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본교는 교육의 산실이기도 하지만 92곳의 연구기관을 보유한 연구터이기도 하다. 이에 본지는 변화를 이끌고 현실을 포착하는 흥미로운 연구들을 소개한다. 1659호에서는 서선희 교수(식품영양학과)를 만나 먹방 유튜브 시청자들과 유형에 따른 마케팅 전략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학교 정문 햇세권이라서 입짧은햇님 영상 보고 음식 따라 시키면 90% 성공”

2월13일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의 ‘자취게시판’에 올라온 글이다. 유튜버 ‘입짧은햇님’은 181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먹방 유튜버다. 유튜버가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후기를 공유하는 먹방의 인기가 상당하다. 

사람들은 먹방을 통해 맛있는 음식 정보를 얻어 소비하거나 유튜버가 자극적인 고열량 음식을 먹는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곤 한다. 영상에 댓글을 달아 소통하며 유튜버와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한다. 

먹방을 보며 느낀 즐거움과 소속감은 영상 속 식품에 대한 구매욕으로 이어진다. 이에 기업은 유튜브에 자사 상품을 협찬하거나 유튜버와 협업해 신메뉴를 출시하는 등 먹방을 이용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서선희 교수(식품영양학과)는 시청자들이 먹방 유튜브의 가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시청자 유형별로 어떤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인지 연구했다. 

 

서선희 교수는 먹방 유튜브를 통해 시청자들의 쾌락적 가치와 정보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관계 가치를 체감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서선희 교수는 먹방 유튜브를 통해 시청자들의 쾌락적 가치와 정보적 가치와 더불어 사회적 관계 가치를 체감한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입증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먹방 유튜브는 왜 유행할까

먹는 행위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음식뿐만 아니라 함께 먹는 사람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즐거움을 가져다주곤 한다. 그러나 저마다 바빠 가족끼리 식사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가정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밥 인구가 증가했다. 서 교수는 “먹방은 함께 밥 먹을 사람이 필요한 현대인들의 정서적 허기를 채워 주는 도구가 됐다”고 말했다. 

먹방 시청 동기는 즐거움, 정보, 사회적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시청자들은 먹방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며 이를 즐거움으로 인식한다. 먹방 시청의 쾌락적 가치를 높게 인식하는 것이다. 또한, 음식 트렌드나 맛집과 같은 유익한 정보를 얻으면서 정보적 가치를 추구하는 시청자도 있다.

유튜버 혹은 해당 채널 시청자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며 먹방의 사회적 관계 가치를 높게 인식하기도 한다. 먹방 유튜버는 투표를 받아 메뉴를 정하기도 하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조합으로 음식을 먹는 영상을 올리며 시청자들과 상호작용한다. 시청자들 간의 교류는 댓글창을 통해 이뤄진다. 먹방 채널이 하나의 소통 창구가 되는 것이다. 

 

보이면 먹고 싶다, 잠재적 소비자인 먹방 시청자

기존의 먹방 연구는 주로 시청 동기를 분석했으나 외식 마케팅을 전공한 서 교수의 시각은 달랐다. 그는 먹방 유튜브 시청자들을 외식 산업의 잠재적 소비자로 봤다. 다양한 식품 정보와 후기를 제공하는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이 영상에 등장한 외식 상품을 따라 구매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시청자들이 먹방 콘텐츠에 대해 인식하는 쾌락적 가치, 정보적 가치, 사회적 관계 가치에 따라 3가지 유형의 잠재적 소비자로 분류했다. 바로 소극적 소비자, ◆인포테인먼트 소비자, 관계지향적 소비자이다. 

소극적 소비자 집단은 먹방 콘텐츠의 가치를 낮게 인식하고 시청 시간도 길지 않았다. 반면 인포테인먼트 소비자는 먹방 유튜브의 정보적 가치와 쾌락적 가치를 높게 평가해 먹방 채널에 대한 만족도와 지속 이용 의도가 높았다. 한편 관계지향적 소비자들은 먹방 유튜브의 쾌락적, 정보적 가치 뿐만 아니라 사회적 관계 가치를 높이 평가해 먹방 채널에 대한 애착과 소속감이 매우 높았다. 

인포테인먼트 소비자와 관계지향적 소비자는 특히 외식상품을 모방해 소비하거나 충동구매하려는 의도가 높게 나타났다. 서 교수는 “기업이 먹방 유튜브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경우 인포테인먼트 소비자와 관계지향적 소비자들은 잠재적 소비자로 적합한 타깃이 된다”고 말했다.

 

소비자 유형에 따른 마케팅 전략

먹방 유튜브 시청자 유형에 따라 기업의 마케팅 전략을 차별화할 수 있다. 재미와 정보를 위해 먹방을 시청하는 인포테인먼트 소비자들에게는 새로운 식품이나 음식점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창의적인 재미 요소를 도입하는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이다. 

관계지향적 소비자의 경우 먹방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좋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콘텐츠에 반영하면서 시청자들이 연결감을 느끼고 먹방 채널이나 기업이 고객 의사를 존중한다고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잠재적 소비자인 먹방 유튜브 시청자들이 실제로 자사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략이 필요하다. 먹방 유튜버마다 특성은 제각각인 만큼 먹방 채널별 시청자들의 성향도 다르다. 따라서 자사 상품이 어떤 유튜버의 이미지와 가장 잘 어울리는지 고민하고 협업할 채널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서 교수는 “연구를 통해 먹방의 쾌락적 가치와 정보적 가치 외에도 사회적 관계 가치의 중요성을 입증할 수 있었다”며 “먹방 시청자를 잠재적 외식 소비자로 규정하고 시장을 세분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 정보를 의미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다양한 오락거리를 말하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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