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56호부터는 인스타그램에서 독자들의 질문을 받아 인터뷰 질문을 구성한다. 이번 호는 메가존클라우드에서 일하고 있는 웹 개발자의 삶을 다룬다.

우리가 매일 보는 컴퓨터 화면은 단순히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 화면 뒤 데이터 시스템을 관리하는 백엔드 개발자, 화면에 보이는 그래픽을 구상하는 디자이너, 깔끔한 화면을 구현하는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고민이 모두 모여야 비로소 컴퓨터 화면이 탄생한다. 메가존클라우드에서 프론트엔드 웹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유다현(국문·16년졸)씨를 만났다. 

메가존클라우드에서 프론트엔드 웹 개발자로 활약하고 있는 유다현씨.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메가존클라우드에서 프론트엔드 웹 개발자로 활약하고 있는 유다현씨. 이자빈 사진기자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2020년부터 메가존클라우드의 ◆클라우드 플랫폼 연구실에서 웹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컴퓨터 클라우드 시스템을 새로 도입하거나 기존 클라우드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싶은 기업을 대상으로 컨설팅하는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미국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파트너를 맺었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AWS▲마이크로소프트 애저▲구글클라우드 순인데 메가존클라우드에서는 이들을 포함한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다루고 있다. ▲삼성▲아시아나항공▲연세대학교▲LG전자▲SM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국내 조직의 클라우드를 관리하고 있다. 

클라우드 플랫폼 연구실에서 프론트엔드를 개발한다. 지금은 기업이 사용하는 다양한 클라우드를 한곳에서 관리하는 웹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다양한 기업들에게 우리 서비스가 잘 제공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게 목적이다. 

 

이 직종을 택한 계기는 

어릴 적부터 게임과 컴퓨터에 관심이 많아 학부생 때부터 독학으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했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비전공 개발자가 거의 없어 이 직종으로 오게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4학년 2학기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인문대생 대상 소프트웨어 교육 세미나’에 참여했을 때 “인문대생도 웹 개발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나도 개발자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이후 원래 예정된 출판사 면접을 취소하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서 진행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을 신청했다. 5개월 동안 교육을 들으며 이 직종과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됐고 운 좋게 웹 개발 스타트업 회사에 채용돼 2015년 12월부터 웹 개발자로 일하기 시작했다. 

 

전공과 다른 업무를 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

개발자가 처음 됐을 때 힘들었다. 지금은 프로그래밍 학원이 많고 관련 서비스도 많이 생겼지만, 당시엔 주위에 프로그래밍 학원 한두 개가 전부였다. 비전공자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업무 용어가 낯설다는 것이다. 전공자들은 대학 생활을 하며 건물에 붙은 포스터나 팜플렛을 통해서라도 웹 개발 직무에 관한 정보들에 익숙해질 수 있다. 그러나 비전공자는 학교 다니며 개발 문화에 익숙해질 기회가 없기에 스스로 발품을 팔아 경험을 쌓아야 한다. 

개발자로 처음 입사했을 당시는 관련 컨퍼런스나 세미나가 열린다는 소식이 있을 때마다 참석했다. 페이스북이 활발했을 당시 ‘비전공 개발자들의 모임’을 직접 만들어 친구와 함께 운영한 적도 있다. 비전공자로서 개발자의 시선을 키우려고 노력했다. 

 

프론트엔드와 웹 개발자에 대한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유다현씨.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프론트엔드와 웹 개발자에 대한 질문을 경청하고 있는 유다현씨. 이자빈 사진기자

 

메가존클라우드 입사 과정과 준비 방법은 

1차 서류 면접과 2차 실무 면접, 3차 임원진 면접이 있다. 실무 면접은 기술 면접, 인성 면접으로 나뉘어 있다. 기술 면접은 웹 개발에 관련된 용어가 무슨 뜻인지 자신의 말로 정의해 보거나 해당 시스템이 어느 상황에 쓰이는지 묻는 질문이 나온다. 인성 면접과 임원진 면접은 본인의 과거 실무 경험과 장단점 등 거시적인 내용을 물어본다. 입사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에 진행한 웹 개발 프로젝트의 여부다. 프로젝트를 실제로 진행해 본 적 있는지, 그 과정에서 갈등은 없었는지, 있었다면 어떻게 해결했는지 면접에서 자세히 물어본다.

입사할 때 프로젝트 진행 같은 포트폴리오 활동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 경험을 많이 쌓았다. 특히 IT 업계에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기술 블로그를 필수로 만든다. 프로그래밍 분야에 대해 공부한 내용을 꼼꼼히 정리해 두거나 관련 세미나와 대외활동에 참여한 후기 등을 기록하는 블로그다. 체계적으로 작성한 기술 블로그는 자신이 이 분야에 얼마큼 관심이 있는지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기에 입사 준비 과정에서 중요하다. 실제로 어느 스타트업 회사에서 개인 블로그를 보고 연락이 와 그곳에 입사한 적도 있었다.

 

웹 개발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소통 능력이다. 시니어 개발자들도 협업을 잘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을 제일 강조한다.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하고 회의도 거의 매일 한다. 다른 직원과 원활히 교류할 수 있는 소통 능력이 있어야 완성도 높은 웹 개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

또 무언가를 창작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풍부한 상상력을 갖추고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려는 사고를 하는 것도 중요하다. 창작하는 걸 좋아해서, 개발자로 일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웹소설을 쓴 적도 있었다. 학교 다닐 때 <SF문학의이해>와 같은 창의력 기반의 수업을 좋아했고 시 창작 수업도 많이 들었다. 무언가를 만들고 개발하는 것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 직종을 꿈꾸는 이화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관련 대외활동을 통해 사귄 지인들과 커뮤니티 활동을 활발하게 하길 바란다. 웹 개발 분야에서는 지인 소개를 통해 면접 기회를 얻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또 컴퓨터 공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키우기 위해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따는 것도 추천한다.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한 것들이 웹 개발 일을 하면서 종종 등장한다. 서류나 면접에서도 개발 직무에 대한 관심을 드러낼 수 있기에 좋다. 

이화 출신이라는 것만으로도 기업에 신뢰를 줄 수 있다. 열정적으로 학교를 다니며 쌓은 노력들이 사회 생활을 할 때 큰 자양분이 될 것이다. 또 반드시 웹 개발 쪽으로 가지 않더라도 코딩 수업을 경험 삼아 들어보길 바란다. 잘하지 않아도 좋다. 코딩을 한 번 접해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사회에서 다양한 일에 도전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클라우드: 인터넷 서버와 그곳에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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