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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취재] 대학 상담 활성화, 충분한 지원과 열린 태도 필요
대학생 정신건강, 美대학에서 방향을 찾다 ② 미국 대학에서 알아본 상담 체계
2018년 03월 26일 (월) 미국=전혜진 기자 diana7737@ewhain.net

 

   
 
  ▲ 프린스턴대 학생상담센터 소장 친(Calvin R. Chin)교수 전혜진 기자 diana7737@ewhain.net  
 

 

  지난 호 ‘대학생 정신건강, 美 대학에서 방향을 찾다’의 첫 번째 기획으로 국내 대학생의 정신건강 현주소를 다뤘다. 또 본교 학생상담센터와 전국대학교 학생생활상담센터 협의회를 통해 국내 대학의 상담체계를 알아보기도 했다. 이화미디어센터 해외취재팀은 지난 2월, 미국 대학의 상담체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취재하기 위해 프린스턴대(Princeton University) 학생상담센터(Counseling and Psychological Service·CPS) 소장 친(Calvin R. Chin)교수와 매사추세츠공과대(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MIT) 학생상담센터(Mental Health and Counseling Service) 총책임자인 싱글턴(Karen Singleton) 교수를 만났다. 또 전반적인 미국 대학의 상담 체계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 대학 건강 협회 ACHA(American College Health Association) 제임스 데이비드슨(James Davidson) 전(前)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임상담원 1명 또는 0명, ‘상담실’이라는 문패만 걸어놓은 대학들. 지난 호에서 살펴본 국내 대학상담센터의 현실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는 달랐다. 미국 대학 건강협회(ACHA) 제임스 전 회장은 ‘전반적인 미국 대학의 상담체계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망설임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미국 대학에서는 교수, 학생회, 그리고 대학건강센터의 직원들이 함께 협력해 학생들의 정신건강 복지를 위해 일하고 있는 만큼 대학상담센터가 잘 조직돼있다고 할 수 있다.”

  본교 학생상담센터의 가장 큰 문제인 상담원 인력 부족의 문제는 어떨까. 제임스 전(前) 회장은 “대학의 규모마다 다르지만, 보통 전임상담원 1인당 적정 학생 수는 1500명”이라며 “대부분 대학의 상담 대기 시간은 3~6주”라고 말했다. 한국 대학 대부분이 전임상담원 1인 당 3000~3500명의 학생을 맡고, 본교의 경우 상담 대기 시간도 최소 3~4개월인 점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반면 미국 대학생이 정신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국내 대학생과 비슷하다. ACHA에서 조사한 전국 대학 건강 평가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은 불안, 우울, 친구 혹은 가족 관계의 불화 순으로 학업에 지장을 받고 있었다.

  제임스 전 회장은 “대학에서 상담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법으로 제정돼 있거나 강제적이지는 않지만, 학생의 학업 성취와 정신 건강 사이의 연관성이 커 대다수 미국 대학이 학생 상담을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 맥코쉬 건강 센터(McCosh Health Center)에 위치한 프린스턴대 학생상담센터(CPS) 사진=전혜진 기자 diana7737@ewhain.net)  
 

△프린스턴대 대학상담센터, 충분한 지원으로 원활한 활동해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프린스턴대학 학생상담센터(CPS)는 1920년대에 세워진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상담센터 중 한 곳이다. 프린스턴대 학생상담센터에서는 개인 치료, 집단치료, 명상, 상담, 약물 관리, 지역사회 봉사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CPS 소장 친 교수는 가장 잘 돼 있는 프로그램으로 ‘프린스턴 고통 인식 및 대응(Princeton Distress Awareness and Response·PDAR)’을 꼽았다.

  PDAR은 ‘게이트키퍼 훈련 프로그램’으로, 고통 속에 있는 대학생을 발견해 적절하게 대응 하기 위해 구성원을 훈련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3년 간 이 프로그램으로 약 800명의 교수진과 학생들이 교육 받았다. 친 교수는 “PDAR은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주변 사람을 인식하고 도움을 주는 데 성공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말했다.

  학생 상담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프린스턴대의 전임상담원은 15명으로, 이곳의 재적 학생 수가 약 8000명임을 고려하면 전임상담원 1인당 약 530명의 학생만을 맡고 있다. 상담 인력이 충분해 학생들은 오랜 대기 없이도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이곳의 평균 상담 대기 일수는 6일이다. 친 교수는 “학교의 충분한 지원으로 우리는 상담원 대 학생 비율이 매우 좋다”고 말했다.

