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여러분의 동아리를 찾아가는 동아리 방문 박사, 줄여서 [동방 박사] 입니다. 동방 박사는 매달 첫째 주 목요일 웹에서 발행됩니다.

한국인의 소울이 담긴 북소리가 울리고 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한국인의 소울이 담긴 북소리가 울리고 있다. 박성빈 사진기자

동방 박사가 11월에 만난 동아리는 중앙풍물패 액맥이입니다. 풍물을 사랑하는 이화인들이 모인 액맥이는 1985년에 노래패로 시작해서 현재는 풍물패로서 공연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애정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1년에 1번, 3월 초에 1, 2학년을 대상으로 신입 기수를 모집하며 3학년 1학기까지 활동해야 합니다. 국가무형문화재 임실필봉농악을 계승하는 중앙풍물패 액맥이에는 집행부 3명, 신입부원 13명이 소속돼 있습니다.

인스타  @acmaegi_ewha

 

'액맥이'에게 물었다

중앙동아리 풍물패 ‘액맥이’의 단체 사진.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중앙동아리 풍물패 ‘액맥이’의 단체 사진.  박성빈 사진기자

액맥이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주 2회 정기 연습을 기본으로 공연이 있을 때는 주 4회 3주 동안 연습을 진행합니다. 공연은 정기 봄 공연인 5월, 동아리 홍보 주간 공연인 9월, 정기 가을 공연이 11월에 있습니다. 앞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끊겼던 신년 굿, 송구영신 굿 공연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방학에는 풍물을 배우는 시간을 가집니다. 또한, 전라북도 임실로 6박 7일간 국가무형문화재 임실 필봉농악을 전수하기 위해 떠납니다.

액맥이’ 부원들과 신명나게 상모를 돌리며 연습을 진행하는 박혜진(중문·21)씨.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액맥이’ 부원들과 신명나게 상모를 돌리며 연습을 진행하는 박혜진(중문·21)씨. 권아영 사진기자
액맥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중요무형문화재로 등재된 ‘임실필봉농악’을 매 방학마다 전수받고 있다.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액맥이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중요무형문화재로 등재된 ‘임실필봉농악’을 매 방학마다 전수받고 있다. 권아영 사진기자

액맥이를 한 단어로 정의한다면

액맥이는 '정'이에요. 우리 동아리의 신조는 '풍물은 노는 게 제일이다'이기에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남진 않아요. 힘든 연습을 같이 이겨내고 나조차도 몰랐던 나의 긍정적인 면을 '협화'가 끌어냈을 때 정이 마구 쌓여요. 제대로 놀아보자는 선배의 응원에 후배는 목소리를 높여 가로막혔던 자유의 뚝을 무너뜨리고 해방의 카타르시스를 느끼죠. 95학번 선배님들도 여전히 공연을 도와주실 만큼 액맥이의 유대는 강해요.

연습 초반, ‘액맥이’ 부원들이 두 줄로 마주앉아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고 있다.권아영 사진기자
연습 초반, ‘액맥이’ 부원들이 두 줄로 마주앉아 노래에 맞춰 손뼉을 치고 있다.권아영 사진기자
동아리 설립 초부터 지금까지의 역대 공연 포스터를 모아놓은 동아리 방의 벽.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동아리 설립 초부터 지금까지의 역대 공연 포스터를 모아놓은 동아리 방의 벽. 권아영 사진기자

공연에 사용되는 악기와 공연복을 소개해주세요

풍물패가 사용하는 악기로는 꽹과리, 장구, 소고, , 북 등이 있습니다. 꽹과리는 중심이 되는 상쇠가 다루는 악기로 눈에 잘 띄어요.  물 리듬의 베이스가 되는 장구 리듬은 신입 부원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풍물의 기초죠. 소고는 보는 재미가 쏠쏠한 상모를 돌리는 채상의 악기입니다. 징과 북만큼 한국인의 심금을 울리는 찐한 소리도 드물어요. 신입 부원들은 1년 동안 모든 악기를 다뤄보고 겨울 풍악 때 스스로 악기를 정합니다. 악기를 다루는 치배들이 쓰는 고깔과 깃발은 다 직접 종이를 접어 만듭니다. 이런 과정에서 공연에 대한 애정이 더욱 샘솟아요.

