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란 무엇인가’ 김효근 교수 인터뷰

▲ ‘행복이란 무엇인가’ 두 번째 수업이었던 2014년 1학기 종강 사진 제공=김효근 교수

  본교에도 ‘긍정심리학’을 토대로 한 행복 강의가 있다. 바로 경영대학 김효근 교수의 교양수업 ‘행복이란 무엇인가’다.

  김 교수가 본교에 처음 이 강의를 개설한 2013년까지만 해도 국내 대학에서 이런 강의를 하는 곳이 흔치 않았다. 경영학 교수가 행복에 대한 강의를 한다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하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이 강의를 시작하게 된 데에는 경영학의 영향이 컸다.

  “경영학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인 ‘행복 경영’을 연구하다 보니 인간이 왜 경영을 하고, 돈을 버냐는 질문에 대해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대답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행복에 관심을 갖게 됐고, 우리 이화인들에게도 행복해질 수 있는 비밀을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올해로 본교에 부임한 지 27년째인 김 교수는 오랜 시간 많은 학생들을 봐왔지만 최근 들어 힘들어하는 학생이 더 많아짐을 느꼈다. 개인면담이나 수업시간 반응을 통해서도 학생들의 정신건강 상태가 적신호라는 것을 체감했다. 그는 두 번의 개설 시도 끝에 ‘행복이란 무엇인가’ 강의를 열었다.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어떻게 가르친다는 것일까. 김 교수는 행복을 과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이나 뉴욕대의 ?행복의 과학(Science of Happiness)?과 같이 행복에 대한 과학적 지식을 가르쳐주는 과목을 통해 학생들 스스로 행복해지는 방법을 터득하게 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앞서 언급한 미국 대학의 행복학 강의와 차별화를 위해 수강생들의 ‘자기 훈련’을 강화했다. 미국 대학의 행복학 강의가 행복에 대한 과학 지식을 주제별로 전달하는 방식이라면, 그의 강의는 자기 훈련을 통해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도록 돕는다.

  수업에서 일명 ‘12가지 레시피’라고 부르는 열두 가지의 행복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이를 따르는 훈련이 대표적이다. 이 레시피는 ‘관점 바꾸기’, ‘독소 음식 피하기’, ‘자기 정체성과 목표 발견하기’, ‘진심으로 용서하기’ 등으로 이뤄져 있다.

  레시피를 충실히 따르면 눈에 보이는 변화가 나타난다. 김 교수는 학생들의 변화 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첫 시간과 마지막 시간에 같은 진단지로 행복도를 측정한다. 2014년 1학기 수업에서는 약 100명 학생들의 행복도가 증가했고 특히 몇몇 학생들은 행복도가 100점 만점에 50점 이상 증가하는 등 큰 변화폭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 교수는 행복에 대한 개인적 인식의 변화를 적는 마지막 과제인 ‘셀프 리포트’에 대해 “읽으면서 크리넥스 휴지 한 통을 다 쓸 정도”라고 말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밝은 학생도 속은 여러 문제로 곪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그는 다섯 번에 걸친 자살시도 경험과 수면제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인 학생이 수업을 듣고 난 뒤 약을 끊게 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는 뛸 듯이 기쁘기도 했다.

  “매 학기 수업을 마치고 나면 감사하다는 메일을 주는 학생들이 있어요. 그럴 때마다 ‘정말 이 수업하길 잘했다’고 생각하죠. 이 수업이 단 한 명이라도 행복한 삶을 사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여러분은 모두 그럴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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