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2023) 개봉으로 농구 열풍이 일고 있다. 농구를 향한 뜨거운 관심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대문구에도 여자농구단이 생겼다. 3월29일 서대문구청에서 여자실업농구단 창단식이 열렸다.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의 초대 감독은 박찬숙 감독이 맡았다. 박 감독은 우리나라 여자농구의 전설적인 인물로, 1979년 세계여자농구선수권대회와 1984년 LA올림픽에서 각각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은 적은 있지만 단일 구단을 지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손경원 코치와 BNK 썸 여자프로농구단 트레이너였던 정지연 트레이너도 합류했다.
박 감독은 “프로선수가 되고 싶은 꿈이 있는데 펼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그런 친구들이 마음껏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열심히 지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농구 전술에 대해서도 “화려한 기술의 재미있는 공격 농구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선수단은 국내 여자프로농구단 출신인 ▲정유진(포워드) ▲홍소리(포워드) ▲강주은(포워드) ▲김해지(센터)와 고교 및 대학 선수 출신인 ▲임현지(가드) ▲조은진(포워드, 센터) ▲김나림(가드) ▲강다현(포워드)의 8명으로 구성됐다. 주장 정유진 선수는 “서대문구의 슬로건인 ‘행복 100% 서대문’답게 행복하고 즐겁게 농구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은 김천시청과 사천시청, 대구시체육회, 서울시 농구협회 농구단에 이어 다섯 번째로 국내 여자실업농구단이 됐다. 서울시 자치구 직장운동경기부 중 유일한 단체 구기 종목 팀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실업팀을 창단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인데 구청장님의 굳은 결심으로 농구단을 창단하게 돼 정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감독님 말씀처럼 프로팀에서도 욕심내는 선수들을 키워내는 농구단이 될 수 있도록 서대문구청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농구단 창단이 학교 운동부와 스포츠 여가 문화 활성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여자농구 국가대표팀 감독이자 태평양화학 여자농구단 초대 감독이었던 신동파 전 감독도 창단식에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태평양화학 여자농구단은 박 감독이 몸담았던 팀이다. 신 전 감독은 “1976년 태평양 여자농구단 생각이 난다”며 “어려운 시기에 여자농구단이 창단된 만큼 대한민국 여자농구는 물론 대한민국 체육을 위해서도 큰 힘이 돼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청 여자농구단은 5월 경북 김천에서 열리는 전국실업농구연맹전을 데뷔전으로 경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실업팀: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운동 단체. 선수들은 직장 소속으로 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