  프린스턴 학생상담센터의 또 다른 특징은 상담 항목이 자세하게 나뉘어 있다는 점이다. 수면 장애, 트라우마, 약물 중독, 성 고민 등 약 30개에 이르는 상담 항목이 세분돼 있다. 이에 대해 친 교수는 “학생들이 특정 문제에 대한 고민이 있을 때 그 분야에 특화된 전문 상담원을 배정하기 위해 상담의 세부 항목을 나눠 놓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세부 항목을 나눔으로써 학생들의 익명성 보장도 강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MIT 학생 상담센터 총책임자 카렌 싱글턴(Karen Singleton)교수 전혜진 기자 diana7737@ewhain.net  
 

△MIT 대학상담센터, 그룹 상담부터 상담 장벽 낮추기 등 다방면의 프로그램 마련

  미국 보스턴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대학상담센터에서는 단기 치료, 긴급 상담, 그룹 상담 등의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다.

  그중 한 그룹 당 약 10명의 학생들과 2명의 상담사들로 구성된 ‘그룹 상담’은 MIT 대학상담센터의 강점이다. 그룹 상담은 섭식 장애, 성폭력 경험, 인종 차별 등 18개의 주제로 나눠져 그에 맞는 치료와 상담이 이뤄진다. 신입생을 위한 그룹 상담도 있다. 급격히 바뀐 환경으로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 어려운 1학년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상담사와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코넬대에서 시작된 전국적인 프로그램 ‘렛츠 챗’(Let’s chat)은 MIT의 주력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상담사가 정해진 장소에 있는 동안 학생들이 상담사를 자유롭게 찾아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다. 렛츠 챗의 목표는 상담센터 방문을 꺼리는 학생들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캠퍼스 곳곳에서 도움을 줌으로써, 학생들이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

  프린스턴대와 마찬가지로 MIT의 전임 상담원 수는 21명으로 많은 축에 속한다. 재적 인원이 1만2천명임을 고려하면, 전임 상담원 1인당 약 440명의 학생을 맡고 있는 셈이다. MIT 대학상담센터 싱글턴 소장은 “전임 상담원 수가 충분해 평균 대기시간이 최대 3주 반을 넘어가지 않도록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부분 대학은 상담 횟수를 8~10회로 제한하고 있지만, MIT의 경우 상담 횟수에 제한이 없어 학생들은 상담 서비스를 더욱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 맥코쉬 건강 센터(McCosh Health Center)에 위치한 프린스턴대 학생상담센터(CPS) 사진=전혜진 기자 diana7737@ewhain.net)  
 

△상담에 대한 열린 태도, 원활한 상담 진행에 큰 영향 미쳐

  미국 대학생들은 대체적으로 상담에 대해 열린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ACHA 제임스 전 회장은 많은 미국 대학상담센터들이 학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분투하는 이유로 “미국 대학생들은 대학상담서비스를 받는 것에 매우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프린스턴대의 학생들 또한 상담에 열린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 교수는 “매년 프린스턴대 전교생의 22%가 대학상담센터를 방문한다”며 “이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두 배 정도의 수요”라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으로 아직도 여전히 상담에 대한 부정적 낙인이 존재해 상담센터 찾기를 꺼리는 학생들이 있지만 꾸준히 이 오명을 줄여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MIT의 싱글턴 교수는 학생들을 통해 상담센터에 대한 태도와 인식을 확인했다. 학생 복지 자문단은 그에게 “최근 들어 MIT 학내에서 상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또한, 싱글턴 교수가 부정적 낙인찍기를 우려해 상담센터의 이름을 바꾸는 것까지 고려했지만 그들은 “그럴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학생 정신 건강 돌봄은 대학의 의무? 美대학의 생각은

  미국 대학의 상담센터 관계자들에게 “대학이 학생의 정신건강을 챙겨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질문하자, 그들은 하나같이 대학의 의무라고 답했다.

  대학의 의무라고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그들은 ‘학업 성취와 정신 건강 사이의 긴밀한 연결’을 들었다. 프린스턴대 친 교수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과 학업 성취는 매우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학생들이 대학 내에서 성공적으로 생활하기 원한다면, 그들의 정신 건강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한다”고 말했다.

  MIT의 싱글턴 교수 역시 “학생들의 정신 건강은 신체적 건강만큼이나 학업 성취와 큰 관련이 있어 매우 중요하다”며 “대학은 학생들을 학문적인 제품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전인적 능력을 모두 함양케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학이 학생의 정신 건강에 어느 범위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가도 화두로 등장했다. 프린스턴대 친 교수는 “대학이 병원은 아니기 때문에 학생들의 필요를 모두 제공할 수는 없다. 다만, 최소한 적어도 학생들의 위기 상황에 개입하고 개인적 치료를 제공할 수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대학 입장에서도 학생들의 성공적 졸업이라는 측면에서 가치 있는 투자다”라고 덧붙였다.

  MIT의 싱글턴 교수 역시 “학생들을 캠퍼스 밖에 있는 상담소에서 만나는 것은 상담 진입 장벽을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캠퍼스 내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중요하다”며 “학교는 학생들이 상담서비스에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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