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21년 8월1일 본교 보직 발령에서 7명의 단과대학장이 취임했다. 본지는 4주간 이들과의 인터뷰를 싣는다. 1623호에서는 황규호 사범대학장과 양인상 자연과학대장을 만났다. 이들은 모두 2019년 8월 학장에 임명된 후 이번 보직 발령에서 유임됐다.

 

양인상 자연과학대학장

국비유학으로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에서 1988년 박사 학위를 받은 뒤, IBM Watson연구소 연구원을 거쳐서 1990년 9월 본교 물리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1996년 8월부터 1998년 1월까지 물리학과장을 역임했고, 2008년 8월부터 2010년 7월까지는 본교 기초과학연구소장을 맡았다. 2019년 8월부터 자연과학대학장을 맡았고 2021년 8월 유임돼 자연과학대학장직을 이어가고 있다.

양인상 자연대학장이 자연대의 올해 당면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김나은 사진기자
양인상 자연대학장이 자연대의 올해 당면 과제를 설명하고 있다. 김나은 사진기자

올해 자연과학대학(자연대)의 당면 과제 및 중점 사업은 무엇인가

많은 사람들이 ‘기초과학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만 정작 대부분의 정부 정책 방향은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는 응용과학 및 기술에 치중하고 있다. 공과대학과 기술 관련 대학들이 점점 융성하면서 자연대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는 현재다.

따라서 올해의 첫 번째 당면 과제는 ‘우수 학생 유치’다. 호크마교양대학(호크마대)에서 자연대로 진학하는 학생 수가 해마다 줄고 있다. 호크마대 이공계열 학생을 자연대학으로 유치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자연대 뉴스를 발간해서 자연대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알리고자 한다. 자연대 학생들은 머리가 매우 좋다거나, 취업에서의 이점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기 위한 목적이다. 또, 자연대 구성원에게 자연대에 대한 자긍심과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 본다.

두 번째는 ‘연구 역량 강화’다. 본교는 연구 활성화라는 목적 하에 선도연구 분야 10개, 미래형 도전연구 분야 10개를 선정해 육성하는 ‘프런티어 10-10 사업’을 시작했다. 이 사업에 자연대가 활발하게 참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3~4년 후에 4단계 BK21 사업에 재진입할 기회가 주어진다. BK21 사업이란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우수 대학원의 교육∙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인력를 양성하고자 시행되는 정부 사업이다. 이번에는 다소 아쉬운 결과가 나왔는데, 그때 더 많이 선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세 번째는 ‘양질의 교육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에 대응하는 이화형 교육모델’을 키워드로, 양질의 교육을 학생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은 ‘안전한 환경 확보’이다. 등한시되기 쉽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이다. 기본으로 항상 보장돼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종합과학관 주변 주차 관리 문제 등에 집중하려 한다.

 

본교 기초과학연구소가 이공분야 자율운영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자연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관련 계획은 어떻게 되나

이번 지원사업 선정으로, 본교 자연과학계열 연구진들이 앞으로 9년(3+3+3년)간 매년 12억 원 상당의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기초과학연구소 소장이신 김동하교수가 주관하고 있으며, 본교 자연계열에 매우 큰 혜택이다. 본교 자연대가 크게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특히 소외된 학문 분야에 대한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는 학교, 그리고 더 나아가 나라를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이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다학제 자연과학(기초과학) 연구를 확대 및 심화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특정 단일 학과의 주도 하에 사업이 진행됐다면, 이제는 자연과학 전 학제를 아우르고 교원의 독립적인 연구와 공동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추구하려 한다. 이 사업을 9년간 성공적으로 수행한다면 본교 자연과학의 연구 인프라, 역량 및 수준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또 기존 기초과학연구소의 인프라를 대폭 개선해 세계적 수준의 기초과학 연구의 산실을 실현할 것이다.

