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부 토론 동아리 토론회에 하버드 학생들 합관

하버드 대학교 학생들에게 동방신기·수퍼주니어 등 한류 스타들의 이름은 신기하기만 했다. 간간히 들리는 한류스타들의 이름에 웃음을 터뜨리는 외국인 학생들도 있었다.“한국의 백스트리트 보이즈(Backstreet Boys)”라고 보충설명을 해주자 비로소 이해가 간다. 한류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이화 국제학부 토론동아리(EDiS)의‘한류 토론회’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경청한다. 동의한다는 의미로 손바닥을 책상에 두드리거나“Here!(동의한다는 의미)”이라 외치기도 한다.

하버드 학생들에게‘한류’를 알리기 위한 토론이 26일(수) 국제교육관 1002호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HCAP(Harvard College in Asia Program)으로 우리 학교에 방문 중인 하버드 학생 20명과 본교생 그리고 외국인 교환학생이 참석했다.

이번 토론은 우리 학교 국제학부 토론동아리(EDiS)가 사용하는 ‘아시아 의회 토론 방식(Asia Parliamentary Debate)’으로 진행됐다. 총 6명의 학생들이 참가하며 각각 7분씩의 발언 시간이 주어졌다. 토론자 고한나(국제·05)씨는 한국의 토론 진행은 미국 하버드 학생들의 방식과 다르다고 했다. 토론 방식부터 하버드 학생들에게는 새로웠다. 하버드 학생들은 주로 4명의 학생이 참여하는 브리티쉬식(British Style)이나 3명씩 찬·반을 나눠 이뤄지는 미국 의회식으로 토론을 진행한다.

‘한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두 의견으로 나뉘어서 토론이 진행됐다. 국제학부 눌리아나 카마룬딘(Nurliana Kamarrudin·06), 류호윤(국제·06), 노도희(국제·07)씨는 정부에 의한 한류 지원을 주장했다. 이들은 관광산업 증가·국가이미지 제고·자유로운 제작환경 등을 위해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아영(국제·05), 고한나(국제·05), 허영란(국제·06)씨는 정부 지원은 필요하지 않다고 맞섰다. 반대측은 문화 산업에 정부가 개입할 경우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류가 그 자체로도 이미 경쟁력을 확보했으며 할리우드·발리우드 등 선진 문화 사업 역시 정부의 도움 없이 진행되어 온 것을 근거로 들었다.

발언 시간 7분은 부족했다.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발언자들의 말은 점점 빨라졌다.그러나 곳곳에 유쾌함과 따뜻함이 배어있었다.‘Here’이라고 하버드 학생이 외쳐주자 긴장했던 발언자가‘Thank you’로 답하는 여유도 보였다. 상대방의 발언에 말도 안 된다는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했다. 그것도 모자라 팀원 전원이 일어나는 학생들의 익살에 하버드 학생들을 비롯한 모두가 웃었다. 모든 참가자의 발언이 끝나자 학생들은 서로를 안아주며 수고한 시간들을 격려했다. 참석자들은 이에 박수로 응했다.

질의 응답시간에는 하버드 학생들이 활발하게 참여했다. 학생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이화인들은 자신감 있는 태도로 답변했다.‘대중문화의 뻔한 스토리가 한류만의 특성인가 아니면 세계 문화의 전반적 특성인가?’라는 질문에 류호윤(국제·06)씨는 겨울연가를 예로 들었다. 그는“현대 한국 사회에서 남성이 여성을 대하는 태도, 과거에 대한 아련한 기억 등이 진부한 이야기 속에서 한류만의 특성”이라고 대답했다. 한류와 일본·중국의 문화적 연계성에 대한 질문에 류호윤(국제·06)씨는“한류가 이제는 한·중·일 삼국이 함께 나아가기 위한 공감대”라고 답했다.

하버드 학생 알란 치우(Alan Chiu·Evolutionary Biology)씨는“찬성과 반대 각각의 의견은 우리가 한류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을 도와주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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