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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30일 오전9시 경 신촌검도관에서 검도를 연습하는 김수연(컴공·20)씨(왼쪽)와 윤효정(컴공·20)씨 김나은 사진기자
2021년 9월30일 오전9시 경 신촌검도관에서 검도를 연습하는 김수연(컴공·20)씨(왼쪽)와 윤효정(컴공·20)씨 김나은 사진기자

1992년 설립된 중앙검도동아리 이화검도부는 본교 유일의 검도 동아리다. 검도를 향한 열정으로 모인 이들은 본교 출신 사범과 함께 꾸준히 검도 연습에 힘쓰고 있다. 현재 50명이 소속돼 있으며, 휴검 부원을 제외한 19명이 2021년 2학기에 활동했다. 원래 1, 2학기 모두 모집했으나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1년에 한 번 겨울에만 모집하고 있다. 최소 활동 기간은 없지만 4학기 이상 활동 시 이검회에 소속돼 선배들과 교류할 수 있다. 학부생이라면 학번, 학과, 나이에 상관없이 지원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ewha_kumdoboo

 

'이화검도부'에 물었다.

 

이화검도부 부원 진희수(생명·20)씨, 박채현(초교·20)씨, 김재연(호크마·21)씨, 김소연(문정·20)씨(왼쪽부터)가 호구를 착용하고 죽도를 쥐고 있다. 김영원 사진기자
이화검도부 부원 진희수(생명·20)씨, 박채현(초교·20)씨, 김재연(호크마·21)씨, 김소연(문정·20)씨(왼쪽부터)가 호구를 착용하고 죽도를 쥐고 있다. 김영원 사진기자

이화검도부의 운동 방법이 궁금해요

코로나 이전에는 주 3회 이상 진행했지만, 코로나 이후에는 주 2회, 회당 1시간30분씩 참여하는 것으로 변경했습니다. 임원진 주도로 학교나 신촌 쪽에서 오전9시에 하는 오전 운동과, 이화검도부 출신 사범님께 지도받으며 서초에서 오후7시에 하는 저녁 운동이 있습니다. 저녁에만 사범님께 배울 수 있어서 저녁 운동은 반드시 주에 한 번 이상 참여해야 합니다. 시험 기간에는 ◆휴검합니다.

검도 사회는 검도를 시작하는 사람들, 특히 대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을 두 팔 벌려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저녁 운동에는 이화검도부 부원뿐만 아니라 타대 학생, 직장인 등 외부 사람들과 함께 운동하는데, 신입 부원들이 처음 갔을 때도 굉장히 환영해주셨습니다.

◆휴검: 검도를 잠시 쉬는 것

 

이화검도부는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이화검도부는 코로나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고 있다. 이주연 사진기자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달라졌나요

코로나 이전에는 체육관과 학생문화관 연습실에서 운동했고 사범님이 오셔서 아침 운동과 저녁 운동을 지도해주셨는데, 지금은 외부시설에서 운동하고 있습니다. 또 마스크를 쓰고 운동하다 보니 땀이 많이 나고 숨이 안 쉬어져서 힘들 때도 있습니다.

운동 외에도 ◆호구식과 연무식, 교류전, 여름 합숙이 있었습니다. 호구식은 신입 부원들에게 호구를 씌워주는 기념식이고, 연무식은 기본기, 대련, 검법 등 1년간 배운 내용을 사람들 앞에서 보여주는 공연입니다. 타대와 일정을 맞춰 교류전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여름 합숙 훈련을 가면 2박 3일 동안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운동을 하고, 마지막 날에는 계곡에서 고기도 구워 먹습니다.

이 행사들 모두 코로나 이후에는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이 큽니다. 

 

◆호구(護具): 검도를 할 때 착용하는 보호구

 

김씨가 호구 운동을 준비하며 호구를 쓰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김씨가 호구 운동을 준비하며 호구를 쓰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검도 하면 제일 먼저 죽도와 호구가 떠오르는데, 장비는 어떻게 마련하셨나요

처음에는 선배님들이 남겨주신 장비를 대여해 쓰고, 개인 구매를 원하는 부원에 한해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호구를 쓰기까지의 단계가 있습니다. 처음 한두 달까지는 도복만 입고 죽도 운동을 합니다. 머리치기, 허리치기, 손목치기, 발구름까지 연습을 하면 타이어를 치는 연습을 합니다. ◆연격까지 배운 다음에 호구를 쓰기 시작합니다. 이때 공동구매를 해서 개인이 소장하는 겁니다. 동아리 활동이 끝나면 가져가기도 하고 기부하기도 합니다.
호구를 착용하면 생각보다 되게 힘듭니다. 시야가 가려지는 데다 일어서면 무거워서 어질어질합니다. 팔도 잘 안 올라가요. 대신 상대의 칼을 호구로 받아낼 때 기분이 좋습니다. 

