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1625호부터 연재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 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사업을 담당하는 직원의 삶을 다룬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교육연수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민빛나래(무용·13년졸)를 만났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 재직 중인 민빛나래씨 이주연 사진기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 재직 중인 민빛나래씨 이주연 사진기자

현재 일하는 회사와 맡은 업무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공공기관인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대리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정부의 문화예술교육 지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기관으로, 본인이 소속된 부서인 교육연수센터에선 전문 인력의 연수 기획 및 진행과 문화예술교육 인력 배출을 위한 국가공인자격제도인 문화예술교육사 발급, 전문 인력의 인턴십 지원 등 다양한 업무를 하고 있다.

본인은 이 중 예술강사, 교원, 기획자 등 문화예술교육 분야 전문 인력의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사업인 아르떼 아카데미를 담당하고 있다.  학교 예술강사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을 담당하며, 아르떼 아카데미 전반 운영과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총괄해 담당하고 있다.

 

연수 사업(아르떼 아카데미)이 진행되는 과정은

매년 변화하는 환경이나 정책을 고려해 큰 방향성을 잡고, 이에 맞추어 전문 인력의 활동 분야에 따라 역량과 전문성을 높이는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 및 진행한다. 전문 인력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수요 조사를 하고, 조사 결과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프로그램을 구체화한다. 프로그램이 확정되면 연수 강사를 섭외하고 연수를 운영하는 일까지 하고 있다. 또 상황에 따라 개발해야 할 프로그램 주제가 주어지면 연구계획을 수립하고 단체를 선정해 6개월 이상의 연구를 수행한다.

일례로, 신규 예술강사들을 위한 선배 강사들의 멘토십 연수라는 컨셉으로 진행한 프로그램도 있었다. 경험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사소한 사항부터, 교육과정과 연계한 문화예술교육 교안 기획 방법, 코로나 거리두기 속 다양한 수업 콘텐츠 공유 등을 다룬 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가르치는 예술가(Teaching artist)로서 나를 정의해보고 자신의 예술교육 철학을 성찰하는 프로그램, 자신의 예술 및 교육역량에 영감을 불어넣어 줄 인문학 연수 등 다양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같은 경우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학생들이 등교를 중단하는 유례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예술강사들은 갑자기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해야 되는 상황이라 매우 혼란스러운 분위기였는데, 아르떼 아카데미는 비대면 문화예술교육 콘텐츠 제작 방법에 대한 연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직원의 주요 업무는

연간 주요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연수 계획을 수립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에 따라 자문 및 회의를 거쳐 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틀이 잡히면 연수강사 및 장소 섭외 등 운영에 필요한 각종 사항들을 준비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미국 시애틀 TAT Lab 등 국내외 여러 기관 및 단체와 협력 관계를 맺고, 실제 연수 운영을 대행할 업체를 선정하고 관리한다. 2021년에 진행한 문화예술교육 연수 프로그램의 경우 ‘진흥원-지역센터-지역 내 민간단체’ 등 3자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프로그램이 준비되면 연수생을 모집하고 승인된 연수생에게 프로그램을 안내하는 과정을 거친다. 나머지는 공공기관으로서 대내외에서 요구하는 각종 자료가 많아 이에 대응하는 일을 하고 있다. 참고로 현재 연말이라 2022년 사업을 준비하고 실제 운영을 전문적으로 수행할 업체들을 선정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단계에 있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사실 예술중학교, 예술고등학교를 나오고 무용과를 졸업해 막연하게 무용과 대학원 진학만을 생각하고 있었고 취업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다 졸업 후 1년 간 떠난 어학연수 중 취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공과 접점이 있는 다양한 취업 정보들을 살펴봤고, 그중 본교 재학 시절 교수님께서 수업 중에 언급해 익숙한 문화예술교육 사업이 눈에 들어왔고, 인턴을 지원해 진흥원에 입사하게 됐다.

인턴으로 일할 땐 ‘학교 예술 강사 지원사업’을 담당하는 부서에 소속돼 있었다. 학교에 근무하는 약 5000명의 예술강사를 전국 초, 중, 고등학교에 파견하는 사업이었는데, 본인은 예술강사에 대한 평가 제도와 관련한 업무를 지원했다. 6개월간 일하다가 일이 적성에 맞아 다음 해에 공채가 열렸을 때 정직원으로 들어왔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팸플릿을 보고 설명하고 있는 민빛나래씨 이주연 사진기자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팸플릿을 보고 설명하고 있는 민빛나래씨 이주연 사진기자

일하면서 힘든 순간이 있다면

연수라는 일이 누군가의 역량을 강화시켜 주는 것인데, 이때 연수를 받고자 하는 사람보다 앞서 내다봐야 할 부분이 많다. 이때 이렇게 한 발짝 내다보며 방향성을 제시하는 부분이 쉽지 않다. 사회는 기술변화도 빠르게 이뤄지는데, 이를 예술이나 문화예술교육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점도 힘들다. 또 문화예술 특성상 창의성이 요구되는 분야인데, 현재 몸담은 곳은 공공기관이다 보니 업무를 진행할 때 제한되는 부분도 많고 형식적인 부분들이 많아 여기서 오는 어려움도 있다. 

 

사내 분위기 및 복지는 어떠한가

여성 친화적인 근무환경인 것 같다. 직원의 85%가 여성이라 여성 비율이 압도적이고, 육아휴직이 2년 정도다. 육아휴직과 임신 및 출산 관련 제도, 휴가 사용에 있어 여성 복지를 눈치 보지 않고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좋다. 또 여성들이 많다 보니 여성으로서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에 대해 설명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아 편할 때가 많다. 

워라밸의 측면에서 볼 때 업무량이 적지 않은 편이고, 업무 강도도 낮지는 않다고 말할 수 있겠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라는 곳이 계속 성장하는 중인 기관이라 아직은 업무가 많고 고되다고 할 수 있다. 


 

이 분야 일을 하는 데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문화와 예술과 교육이 합쳐진 ‘문화예술교육’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은 매우 광범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우리나라 정부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본격적으로 법으로 지정해 지원하기 시작한 시점이 2005년이라 활발히 발전하고 변화하고 있는 사업이기도 하다. 그래서 요구되는 역량이나 지향하는 인재상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예술을 다루는 일이다 보니 예술에 애정이나 관심이 꼭 있어야 하며, 또 국가의 지원을 받는 기관이다 보니 거시적으로 공공의 이익을 생각해야 할 부분도 있다. 이 기관이 중앙기관으로서의 역할에 부합하는지를 따져보거나, 또 정부의 정책 중 어느 지역의 활성화 정책이 있다면 이러한 흐름 또한 사업에 적용하려는 시도도 해 보아야 하므로 공익을 생각하는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한마디

본인은 예술 전공생으로, 늘 일반적인 취업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고, 사회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 취업을 준비하는 예술 전공생이라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분야와 관심 있는 분야, 그리고 자신이 능력있는 분야의 접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막상 사회에 나와보니 생각만큼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오히려 대학시절 용기가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따라서 많은 이화인들이 사회에 나가는 데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나름의 다른 경험들이 많았지만, 취업을 위한 스펙 쌓는 경험이 부족해 사회를 나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막상 취직이 돼 사회에 나와보니 생각만큼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고, 당시 용기를 갖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 따라서 많은 이화인들이 사회에 나가는 데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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