 

지난 번에 이어 한 번 더 자연과학대학장을 맡게 됐다. 지난 번에 추진하지 못해서 아쉬웠고 이번에 보완하고자 하는 부분은 무엇인가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모든 일을 국내에 한정해서 수행한 한계가 있었다. 상황이 좋아져 각 나라의 잠겼던 문들이 열린다면 해외 여러 나라 대학과 교류를 해나가고 싶다.

자연과학은 국경이 없는 학문이지만, 국가 간 실력의 격차가 큰 학문이기도 하다. 그동안은 과학 선진국과의 교류에만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우리도 발전해가는 나라에 자연과학 측면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처지가 됐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남아 지역과 중국, 일본을 함께 연결하는 이화 자연대 커넥션을 형성해 연결고리를 만드는 데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실험 과목이 많은 자연대 특성상 코로나19 상황으로 학생들에게도 분명 영향이 있을 것 같다.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이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

코로나19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이 바로 실험 과목이다. 2021년 1학기에는 실험 수업을 대면과 비대면 병행으로 진행했다. 대면 실험도 소규모 조별 실험으로 진행했다. 지금은 상황이 더욱 안 좋아졌기에 9월까지는 대부분 동영상으로 실험을 시연하고 실험 수업을 진행한다. 추후 상황이 호전되면 대면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황이 괜찮을 때 실험을 몰아서 진행하는 8주 ‘집중이수제’는 유동적인 코로나19 상황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수업방식이라고 본다. 이번 같은 경우에는 상황이 나아진다면 이 집중이수제를 학기 후반부에 진행할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본교는 2021 라이덴랭킹 자연과학/공학 순위 국내 2위를 차지했으며 몇 년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사회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연대 졸업생들도 많은데, ‘이화여대 자연대’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첫째로는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교수진이다. 그리고 우리 학생들이 정말 우수하고 성실한데다 잠재력도 있는데, 이러한 학생들을 본교 교수진이 크게 키우고 있다. 프랑스 CNRS를 비롯한 세계적 수준의 연구기관과 국제공동연구에 학부 학생들이 참여할 기회도 주어진다. 몸으로 느끼며 경험하는 것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외부연구단으로 양자나노과학연구단(QNS)이 2017년 출범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첨단 연구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또, 본교는 학생들이 기죽지 않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한다.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취업지도라고 생각한다. 실제 본교 자연대는 각 학과별로 매우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며, 졸업생들은 전문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순수학문을 주로 다룬다는 자연대 특성상 학생들의 취업에 대한 고민도 꽤 많은 것으로 안다.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자연대 차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이나 구상 중인 계획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통계학과의 빅데이터 동아리를 비롯한 학생 동아리에 다양한 지원을 한다. 통계학과 보험계리사 준비 특별반을 통해 교재, 인터넷 강의 등을 자연대 차원에서 지원해주고 있다. 변리사 준비반 같은 경우도 공과대학과 함께 협력해 지도하는 중이다.

또한 전공별로 매년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선배들을 초청해 학생들이 멘토링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학과별로 특정 분야의 졸업생 선배에게 이야기와 조언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학생들이 선배와 꾸준히 연락하며 소통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이러한 시간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코로나 상황이 완화되면 선배 초청 멘토링을 확대하고자 한다.

 

이외에 새롭게 구상 중이거나 추진할 사업이 있나

자연대가 지향하는 바는 ‘자연과학의 발전을 담당할 여성과학자를 육성하는 것’이다. 이것을 목적으로 했을 때, 자연대가 구상하는 정책은 다음과 같다. 먼저,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려 한다. 여기서 우수한 학생이라는 것은 의욕이 있고 성실한 학생을 의미한다. 이러한 학생이 자연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힘쓸 것이다. 또, 우수한 학생과 함께 유능한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수행하는 연구가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국책과제 및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것을 시설, 행정 면에서 지원하는 것이 그 예가 될 수 있겠다.

 

이화인에게 전하고 싶은 말

좋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자긍심을 갖고 행복해했으면 한다. 특히 자연대 학생은 본교 자연대 학생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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