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연재 중이다. 1633호부터는 본지의 온라인 독자패널단 ‘학보 메이트’의 궁금증을 인터뷰 질문에 반영해 독자 참여를 확대한다. 이번 호에서는 제약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QC(Quality Control)의 삶을 다룬다.

제약회사 셀트리온에서 의약품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QC 노현지씨.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제약회사 셀트리온에서 의약품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QC 노현지씨. 이자빈 사진기자

제약 업계는 약을 통해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 약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의약품의 품질을 관리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QC(Quality Control)다. QC는 출시 의약품과 관련된 여러 실험을 진행하며 해당 의약품의 품질을 보증하고 안전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본지는 제약 회사 ‘셀트리온’에서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QC(Quality Control) 노현지(생명·18년졸)씨를 만났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과 맡은 업무는

셀트리온 품질 관리(QC) 부서에서 5년째 근무하며 현재는 의약품의 사용 기한을 설정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약품은 제조·유통 과정을 거쳐 환자가 투약하기까지 냉장 보관한 약이 상온에 노출되는 등 변질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런 상황에 대비하는 모의실험을 하고 연구를 진행해 의약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다. 

 

셀트리온 입사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학부생 시절 전공과목인 <암생물학개론>을 들으며 바이오·제약 분야 취업을 결정했다. 해당 수업에서 제약 산업 분야의 기업을 소개하는 시간을 통해 지금의 셀트리온을 알게 됐다. 환자들의 약품 가격 부담 해소에 기여하는 셀트리온의 바이오 시밀러 사업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단가가 높은 바이오 의약품의 비용 부담을 줄여 환자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치료받는 데 기여하고 싶었다. 

바이오 시밀러 사업은 주로 주사 형태로 투약하는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을 만드는 사업이다.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달라고 하면 이름은 다르나 성분은 동일한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진통제를 주기도 하는 것처럼 의약품에는 오리지널(Original) 의약품과 그것의 복제품인 제네릭(Generic) 의약품이 있다. 이 복제품을 ‘바이오 시밀러’로 부른다. 복제품은 원래의 제품보다 가격이 낮아 환자들의 접근이 용이하다. 현재 셀트리온은 바이오 시밀러 사업을 통해 복제 의약품을 만들어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약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바이오 시밀러 사업에 기여하며 환자들의 생명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취업 준비 과정은

취업은 서류 단계와 면접 단계로 나뉜다. 서류 단계에서는 자소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2년간 약대 편입 시험을 준비하며 생긴 취업 공백으로 인해 취업 준비 경험을 자소서에 녹여내는 게 쉽지 않았다. 이때 학부 과정 중 들었던 실험 과목이나 자연대에서 운영하는 랩 로테이션(Lab Rotation)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것으로 부족한 경험을 메웠다. 실험 기기를 다루며 실제 회사 업무에서 쓰이는 부분을 미리 경험해 봤던 것을 자소서에 어필할 수 있었다.

면접 단계에서는 서류 단계에서 합격한 본교생들과 함께 면접 스터디를 진행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 제약 회사에 특화된 면접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해당 회사에 면접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이 남겨둔 면접 질문을 정리하여 대비하고 제약 업계 관련 기사나 기업 공시, 산업 관련 책을 참조하기도 했다. 질문에 대비한 후에는 면접 스터디에서 모의 면접을 했다. 돌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실제 면접장의 분위기에 익숙해지도록 연습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취업을 준비하며 겪었던 어려운 점과 극복 과정은

학부생으로 취업을 준비하며 기업 현장에서 쓰이는 용어가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직무를 결정하거나 면접을 준비할 때 모호한 업무 용어가 취업 준비를 한층 어렵게 만들었다. 이때 실제 직무 현장에 있는 선배의 강연을 듣거나 학교에서 운영하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 ‘톡톡선배’를 활용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현장에서 직접 일하는 선배의 조언을 통해 현장감 있는 직무 경험을 듣거나 전문 용어 등을 배웠던 것이 희망하는 직무를 명확하게 결정하고 면접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다.

 

셀트리온 QC가 품질 유지 업무를 통해 고객에게 기여하는 점은

QC는 제품 개발 이후부터 제품이 유통되는 단계까지 매 단계에서 제품의 품질이 유지되는지를 검증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다. 그러기 위해 효능 시험이나 불순물 제거 확인 실험 등 제품의 품질을 검증하는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이를 문서화해 제품의 투여 가능 여부를 결정한다. 환자에게 약품을 투여하기 위해 약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여 약을 투여받는 환자들의 안전을 보장함으로써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셀트리온에서 품질 유지를 위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및 문서 관리는

제약 업계에서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GMP에 대한 엄격한 교육을 수행한다. GMP는 의약품의 제조나 품질 관리에 관한 규정이다. 특히 데이터의 정확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이를 중점으로 한 교육이 수행된다. 제약 업계에서 GMP는 의약품의 안전성이나 유효성 면을 보장하는 기본 조건이기 때문에 의약품 제조에 관여하는 모든 과정에 GMP를 지키기 위한 엄격한 절차가 부여된다. 예를 들어 제품의 품질을 증빙할 모든 데이터는 실시간으로 기록 후 서명을 남겨야 한다.

 

바이오·제약 분야의 취업을 꿈꾸는 이화인에게

유료 자격증이나 직무 교육을 취업 준비 시기에 돈과 시간을 들여 준비하는 것보다는 어학 능력을 쌓고 랩 로테이션 혹은 실험 수업과 같은 교내 프로그램에 충실하게 참여하는 게 취업 준비와 입사 이후 실무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취업 준비에만 매몰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업하는 것 자체를 삶의 목표로 두면 취업 이후 삶의 목표가 사라지며 공허함과 허무함이 남는다. 다양한 전공 수업을 듣거나 학교 활동에 참여하며 입사한 이후에는 할 수 없을 소중한 경험을 쌓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도 특정 분야의 취업이 삶의 목표라면 취업 이전 톡톡선배와 같은 현장 종사자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으며 신중하게 취업을 결정하는 것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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