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탈 벤 샤하르 박사 강연

▲ 탈 벤 샤하르(Tal Ben-Shahar)박사가 동문들과의 오찬에서 강연 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전혜진 기자 diana7737@ewhain.net

  “Focusing on what works!(잘 돼가는 것에 주목하라!)”

  하버드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강의.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꼽히며 학기 당 전체 재학생의 20%인 약 1400명이 수강할 정도로 인기 과목인 ‘긍정심리학(Positive Psychology)’를 가르쳤던 탈 벤-샤하르(Tal Ben-Shahar) 전 하버드대 교수는 지난 2월10일 열린 오찬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대학은 학생의 행복과 정신건강을 위해 학교 차원의 상담 체계를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수업을 통해서도 행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긍정심리학’으로 행복학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해피어(Happier)’의 저자인 탈 벤 샤하르 박사를 뉴욕에서 만났다.   

  “긍정심리학은 문제를 무시하자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잘 돼가고 있는 일을 무시하지 말자는 게 핵심이죠. 즉 부분만 보지 말고 전체를 보자는 겁니다.”

  탈 박사는 잘 진행되고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 모두를 보는 것이 긍정심리학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왜 실패할까?’가 아닌 ‘불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성공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라고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질문에 따라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회복력(resilience)’이라고 그는 말했다. “모두에게 삶은 힘들다. 이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정적인 감정이나 어려움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불가능하다”며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사이코패스이거나, 이미 죽은 사람뿐”이라고 덧붙여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회복력’을 통해 그 감정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복력은 의식의 면역체계로, 면역이 있다고 해서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덜 자주 아프고, 더 신속히 회복가능하다는 것이다. 탈 박사는 이러한 회복력을 위해 미래 목표 설정, 타인을 돕고 나누기, 그리고 신체 활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강연 후 질의 시간에 “당신의 수업을 통해 하버드 학생들의 행복도에 변화가 있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탈 박사는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전반적인 행복도가 상승했다”고 답했다. 그는 “수업 전 수강생들을 조사했을 때 행복한 학생, 불행한 학생, 전반적으로 괜찮다고 답한 학생 등 다양한 경우가 있었지만, 한 학기 수업을 마치고 나서 그들은 이전보다 더 행복해졌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강의를 하버드대에서 처음 시작했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든, 미국의 다른 대학에서든 이 강의는 가장 인기 있는 강의가 됐으리라 생각한다”며 “행복에 대한 ‘과학적 증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연 말미, 긍정심리학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그는 “내 소망은 지금으로부터 20년이 지난 뒤 더 이상의 ‘긍정심리학’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며 “긍정심리학의 인기가 잠깐 반짝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심리학이 정신 병리와 우울증에 대해 가르치는 것처럼 긍정심리학도 심리학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자리 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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