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본교 앞 실내체육시설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라 지난 겨울 6주간 영업 제한이 내려지며 실내체육시설은 큰 피해를 호소했다. 본교 주변 시설도 이를 피해갈 수 없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에 따르면, 본교가 위치한 서대문구의 2020년 실내체육시설 관련 업종(체력단련장업, 체육도장업) 폐업 시설 수는 총 20건이다. 2019년은 총 4건인 것과 비교하면 16건 늘어났다. 이러한 상황 속 본교 주변 실내체육시설의 상황을 살펴봤다.

 

6주간 영업 중단, 소상공인 대출에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있는 ‘나려요가&필라테스’(나려요가) 원장 김완순(63·여·서울 서대문구)씨는 “2006년 본교 근처에서 영업을 시작한 이래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라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회원 수가 현저히 줄었다”며 “사실상 작년 내내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회원이 오지 않을 때도 월세, 관리비, 전기·수도세 등 고정비용은 계속해서 지출해야 했다.

김씨는 소상공인 대상 대출로 폐업을 면할 수 있었다. 그는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기준이 현실에 적용되면 너무 힘들다”며 “방역에 맞춰진 기준으로 인해 영업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Gooood Gym PT Studio’(굿짐)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굿짐 대표 정성주(38·남·화성 조암동로)씨는 시설 운영 중단 당시의 피해 상황을 토로했다. 한 달 임대료 등으로 지출하는 비용이 약 350만 원 정도인데 수입이 아예 끊겨 이를 감당할 여력이 없었다.

임대료를 부담하기 위해  배달 업종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김씨는 “진입장벽이 낮은 배달 일을 했지만, 그 수입으로는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정부 지원금 역시 위기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이에 정씨는 실내체육시설에 대한 정부 지침에 항의하는 시위에 동참하려 했다. 그러나 시위 참여 역시 비용이 따르는 일이기에, 정씨는 자포자기한 채 영업 재개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학교 앞 복싱장 ‘팀파시 강북’(팀파시) 실내 모습. 김서영 기자 toki987@ewhain.net
학교 앞 복싱장 ‘팀파시 강북’(팀파시) 실내 모습. 김서영 기자 toki987@ewhain.net

2년째 본교 앞에서 운영 중인 복싱장 ‘팀파시 강북’(팀파시)의 매출도 코로나19 상황 이전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팀파시 관장 위승배(남·서울 서대문구)씨는 “아직 직원 고용을 유지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3개월 이상 더 지속된다면 인원을 축소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어려움 이겨낼 방책 찾아 나선 시설들

각 시설은 어려움에도 자구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려요가 원장 김씨는 1월18일 영업을 재개한 당시, 강사와 수강생 모두 의무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오는 캠페인을 실시했다. 강사와 회원의 음성 판정 결과를 인터넷 카페에 게시해 모두가 안심하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김씨는 “이 캠페인에 대해 일부 회원이 불쾌감을 표시하며 환불을 요구하기도 했다”며 “그럼에도 시설을 이용하며 생긴 불안함을 없앴기에 캠페인은 많은 이의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시설 운영 중단 기간 동안 회원들을 위한 운동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Youtube)에 올리기도 했다. 

팀파시 관장 위씨는 그룹 트레이닝보다는 PT(Personal Training) 형식의 일대일 지도를 중심으로 영업하고 있다. 위씨는 방역 강화를 위해 시설 입장 시 이중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문 인증을 해야만 입장할 수 있도록 기기를 설치해 외부인 출입을 관리하고 있다.

굿짐은 코로나19 극복 행사를 진행했다. 저렴한 가격으로 체험 PT를 받은 후 리뷰를 남기면 이후 PT 등록을 할 때 가격을 할인해주는 행사다. 대표 정씨는 “이 시기만 넘기자는 생각으로 단가를 최대한 낮춰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

 

영업 제한 풀렸지만 회복은 아직

6주간 있었던 영업 제한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되며 1월18일 해제됐다. 이에 따라 실내체육시설이 영업을 재개했다. 나려요가 원장 김씨는 “영업 재개 당시 회원 수가 매우 줄어든 상태였다”며 “재개 후에도 사람이 오지 않아 힘들었다”고 말했다.

2월15일부터는 영업시간이 오후9시에서 오후10시까지로 연장됐다. 김씨는 영업시간 제한이 감염을 막는 것과 큰 연관이 없음에도 제한이 유지돼 불편하다고 말했다. 영업이 막 재개된 때인 1월에 비해 회원 수가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지만, 김씨는 여전히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기를 기다리는 중이다.

팀파시 관장 위씨는 영업시간이 오후10시까지로 연장된 것이 도움 됐다고 전했다. 그는 “퇴근하고 시설을 방문하는 직장인 회원들이 늘어났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오후10시~11시에 영업을 마쳤기에 현재 지침과 큰 차이가 없다”고 전했다.

굿짐도 상황이 나아졌다. 대표 정씨는 “아직 수익이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았지만 회원 수가 늘어가는 추세라 앞으로 점차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여전히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정씨는 “영업시간에 제한이 있으면 오히려 마감 시간 전에 회원이 밀집된다”며 “시간제한을 없애 회원들을 분산시키면 오히려 감염에 대한 불안함이 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8년부터 본교 주변 헬스장을 이용해온 강민경(환경·16)씨는 “영업 제한으로 헬스장을 3-4달 정도 이용하지 못하니 목표가 사라지기도 하고 무기력해졌다”며 “헬스장 영업이 재개된 이후 다시 시설을 이용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설을 이용하지 못했을 때의 답답함이 해소돼 좋다“며 “헬스장이 다시 영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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