문하는 손님 모두에게 고마움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정성을 다해 깨끗하고 맛있게 음식을 해서 손님들이 다시 올 수 있게끔 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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