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여러분의 동아리를 찾아가는 동아리 방문 박사, 줄여서 [동방박사]입니다. 동방 박사는 매달 첫째 주 월요일 웹에서 발행됩니다. 동방 박사가 4월에 만난 동아리는 중앙농사동아리 스푼걸즈입니다.

인스타 @spoongirls_ewha
 
텃밭에 싹이 돋았다. 봄을 지나 초여름을 향해 푸릇푸릇하게 자라나고 있는 모습.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텃밭에 싹이 돋았다. 봄을 지나 초여름을 향해 푸릇푸릇하게 자라나고 있는 모습. 이승현 사진기자

 

'스푼걸즈'에게 물었다

생활관 앞에 자리한 교내 캠퍼스 도시농업동아리 스푼걸즈의 화단.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생활관 앞에 자리한 교내 캠퍼스 도시농업동아리 스푼걸즈의 화단. 권아영 사진기자

스푼걸즈는 어떤 동아리인가요

스푼걸즈는 텃밭 가꾸기를 사랑하는 이들이 모여 숟가락 하나로 시작해 2010년부터 현재까지 13년간 매년 사랑을 심고 있습니다. 1년에 1번, 3월 초에 학번 제한 없이 최소 활동기간 1년으로 신입 기수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모집인원은 기존 부원의 활동 여부에 따라 변동되며, 현재 15명이 소속돼 있습니다.

4월5일에 열린 식목일 이벤트의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4월5일에 열린 식목일 이벤트의 포스터를 제작하고 있다. 박성빈 사진기자

스푼걸즈의 주요 활동을 소개해주세요

3월에는 다 함께 밭 갈기와 씨앗 심기를 합니다. 매년 4월 5일에는 학문관에서 벗들이 가져온 일회용 컵에다 흙과 씨앗을 나눠주는 식목일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5월에는 텃밭에서 여러 작물을 수확해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그리고 대동제에서 판매할 흙케이크를 준비합니다. 여름 MT, 꽃꽂이 클래스, 한강 나들이, 식물원 방문 등 여러 친목 활동도 진행합니다. 

스푼걸즈 부원들이 모두 모여 3월 초 언 땅의 삽을 뜨며 밭을 일구고 있다. <strong>박성빈 사진기자
스푼걸즈 부원들이 모두 모여 3월 초 언 땅의 삽을 뜨며 밭을 일구고 있다. 박성빈 사진기자

 텃밭 가꾸기의 매력은

오랜 시간 정성과 사랑을 들여 작물을 키우는데, 잘 자란 작물들을 보면 자식 키우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반려작물이 되는 거죠. 꽃은 언젠가 시들지만 텃밭 가꾸기의 끝은 ‘수확’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입니다. 작년에는 상추, 감자, 치커리, 알타리, 마늘 등을 키웠고 올해는 방울토마토, 로즈마리, 상추, 알타리, 시금치 등을 심었습니다. 

스푼걸즈 부원들이 텃밭에 새로 심을 상추 씨앗을 나누고 있다. <strong>권아영 사진기자
스푼걸즈 부원들이 텃밭에 새로 심을 상추 씨앗을 나누고 있다. 권아영 사진기자

스푼걸즈의 작농법이 따로 있나요

모든 부원이 광장시장에 방문해 씨앗과 비료, 흙으로 학문관 앞 텃밭, 생활관 앞 화단에서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식물 특성에 맞춰 텃밭 작물과 화단 작물로 분류해 작업을 진행합니다. 방울 토마토는 텃밭에 심고, 로즈마리는 화단에 심어요.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햇빛 위치, 흙의 습도, 주변 해충들에 따라 같은 모종이라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내기도 해요. 그렇기 때문에 좋은 작물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관심’이 가장 큰 영양제예요. 천연 농약을 만들어 뿌리고, 햇빛을 찾아 옮겨심기도 하고, 정말 자식 키우듯 바라봐야 해요.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촉촉하게 만든 흙에 배추 씨앗을 하나하나 심고 있다.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촉촉하게 만든 흙에 배추 씨앗을 하나하나 심고 있다. 이자빈 사진기자
스푼걸즈 부원들이 열심히 일군 밭에 마지막으로 물뿌리개를 이용해 물을 주고 있다.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스푼걸즈 부원들이 열심히 일군 밭에 마지막으로 물뿌리개를 이용해 물을 주고 있다. 이승현 사진기자

수확한 농작물은 어디로 가나요

다 같이 수확해서 집으로 가져가거나 동방에서 함께 상추 비빔밥을 만들어 먹어요. 남는 작물은 에타에 홍보글을 올려 나눔합니다. SNS에 수확한 식물로 만든 요리 인증샷은 필수죠. 아무래도 내 손으로 직접 일궈낸 작물이라 그런지 더 맛있더라구요. 이제는 우리의 손을 거치지 않은 식재료를 봐도 그 안에 담긴 정성과 사랑을 아니까 더 감사한 마음으로 먹게 됩니다. 

3월21일, 생활관 앞 화단에 씨앗을 심기 위해 삽과 장갑을 부원들이 준비했다.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3월21일, 생활관 앞 화단에 씨앗을 심기 위해 삽과 장갑을 부원들이 준비했다. 이자빈 사진기자

스푼걸즈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스푼걸즈는 ‘소확행’을 주는 휴식처입니다. 매주 화요일 저녁 잠깐이라도 다같이 텃밭을 가꾸며 소소하게 작물을 커 가는 과정을 보는 게 참 좋아요. 힘들 때면 학문관 텃밭에 들러 잘 자라고 있는 작물을 바라보며 힐링하는 게 일상이 됐어요. 농사가 도시의 삶과는 너무 멀게 느껴져서 식재료에 담긴 땀방울이 보이지 않던 때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이제는 스푼걸즈가 아닌 일상이 더 낯설게 느껴집니다. 그야말로 우리에게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거든요.

스푼걸즈 부원들이 청경채, 루꼴라, 상추를 나눔하는 식목일 이벤트 포스터를 제작했다. 박성빈 사진기자
스푼걸즈 부원들이 청경채, 루꼴라, 상추를 나눔하는 식목일 이벤트 포스터를 제작했다. 박성빈 사진기자

우리 동아리의 가장 사랑스러운 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부원들이 제일 사랑스럽죠. 동아리 이름만큼이나 실제 부원들 모두가 정말 귀여워요. 같은 취미와 취향을 공유하니 더욱 스푼걸즈 특유의 사랑스럽고 몽글몽글한 분위기가 만들어져요. 얼은 밭을 갈고 씨를 뿌릴 때조차 웃음이 끊이질 않아요. 다들 동아리에 대한 애정이 정말 깊어요. 대동제에서 흙케이크를 팔 때마다 스푼걸즈 선배님들이 오셔서 몰래 후원해주시기도 하고 모두가 사랑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이번 학기에도 풍작합시다. 풍년스걸 화이팅!

스푼걸즈 부원들이 생활관 앞 텃밭에 로즈마리를 비롯한 작물들을 심고 뿌듯한 마음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스푼걸즈 부원들이 생활관 앞 텃밭에 로즈마리를 비롯한 작물들을 심고 뿌듯한 마음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자빈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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