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돌아온 연세로의 모습. <strong>백가은 기자
10월1일부터 대중교통전용지구로 돌아온 연세로의 모습. 백가은 기자

연세로 차 없는 거리가 1일부터 재개됐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시범 해제돼 모든 차량의 운행이 허용된 지 약 9개월 만이다. 2014년 1월 연세대 삼거리와 신촌 로터리를 잇는 연세로는 일반차량의 통행을 제한하고 대중교통수단의 진입만을 허용하는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됐다.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주말에는 보행자만 이용할 수 있는 도로로 사용된다.

2022년 6월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취임 공약으로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를 통한 신촌 상권 부흥과 교통체증 완화를 내걸었다. 이후 1월20일~9월30일까지를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의 시범 해제 기간으로 설정했다.

서대문구는 9월13일 ‘연세로 차량 통행 업그레이드’ 결과 토론회(결과 토론회)를 개최해 지역 주민과 상인, 관련 분야 전문가 등 약 200명과 대중교통전용지구시범 해제의 효과를 토론했다. 이 구청장은 “교통 소통 문제가 없고, 상권 활성화 효과가 검증됐으므로 서울시는 9월 대중교통전용지구를 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9월에 전용지구 해제가 보행 환경, 인근 상권 매출, 교통 흐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전용지구 운용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당초 계획과는 달리 10월1일~2024년 3월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를 다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대중교통만 운행됐을 때 경제적 효용뿐 아니라 교통변화와 보행자 안전, 시민 선호도, 환경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종식 등 대중교통전용지구의 해제 외에도 상권 활성화에 영향을준 다른 요인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결정을 보류했다.

서대문구 결과 토론회에서는 상권 활성화 효과와 교통 소통 문제에 주목했다. 교통기술사 (주)진성의 김진환 대표가 토론회에서 발표한 연세로 교통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현재 연세로의 교통 서비스 수준은 A~F등급 중 안정된 단계인 D등급이었다. 버스 통행 속도 역시 시속 10km 이상으로 기준을 충족했다. 서대문구는 대중교통전용지구 시범 해제로 상권이 활성화됐다고 발표했다. 서울 지역 유사 대학 상권인 서울대입구역, 교대역, 건대입구역과 비교했을 때 2022년 상반기 대비 2023년 상반기 ‘전체 매출액’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시범 해제 기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던 당시 문제가 됐던 보행자 안전 문제에 대해서 서대문구는 “대중교통전용지구 해제가 된다면 인근 대학 학생이나 주민등 일반 보행자의 의견을 수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행자 안전을 위협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보도폭을 6m로 확충했으며, 펜스를 보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평일에 하루 2~3번 연세로를 오가는 강현주(심리⋅22)씨는 대중교통전용지구가 재개된다는 소식에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에서 더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강씨는 “(대중교통전용지구였던) 기존에는 차도에서도 버스킹 공연이 자유롭게 열렸다”며 다시 차 없는 거리가 된다면 제약 없이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드러냈다. 연세로 인근에 거주 중인 김명진 (커미⋅22)씨는 “버스만 다녔던 이전에 비해 차도에 차가 많아져 불편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차정윤(국제사무⋅22)씨는 “폐지 이후 차도에서 더 조심하게 됐지만, 주말에도 버스가 다니게 돼 신촌에 더 편하게 올 수도 있었다”며 장단점 모두를 설명했다. 차씨는 “신촌 상권 활성화를 위해 차 없는 거리를 폐지했지만, 성급한 행정 진행으로 인근 대학 학생들의 반대가 컸다고 알고 있다”며 “양측간 합의점을 찾아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운용은 2024년 6월까지 시행되며, 이후 서울시가 존폐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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