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하숙촌 일대의 한 빌라에 부착된 공실 광고. 3월16일 개강 이후, 모든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면서 방을 뺀 학생들로 인해 대학가 하숙촌의 사정은 좋지 않다. 하숙촌 곳곳에서 원룸 및 하숙집 공실 광고를 발견할 수 있다.민경민 기자 minquaintmin@ewhain.net
신촌 하숙촌 일대의 한 빌라에 부착된 공실 광고. 3월16일 개강 이후, 모든 수업이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면서 방을 뺀 학생들로 인해 대학가 하숙촌의 사정은 좋지 않다. 하숙촌 곳곳에서 원룸 및 하숙집 공실 광고를 발견할 수 있다.
민경민 기자 minquaintmin@ewhain.net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학교 주변 자취방엔 ‘빈 방’이 넘쳐난다. 이에 대학가 임대업자들의 경제적 고충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여파와 더불어 개강연기·온라인강의 연장은 자취방을 찾는 학생들의 발걸음을 끊기게 했다. 이로 인해 대학가에 위치한 하숙집과 다세대 원룸 운영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유학생 입주 비율이 높은 곳은 유학생들의 잇따른 입국포기로 피해가 더 크다.

서대문구에 위치한 ‘우리하숙’의 입주자 80%는 외국인 유학생이다. 올해 거주예정이었던 중국인 유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중국에 돌아간 사이 국내는 코로나19 심각단계로 격상됐다. 더불어 130개국에서 한국 전역에 입국금지 조치를 내리자 돌아오지 못하는 유학생들은 더욱 증가했다. 이로 인해 유학생들의 방이 공실이 된 상황이다. 간간이 한국학생들에게 문의전화가 오지만 외국인 유학생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에 입주를 꺼리는 경우가 다반수다.

‘우리하숙’ 운영자 차명옥(여·50·서울 서대문구)씨는 “작년 이맘때 같았으면 가득 찼을 방인데 지금은 방 10개 중 5개가 비어 있다”며 “(우리하숙은) 다른 사람의 건물을 빌려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입주자가 적어 월세와 공과금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100세대 이상의 원룸시장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고시원과 원룸형레지던스를 함께 운영중인 ‘연세오피스텔’의 경우 6개월에서 1년전부터 외국인유학생들의 거주신청을 받아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이후 외국인 유학생 다수가 계약을 해지하면서 현재는 전체 세대의 20%가 공실이다.작년 이맘때면 공실은 커녕 대기 순번을 받던 곳이었다.

대거 발생한 공실에  ‘가격 할인’이라는 파격행사도 진행했다. 그럼에도 방을 보러오는 학생이 없어 경제적 피해는 지속되는 상황이다. 연세오피스텔 관계자는 “오피스텔의 자체적인 운영 문제는 아닌 것 같다”며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의 임대업자들은 거주지를 찾고있을 학생들의 불안감을 덜고 이미 거주중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하숙’ 주인 차씨는 하숙집 내 다수의 손길이 닿는 손잡이를 자주 닦고 탁자 위에 공용 손소독제를 비치했다. 뿐만 아니라, 공용거실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끼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문자를 통해 거주학생들의 안부를 꾸준히 확인하고 있다. 하숙집의 특성상, 평소에는 차씨가 직접 해놓은 식사를 학생들이 가져다 먹는 식으로 운영했지만 요즘은 식재료만 준비해 학생들이 직접 차려먹는 방식으로 대체하고 있다.

'연세오피스텔’의 경우 세스코 멤버스가입업체로서 매윌 정기점검을 실시하고있다. 손소독제 및 천연살균소독제도 비치하여 거주자들의 개인위생관리를 돕고 있다. 연세오피스텔 측 관계자는 "연세오피스텔 임직원 모두는 임차인들이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게 건강관리 할 수 있도록 매일을 건물 내외부 방역 및 소독 청결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코로나19로 피해입은 소상공인들을 돕기 위한 ‘착한 임대인 운동’은 활발해졌으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대학가의 임대업자들을 위한 정책은 부족한 상황이다.

2월25일 정부는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들을 관리할 예비비42억원 지출안을 의결했다. 해당 예비비는 거주지를 정하지 못한 유학생을 위한 임시 주거시설 비용도 포함한다. 대학가 공실 현황을 반영한 거주지 제공은 공실로 골머리 앓는 임대업자들의 경영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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