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US에서 열리는 문화교류 행사 출처=iCARE 페이스북
▲ 학생들이 KCIG를 홍보하는 모습 출처=KCIG 페이스북


  <편집자주> 국제화의 핵심은 ‘교류’다. 대학은 다양한 국가에 학생, 교원을 파견하거나 다양한 국가로부터 학생, 교원을 유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제화 면모를 드러낸다. 하지만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에서는 큰 차원의 교류뿐만 아니라 대학 내 다양한 국가 학생들이 서로의 문화에 관해 교류하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국제학생과 현지 학생은 함께 어우러져 국제화된 학생 사회를 구성했다. 이화미디어센터 해외취재팀은 2월11일~2월14일 NUS를 방문해 국제화에 따른 대학의 모습을 취재했다. NUS에서 취재팀은 국제학생과 현지학생이 어우러진 대학은 어떤 모습인지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주 본지는 교류를 주제로 학생들이 NUS 안에서 소통하는 모습을 담는다.

 

  싱가포르 국립대학교(National University of Singapore, NUS)에서 국제학생은 단순히 싱가포르 문화를 ‘습득해야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국제학생은 출신 국가의 문화를 직접 알릴 수 있는 일종의 문화 사절단이다. 싱가포르 학생만 문화에 관해 소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국제 학생도 출신 국가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NUS에서는 국제학생이 자국 문화를 현지 학생들에게 소개하고 학생들은 다양한 국가의 문화를 배우고 체험한다.

  이러한 행사는 NUS 곳곳에서 열린다. ‘인터네셔널 랭귀지 익스체인지 프로그램’(International Language Exchange Program)은 국제학생이 직접 현지 학생에게 자국의 언어를 가르치는 행사다. 이 프로그램에 한국어 튜터로 참여한 본교생 최수지(경제·12)씨는 “한국어 수업을 1시간 30분, 문화소개를 30분 진행했다”며 “기본 인사말, 숫자 배우기, 게임 등을 진행했고 우리나라 대학문화를 소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랭귀지 카페’(Language cafe)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국제학생들은 재료를 구입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함께 나눠먹는다. 최씨는 “한인마트에서 재료를 구입해 김밥, 식혜, 호박엿 등을 준비했다”며 “우리나라 음식을 소개하는 것뿐만 아니라 터키, 러시아, 동유럽 등의 음식도 맛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NUS 기숙사에서도 이처럼 문화 교류 행사가 열린다. 2월12일 오후7시30분, 기숙사 내 작은 홀은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로 북적였다. 인도, 중국 등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국가 출신인 학생들은 이날 기숙사 홀에 모여 중국식 장미만들기, 터번 체험, 헤나 체험, 한자 써보기 등 각 나라의 문화를 함께 체험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한땀한땀 장미를 만들고 한자에 대한 설명을 주의깊게 듣는 등 서로의 문화를 알아가는 것에 집중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해 인도 헤나 체험을 한 리우 슌슌(Liu Shunshun)씨는 “평소 문화 교류행사에 자주 참여한다”며 “여러 국가의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문화교류 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NUS 학교 측은 학생들이 소통을 통해 자연스레 서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학생처 림 푸웨이 추(Lim Phuay Choo) 시니어매니저는 “국제학생들은 직접 자신의 문화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문화교류 행사는 학생들에게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울 수 있는 장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어떠한 학생이라도 다른 문화를 소개하고 싶다면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행사뿐만 아니라 NUS에는 다양한 문화를 주제로 소통하는 모인 동아리가 운영 중이다. 세계 각국 문화에 관해 연구하고 즐기는 동아리, 학회들은 각 그룹마다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동 중이다. 실제로 한국 문화를 즐기는 ‘코리안 컬쳐 인터레스트 그룹’(KCIG)은 ▲한국인 국재학생과 현지학생을 연결하는 버디프로그램 ▲매주 한국문화와 관련한 활동을 하는 위클리 섹션 ▲K-POP 댄스팀으로 나뉘어 운영 중이다. KCIG 재슬린(Jaslyn Ng Xin Hui) 회장은 “위클리 세션에서는 직접 김밥을 만들어 먹거나 한국인 학생으로부터 한국어를 배우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KCIG의 버디프로그램에 참여중인 본교생 이수진(정외·12)씨는 “현지 학생과 직접 교류할 수 있어 학교생활에서의 어려움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 문화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기에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흥미롭다”고 말했다.

  ‘사우스 아시아 스터디 스튜던트 소사이어티’(South Asian Studies Students Society)(SASSS)는 남아시아에 해당하는 국가의 문화를 함께 연구하기도 한다. SASSS에서 활동 중인 소피(Sophy Tio Hui)씨는 “인도 문화에 과거부터 관심이 있어 SASSS에 가입을 하게 됐다”며 “비슷한 관심을 갖고있는 학생들과 인도문화에 관해 논의하면서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가 더욱 깊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화교류는 자연스럽게 학생 간 소통으로 이어진다. 문화교류 행사와 문화 동아리가 학생 간 소통의 장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KCIG에서 활동 중인 이씨는 “학생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문화교류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분을 쌓게 된다”며 “특히 KCIG의 경우 한국 문화를 아는 친구들이기에 언어의 장벽 없이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와 문화간 교류는 학생들로 하여금 보다 개방적인 태도를 갖출 수 있게 한다. 본지가 만난 NUS 파견 본교생들은 공통적으로 ‘편견없는 개방적인 태도’를 배웠다고 말한다. 최씨는 “본래 편견 없이 사람을 대하고 나 자신도 편견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을 해왔지만 실제로 ‘어떠한 국가 사람은 이럴 것이다’라는 이미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NUS에서 여러 국가 학생들을 만나고 생활하면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기숙사 문화교류 행사를 기획 및 진행한 RC 어시스턴트 폴린(Luk Pauline)씨는 “기숙사와 대학에서는 다양한 국제학생들이 함께 어울리고 소통하는 행사를 진행한다”며 “이러한 행사는 학생들로 하여금 문화적 차이가 무엇인지 알게 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그 차이를 이해하는 과정은 시간이 걸리지만 매우 흥미로운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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