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이번 학기부터 새로운 디지털 코너가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여러분의 동아리를 찾아가는 동아리 방문 박사, 줄여서 [동방 박사]입니다. 학보를 통해 여러분의 아늑한 동방과 동아리를 홍보해보세요. 학보 공식 인스타그램과 교내 커뮤니티 홍보글을 통해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신청 바랍니다.

 

1월7일 포토트레이스 부원들은 카메라를 들고 선유도로 출사를 나갔다. 사진은 출사에 나선 조현진(경영·20)씨, 송하연(독문·19)씨, 송해린(심리·21)씨, 길서연(전자전기·18)씨, 이다현(디자인·19)씨(왼쪽부터). 김나은 사진기자

중앙사진동아리 포토트레이스는 '사진으로 우리의 발자취를 남긴다'는 뜻을 담고 2002년 창설됐다. 현재는 40명의 부원이 소속해 활동하고 있다. 필름과 디지털을 가리지 않고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모와 출사, 사진전으로 만난다. 1학기에는 한 기수만 참여하는 신인전이, 2학기에는 모든 부원이 참여하는 정기전이 개최된다. 모든 부원은 활동기간인 2년 동안 총 세 번의 전시에 참여하게 된다. 매년 3월에 한 번 신입 부원을 모집한다. 학번, 학과, 나이에 상관없이 지원 가능하지만 수동 모드가 있는 카메라를 보유하고 있거나 구매 예정이어야 한다.

인스타그램 @phototrace_ewha

 

'포토트레이스'에게 물었다.

 

집중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 이씨 김나은 사진기자

포토트레이스는 어떤 활동을 하나요

매주 화요일 저녁 온라인으로 정기 모임(정모)을 갖고, 토요일, 일요일에 출사를 나갑니다. 학기마다 한 번씩 전시도 개최합니다.  출사 때 찍었던 사진을 정모에서 함께 보며 이 사진은 어디서, 왜 찍었는지 등을 얘기하면 부원들이 채팅으로 호응해주는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집니다. 사진 찍은 사람의 의도를 들으면 확실히 사진이 더 재밌고 새롭게 보입니다.

 

단체 출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송씨. 송씨는 “같은 취미를 가지고 다양한 단과대학에서 모이기 때문에 서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포토트레이스의 장점으로 뽑았다. 김지원 사진기자
단체 출사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송씨. 송씨는 “같은 취미를 가지고 다양한 단과대학에서 모이기 때문에 서로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포토트레이스의 장점으로 뽑았다. 김지원 사진기자

출사는 어떻게 하나요

학기 중에는 시험 기간을 제외하고 매주 토, 일마다 두 개 장소로 출사를 나갑니다. 2019년까지는 의무 참석이었지만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자율 참석으로 전환했습니다. 하지만 부원들이 열정적이고 모여서 출사 가는 것에 대한 열망이 있어서 자율인데도 매주 많은 인원이 참석하길 원해서 거리두기 수칙에 맞게 조를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출사를 담당하는 부서가 장소를 정해서 화요일 온라인 정모 시간에 출사지에 대해 안내해주면, 목요일까지 출사 참여 의사를 밝히고 주말에 만납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여름, 겨울방학에 한 번씩 MT와 같은 기능을 하는 1박 2일 장기출사도 있었습니다.

 

송씨와 길씨가 서로를 찍고 있다. 김나은 사진기자

다 같이 나가는 출사의 장점은 뭔가요

출사를 할 때 서로 모델이 돼주는 점이 좋습니다. 혼자 촬영할 때는 하늘이나 바다 같은 풍경만 찍었는데, 함께 출사를 나가다 보니 한옥 등 다양한 출사지에서 인물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제는 인물을 찍는 것에 재미를 느껴서, 출사를 나가면 풍경보다 부원들을 찍은 사진이 더 많습니다.

 

11월15일 전시 설치를 모두 마친 부원들이 전시장에서 기념 사진을 남겼다. 김지원 사진기자

이번 전시를 소개해주세요

이번 정기전의 제목은 ‘물들다: colored’입니다. 누군가와 같이 있다 보면 무의식중에 그 사람의 말투를 닮아가고 행동을 따라 하게 됩니다. 또 눈물을 흘리는 사람을 마주하면 이유 모를 슬픔이 피어오르고 웃음 짓는 사람들을 보면 덩달아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이 각자의 물감으로 서로의 도화지를 물들이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물들게 하는 것, 우리가 물들이는 것을 포함해 아름답게 물드는 모든 것에 대한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부원들이 작품 사진을 벽에 걸고 있다. 김지원 사진기자

전시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전시 주제는 부원들에게 공모받은 후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전시 주제가 정해지면 사진을 출품합니다.

