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자 자취생들은 울상이다. 실제 자취방에 거주하지 않아도 월세를 내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기존 개강이 3월임을 고려해 미리 방을 계약했지만 강의실 수업이 4월로 미뤄지면서 3월 동안 학교 근처에서 거주할 이유가 사라졌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6일 기준 서울 확진자는 360명으로 전국 시·도 4위를 기록해, 안전상 서울 입주도 꺼려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사유로 이번 학기 자취 예정이던 재학생은 본가에 머물며 입주를 못하거나 미루고 있다.

입주를 하지 않아도 이미 계약한 방에 대한 월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경제적인 타격이 큰 상황이다. 전지원(영문·16)씨는 2월22일에 자취방에 입주했지만 2월26일 다시 본가로 갔다. 서대문구를 방문했던 확진자가 동선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는 재난경보문자를 받았기 때문이다. 전씨는 “서대문구 바로 옆 종로구는 서울시 구역 중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온 구역이라 더 불안했다”고 덧붙였다.

기저질환자인 전씨는 안전을 위해 3월18일까지 본가에 머물다, 20일까지인 관리비를 내기 위해 잠시 자취방에 들렀다. 개인적인 용무를 마치면 다시 본가로 돌아가 온라인 강의를 들을 예정이다.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기에 굳이 학교 앞 자취방에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3월 말까지의 비용을 계산했을 때, 전씨는 월세와 관리비 등을 포함해 두 달 동안 약 250만원의 손해를 입는다. 고정으로 나가는 월세와 한 달 관리비가 110만원을 웃돌기 때문이다. 그는 “만약 학기 전체가 온라인 강의로 전환된다면 사실상 자취방에 있을 이유가 없다”며 “한 학기 월세와 관리비 전체를 손해 본 것이 된다”고 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면서 자취방 대신 본가에 머무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입주를 하지 않아도 이미 계약한 방의 월세를 지불해야 하기에 학생들의 경제적 타격이 크다. 사진은 신촌 기차역 앞 하숙촌에서 가방을 끌고 가는 학생의 모습.이다현 기자 9421d@ewhain.net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의가 시행되면서 자취방 대신 본가에 머무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입주를 하지 않아도 이미 계약한 방의 월세를 지불해야 하기에 학생들의 경제적 타격이 크다. 사진은 신촌 기차역 앞 하숙촌에서 가방을 끌고 가는 학생의 모습.
이다현 기자 9421d@ewhain.net

김수연(약학·17)씨의 상황도 비슷하다. 김씨는 2월21일 입주 예정이었으나 돈이 아까워 일주일 뒤에 입주를 했다. 김씨는 “오로지 학교 다니려고 구한 방”이라며 “현재 학교에 다니지 않으니 지출하지 않아도 될 공과금과 월세를 계속 내야 한다”고 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한 달 동안 약 75만원의 손해를 봤지만 온라인 강의가 연장된다면 피해액이 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본교 정문 앞 부동산을 운영하는 ㄱ씨는 “학교도 3월 수업을 안 하다 보니, 아직 입주를 안 한 사람이 매우 많다”는 상황을 전했다. 재학생은 경제적 피해를 줄이기 위해 따로 대책을 마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학사일정이 유동적으로 변경되고 있기에 정확한 강의실 수업 날짜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섣불리 아르바이트를 구하기도, 방을 빌려주기도 애매한 입장에 놓여있다.

교내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는 코로나19로 입주를 미룬 다수의 재학생이 3월 한 달 동안 본인의 자취방을 빌려주겠다는 글이 연달아 게시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김씨는 “코로나는 위생관리에 따라 감염 여부 차이가 큰 질병이기 때문에 모르는 사람에게 방을 빌려주지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2019년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발표한 ‘2019 서울 원룸 월세 추이’에 따르면, 3월 기준 서대문구의 월세는 평균 49만원으로 25개 구 중 7위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순위를 보였다. 그러나 입주하지 못한 자취생들을 대상으로 월세를 지원하는 등 정부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그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재학생이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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