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병원에서 보험사로 이직한 직원의 삶을 다룬다. 한화생명에서 언더라이터로 근무하고 있는 김윤경(간호·12년졸)씨를 만났다.

 

한화생명 언더라이터 김윤경씨 이주연 사진기자
한화생명 언더라이터 김윤경씨 이주연 사진기자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와 업무는

한화생명 ◆언더라이팅 팀에 소속돼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본교 간호과학부를 졸업해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다 2014년에 이직했다. 언더라이터는 보험을 가입하려는 피보험자의 조건들을 평가한 후 가입 승낙 여부를 결정하는 직업이다. “우리 엄마가 고혈압이 있는데 보험에 가입할 수 있나요?”와 같은 질문에 답을 준다고 이해하면 된다.

 

보험사 언더라이터의 주요 업무는

보험 계약 신청이 들어오면 피보험자의 청약서를 통해 직업과 취급업무를 파악하고 보험사에서 정한 직종코드가 적절히 적용됐는지 확인한다. 직종코드란 피보험자의 직종에 따라서 사람에게 부여되는 계급으로, 직종코드에 따라 가입 가능한 보험의 한도가 결정된다. 또 청약서에 고지한 내용과 보험금 지급 이력을 확인해 필요한 경우 소견서나 검진을 받아오도록 한다.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최종적으로 계약을 인수할지, 거절할지, 또는 조건부로 수용할지 판단한다.

보험 계약 신청을 받을지 거절할지 기준이 되는 제도도 만들고 있다. (보험)신상품이 나오거나 의학적, 제도적 기준 변경 이슈가 있으면 회의를 통해 기준을 만들기도 한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영업 현장에 교육도 직접 나갔고 신입 언더라이터 ◆OJT(on-the-job training)도 진행했다.
 

간호사에서 언더라이터로 이직한 계기는

3교대 근무가 체력적으로 버거웠다. 비록 이직을 했지만 간호사 직군에서의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언더라이터는 보험회사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요하는 직군 중 하나다. 언더라이터가 평가하는 피험자의 위험 요소 중 주된 요소가 신체적 위험인데, 소견서나 병원 차트를 심사하는 경우 의학 전문지식이 도움이 된다. 내과 중환자실에 근무하며 체득한 경험들이 실제로 많이 도움 됐다.
 

한화생명의 복지와 워라밸은

보험업은 금융권에 속해 기본 연봉이 타 업종에 비해 높다. 워라밸도 예전에 비해 많이 나아져 근무시간이 주 52시간도 넘지 않는다. 한화생명에는 장기근속하는 사람이 많은데, 최근 금융감독원 공시내용에 따르면 평균 근속연수 17.4년으로 주요 생명손해보험회사 중 1위라고 한다.
 

언더라이터가 되기 위해선

회사에서 요구하는 전체적인 방향은 공채마다 다르다. 후배 직원들과의 공통점을 꼽자면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했고 큰 병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등 정략적 스펙을 지녔다는 점이다.

덧붙이자면 국내 생명보험협회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언더라이터 자격증인 CKLU가 있다. 본인은 입사 후 해당 자격증을 취득했는데, 이미 취득한 상태로 입사하는 신입들도 있다. 자격증이 필수는 아니나 자격증을 통해 직무와 관련된 기초적인 지식 정도는 미리 쌓을 수 있다. 본 업계와 관련 없는 전공자들도 있지만 병원 근무 이력이 있으면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추가로 생명보험사는 공채로 신입을 뽑는 경우가 많은데 연령 제한이 있다는 점과 대외활동 경험은 딱히 큰 가산점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참고했으면 한다.

 

이 분야 일을 하는데 필요한 역량은

주어진 정보로 빠른 판단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언더라이터는 어느 보험회사나 근무량이 많다. 다루는 계약이 한 달에 수백 건, 많게는 천 건에 달한다. 정해진 시간 내 빠른 판단으로 적합한 결과를 도출하면서 결과에 대해 피보험자를 납득시키는 일도 해야 한다. 의학 지식을 지니고 있으면 좋은데, 꼭 병원의 임상 현장에 투입되지 않아도 괜찮으니 본인 혼자서라도 공부한다면 훌륭한 언더라이터가 될 수 있다. 한 사례를 다각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 분야에 흥미를 갖고 일할 수 있을 것 같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본인이 취직했던 2014년보다 현재 취업상황이 훨씬 더 어렵다고 들었다. 게다가 직무별로 준비할 것도 많아 마음이 굉장히 무거울 것 같다. 정량적 스펙도 중요하지만 실제 업무 시에는 의사소통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회사 내에서는 다양한 성격과 연령의 사람과 어울리고 다른 직무의 사람들과 의사소통도 해야 하기 때문에 의사소통 능력 증진에도 힘썼으면 한다.

 

◆언더라이팅: 생명보험 계약 시 계약자가 작성한 청약서상의 고지의무 내용이나 건강진단 결과 등을 토대로 보험계약의 인수 여부를 판단하는 최종 심사 과정

◆OJT: 직무수행과 병행하는 교육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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