전시 설치와 철수도 직접 하는데, 그 과정이 힘들긴 하지만 많은 부원이 다 같이 모여서 하니 그만큼 재밌는 일도 많습니다. 전시와 관련된 학과가 아니어도 학교에서 내 사진을 전시할 기회가 있다는 것이 포토트레이스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으니까요.

 

작품이 더 잘 보이도록 사다리 위에서 조명의 각도를 조정하는 이희윤(기독·19)씨 김지원 사진기자

올해는 현대백화점 유플렉스에서도 전시를 하셨더라고요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신촌점에서 전시 요청이 와서 올해 6월에 20일 동안 전시를 했습니다. 기존에 신인전에서 선보였던 사진들에 신입 부원들의 사진을 더해 전시를 꾸렸습니다. 정기전과 신인전은 기존의 매뉴얼을 따르면 되는데, 외부 전시는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가야 하다 보니 창의력과 순발력이 더 필요했습니다.

 

전시 사진을 액자에 넣고 있는 이어진(융합콘텐츠·19)씨, 김우정(경제·19)씨, 최다영(전자전기·19)씨(왼쪽부터). 이주연 사진기자
전시 사진을 액자에 넣고 있는 이어진(융합콘텐츠·19)씨, 김우정(경제·19)씨, 최다영(전자전기·19)씨(왼쪽부터). 이주연 사진기자

대동제에도 참여하나요

네, 대동제에서는 부원들의 사진으로 굿즈를 제작해 판매합니다. 2021년에는 대동제 웹페이지를 통해 노트, 엽서 같은 문구류를 판매했습니다. 전시회와 대동제에서 생기는 판매 수익은 동아리 공금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품을 발주하거나, 굿즈를 제작하고, 회식을 하거나 장기 출사 숙박비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액자에 나사를 박고 있는 신서연(섬유·21)씨 김지원 사진기자
액자에 나사를 박고 있는 신서연(섬유·21)씨 김지원 사진기자

이번 학기 제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이번 전시를 위해 액자를 새로 구입했습니다. 낡은 종이 액자를 나무 액자로 교체했는데 배송받고 보니 나사를 직접 박아야 했습니다. 전시 전날에서야 그걸 알게 돼서 난감했지만, 다행히 조예대 부원이 학교에서 드릴을 빌려와 그 드릴로 열심히 나사를 박았습니다. 정해진 반납 시간을 지키느라 급하게 이리저리 뛰어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또 이번 부회장이 천체관측과 천문 사진에 관심이 많아서 자율적인 번개 소모임으로 ‘별별 원정대’를 꾸렸습니다. 별이 보이는 밤에 같이 갈 사람을 구해서 평창에서도 촬영하고, 날이 좋으면 법학관이나 산학협력관에서 찍기도 했습니다.

 

2021년 5월 개최됐던 신인전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사진 ‘Daydream Generation’을 소개하는 포토트레이스 회장 김씨 김지원 사진기자
2021년 5월 개최됐던 신인전에 출품한 자신의 작품사진 ‘Daydream Generation’을 소개하는 포토트레이스 회장 김씨 김지원 사진기자

사진의 매력이 뭔가요

사진을 통해서 남의 시선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일부를 선택해서 사각 프레임 안에 담는 게 사진이고 그 가감의 과정에서 작가의 주관이 들어갑니다. 이번 전시회에도 그런 점이 잘 드러납니다. 같은 주제를 가지고도 ◆뷰파인더라는 창을 통해서 세상을 각자 다른 방식으로 보거든요.

 

◆뷰파인더: 촬영 시 눈으로 들여다보는 사진기의 부분.

 

동아리방 문 앞에서 포토트레이스 대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연우(융합콘텐츠·20)씨, 김우정씨, 김이정(경영·21)씨, 이어진씨(왼쪽부터). 김영원 사진기자
동아리방 문 앞에서 포토트레이스 대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오연우(융합콘텐츠·20)씨, 김우정씨, 김이정(경영·21)씨, 이어진씨(왼쪽부터). 김영원 사진기자

우리 동아리에서 제일 사랑스러운 부분을 자랑해주세요

우리 동아리는 정말 엉뚱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진지할 때는 한없이 진지해진다는 점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시를 준비하는 동안에는 정해진 기한 안에 텅 빈 갤러리를 채워나가야 하다 보니 진지하게 일하는데, 놀 때는 확실히 놀거든요. 

그리고 사람이 많은 만큼 전공들도 다양합니다. 디자인학부 친구가 이번 전시 포스터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11월7일 진행된 선유도 단체출사에서 포토트레이스 부원들이 찍은 사진 제공=포토트레이스
11월7일 진행된 선유도 단체출사에서 포토트레이스 부원들이 찍은 사진 제공=포토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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