 

◆연격: 1차 공격이 실패했을 때 다시 공격해서 득점하는 검도의 공격 기술

 

김씨(왼쪽)과 윤씨가 서로의 칼을 호구로 받아내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김씨(왼쪽)과 윤씨가 서로의 칼을 호구로 받아내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검도 하다가 맞으면 아픈가요

맞아도 보호대를 차고 있어서 별로 아프지 않습니다. 기분이 나쁘지도 않고 오히려 더 세게 힘껏 때리라고 합니다. 예전에 초등학생들이 많은 검도관에서 연습한 적이 있는데, 관장님이 어떤 남매를 대련시키면서 오빠가 집에서 괴롭혔던 거 생각하면서 때리라고 하시더라고요. 하지만 저희 부원들은 워낙 사이가 좋아서 악감정 없이 합니다.

 

부원들은 연습을 마친 뒤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이주연 사진기자
부원들은 연습을 마친 뒤 몸과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이주연 사진기자

다른 운동과 다른 검도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검도는 정신력의 싸움입니다. 대련 중에 조금이라도 집중이 흐트러지면 자세가 틀어지거나 다치고 타격도 정중앙에 하기 어렵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항상 정신을 가다듬고 진지하게 임하고 있습니다.

또, 검도는 예의를 중시하는 운동입니다. 상대의 칼을 넘어 다니면 안 되고, 운동이 끝나면 항상 감사 인사로 마무리합니다. 다른 운동을 할 때는 상대방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처럼 느껴졌는데, 검도를 할 때는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리고 검도를 하며 힘껏 지르는 기합과 타격으로 스트레스를 푸는데 이것도 검도만의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거울을 보며 자세를 바로잡는 이화검도부의 모습 이주연 사진기자
거울을 보며 자세를 바로잡는 이화검도부의 모습 이주연 사진기자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비가 와서 야외운동이 취소된 적이 있습니다. 운동은 못 하고 동방에서 저녁이나 먹자 하고 만났는데 다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집에 못 가고 그대로 동방에서 밤을 새웠어요. 할 일을 열심히 하고 새벽 다섯 시에 집에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연무식 준비도 기억에 남습니다. 밤새도록 무대를 구성하고 연습하는 것이 힘들었지만 그 안에서 동아리 부원들끼리 끈끈함을 느낄 수 있었고 준비한 무대를 잘 마친 후 선배님들과 함께 한 회식도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평소 운동을 좋아하던 박채현씨는 대학에서 새로운 운동을 배워보고자 이화검도부에 입부했다. 김나은 사진기자
평소 운동을 좋아하던 박채현씨는 대학에서 새로운 운동을 배워보고자 이화검도부에 입부했다. 김나은 사진기자

2년 전 대동제에서 추로스와 칵테일을 판매했는데, 내년 대동제 계획이 있을까요

추로스가 죽도랑 비슷하게 생겨서 대동제 때 추로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아마 내년 대동제에도 그 전통을 이어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로스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전달받은 건 없는데 최근에 청소하다가 대동제 물품을 찾았습니다. 그래서 내년에는 꺼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씨가 신입부원인 조민주(컴공·21)씨(왼쪽)에게 죽도 쥐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김나은 사진기자
박씨가 신입부원인 조민주(컴공·21)씨(왼쪽)에게 죽도 쥐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김나은 사진기자

우리 동아리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부분을 자랑해주세요

검도 하나만으로 끈끈하게 모이고 이야기 나눌 수 있다는 점, 이화검도부 사람이면 어디서든 환영받는다는 점이 좋아요. 센터에 가면 사범님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운동하시는 이화검도부 선배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래서 저희가 가면 정말 반갑게 맞아주시고 신입 부원들 지도할 때도 선배님들이 많이 도와주십니다. 

 

2021년 9월30일 신촌검도관에서 진행된 오전 운동에 참가한 이주예(정외·21)씨, 윤씨, 김씨, 조씨, 박씨(왼쪽부터). 김나은 사진기자
2021년 9월30일 신촌검도관에서 진행된 오전 운동에 참가한 이주예(정외·21)씨, 윤씨, 김씨, 조씨, 박씨(왼쪽부터). 김나은 사진기자

검도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검도는 바른 자세와 방향을 중시하는 운동입니다. 전 검도를 시작하고 나서 제 몸이 얼마나 비틀어져 있고, 또 얼마나 방향성이 없는지를 깨달았어요. 검도가 처음에 자세 잡을 때 상당히 힘들어서 진입 장벽이 있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정말 매력 있는 운동입니다. 그래서 검도부에 꼭 들어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화검도부는 언제나 열린 문입니다. 바른 자세와 집중력을 키울 수 있는 이화검도부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윤씨가 연습에 앞서 호면끈을 당겨 보호구를 단단히 착용하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윤씨가 연습에 앞서 호면끈을 당겨 보호구를 단단히 착용하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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