연습이 끝난 뒤, 둥글게 둘러앉아 ‘나한마’ 시간을 가지고 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연습이 끝난 뒤, 둥글게 둘러앉아 ‘나한마’ 시간을 가지고 있다. 박성빈 사진기자

부원마다 가진 고유한 '패명'은 어떻게 지어지나요?

저희는 입부하면 서로를 이름이 아닌 '패명'으로만 부릅니다. 패명은 신입 부원들의 첫 연습이 끝나면 모두가 한 사람의 패명을 정해주기 위해 한자리에 모여 그 사람에게 어울리는 단어를 모아요. 이렇게 모은 단어들을 조합해 만든 말들로 후보를 만들어 투표를 진행합니다. 운수대통할 만한 패명을 만들기 위해 설득을 통해 꼭 만장일치를 이뤄내요. 중요한 건 본인은 의사표현을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수고스러운 과정으로 만들어진 패명은 활동 내내 사용합니다. 저희 액맥이만의 독특한 풍습인 패명 짓기는 부원들 간의 친목을 도모하는 중요한 소통과정입니다.

패명을 정하는 과정을 기록한 노트. <strong>제공=액맥이
패명을 정하는 과정을 기록한 노트. 제공=액맥이
꽹과리를 치며 연습 대형 전체를 지휘하는 상쇠 홍예람(생명·21)씨.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꽹과리를 치며 연습 대형 전체를 지휘하는 상쇠 홍예람(생명·21)씨. 권아영 사진기자

우리 동아리의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항상 연습 후에 '나도 한 마디'(나한마)시간을 가져요. 각자 돌아가면서 근황을 나누거나 에피소드를 풀면서 공감을 쌓아나가는 시간이죠'한마시간과 패명은 액맥이의 부원들 간의 관계를 특별하게 만들어줘요. 저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진 동방에서 수다로 지새운 날도 수두룩할 정도입니다. 한 명 한 명 귀여운 부원들 덕분에 하루하루가 즐겁고 땀에 절 만큼 힘든 연습도 재밌어요. 선배님들과의 뜨끈한 유대도 저희 액맥이의 원동력입니다.

‘액맥이'의 다짐과 노력, 추억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동방의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strong>김희원 사진기자
‘액맥이'의 다짐과 노력, 추억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동방의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김희원 사진기자
전수한 임실필봉농악의 채굿을 연습하고 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전수한 임실필봉농악의 채굿을 연습하고 있다. 박성빈 사진기자

현재의 부원들과 미래의 부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사랑하는 부원들아! 비록 고된 연습일지라도 머지않은 날에는 우리의 순간들이 빛나는 추억의 한 장면으로 남을 거야. 그러니 우리 지금처럼 힘을 내서 열심히 해보자! 너희들이 있어 항상 힘이 나. 내가 너희 정말 사랑하는 거 알지? 아직 만나지 않은 미래의 부원들도 사랑해요. 우리 평생 같이 풍물하고, 액맥이인으로서 함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액맥이는 여러분을 학생문화관 424호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채상을 맡은 패장 박혜진(중문·21)씨가 상모를 돌리며 소고를 치고 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채상을 맡은 패장 박혜진(중문·21)씨가 상모를 돌리며 소고를 치고 있다. 박성빈 사진기자
오후9시30분, 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하고도 밝은 웃음으로 동방을 채우는 중앙 동아리 풍물패 ‘액맥이’의 부원들  <strong>김희원 사진기자
오후9시30분, 늦은 시간까지 연습을 하고도 밝은 웃음으로 동방을 채우는 중앙 동아리 풍물패 ‘액맥이’의 부원들 김희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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