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1625호부터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증권사 직원의 삶을 다룬다. 신한금융투자 GIB의 IPO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지우(스크랜튼·20년졸)를 만났다.

 

신한금융투자 GIB의 IPO 부서에서 근무하는 김지우씨 김영원 사진기자
신한금융투자 GIB의 IPO 부서에서 근무하는 김지우씨 김영원 사진기자

 

현재 다니는 직장과 맡고 있는 업무는

신한금융투자 GIB의 IPO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23살에 19년도 하반기 공채로 입사했다. GIB는 Group IB(Investment Bank)의 줄임말이다. 신한의 IB 업무는 신한금융투자라는 증권사가 주로 담당하고 있지만 신한은행, 신한캐피탈, 신한생명, 신한금융투자, 총 4개의 그룹이 공동으로 IB를 맡고 있다. 그래서 타사와 다르게 GIB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IPO 부서는 간단히 말해 기업의 주식을 상장하는 곳이다. 주식거래가 이루어지기 위해선 주식상장이 먼저 이뤄져야 하나, 모든 기업들이 상장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매출액 요건은 물론이고 기업의 규모, 안전성 등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을 만한 적법한 회사로서 요건들을 갖추어야 한다. 요건을 갖춘 회사라는 사실을 거래소에서 심사받게 되는데, 심사를 받고 상장을 하기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기업 옆에서 도와주는 것이 IPO 부서의 역할이다.

 

증권사 IPO 부서의 하루일과는 

외근을 나가는 날과 안 나가는 날의 일과가 다르다. 외근을 나가는 날은 고객사로 직접 출근하는 날이다. 고객사가 대전, 성남, 서울 등 다양한 곳에 있으며, 그곳에 가서 미팅을 진행한다. 미팅 전에는 사업 설명을 듣거나 같이 간 부서 사람들과 보고서를 작성한 후 대표에게 브리핑을 하면서 미팅을 진행한다. 이후 사무실에 돌아가서 그날 회의를 정리하는 메일을 써서 고객사에 보내거나 회의록을 정리한다. 

외근을 나가지 않는 날은 아침에 고객사에서 메일이 온 것이 있는지 확인하며 일과를 시작한다. 발표자료, 청구서 등의 서류들을 처리할 일이 많아 일과 중에 이를 처리하거나, 고객사의 연락을 받거나 상담을 하기도 한다. 상장 관련 제안서를 제출할 일도 있는데, 브레인스토밍이 많이 요구되는 작업이라 회의실에서 직원들과 모여 제안서 작업을 늦게까지 하기도 한다. 



주식을 상장하기까지 IPO가 하는 구체적인 역할은

본 부서의 주 고객은 항상 기업의 대표다. 기업에서 상장을 하고 싶으면 증권사의 IPO 부서들에게 제안서를 돌린다. 제안 요청을 받으면 본사를 뽑아야 하는 이유가 들어간 약 200장의 PPT를 제작해 회사에게 돌려보낸다. 본사가 선정되면 그 기업에 대한 모든 정비가 시작된다. 기업의 질서가 잘 정비돼 있는지, 내부 규정이나 인사조직, 재무팀, 회계팀 등 각 팀이 잘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한다. 기업의 3~5개년 정도의 회계를 확인해 현금의 흐름이나 기타 재무적인 부분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적법성을 확인하고, 회계 처리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면 재무를 전반적으로 담당하는 대표인 CFO(Chief Financial Officer)와 회의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거래소가 심사를 할 때 향후 사업성이 유지되고 성장에 문제가 없는 회사인 것을 확안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거래소에 기업의 사업성이나 수익성, 안전성 등을 강조할 수 있는 로드맵을 그려 제안한다. 더불어 최종적으로 기업을 상장했을 때 기업의 가치가 얼마로 정해질 것인지 시가총액으로 평가한다. 이렇게 모든 과정을 마치고, 체계를 잘 갖춘 모범적인 기업으로 정비해 거래소에 들어갈 때면 약 300장의 청구서를 작성하게 된다. 나중에 주식 상장이 이뤄지면 몇 백억 단위로 신규 자금을 모집하는데, 그 자금 중 2~3%의 수수료가 본 부서의 수익이 된다. 기업의 1부터 100까지 전부를 보는 곳이라 종합적인 역량을 요구하는 부서라고 보면 된다. 

 

증권사 근무의 장단점이 있다면

수입이 괜찮다는 게 장점이다. 기본적으로 증권사 자체가 관리직이어도 다른 직종보다 수입이 높은 경향이 있다. 또 성과급이 지급되는 형식이므로 부서 수익이 잘 나오면 이에 따라 본인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많다. 또 돈을 다루는 분야여서 업계에 야망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편인데, 이들은 자기 관리에 철저한 편이다. 이렇게 열정이 넘치고 끊임없이 자기계발을 하는 사람을 보면서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또 업무가 직접적으로 금전문제와 연관돼, 생산성이 있는 일을 한다고 느끼며 큰 보람을 느낀다. 

단점은 우선 워라밸이 좋지 않은 점을 꼽을 수 있겠다. 본인이 몸담고 있는 신한은행은 복지가 좋은 편이지만, 야근이 잦고 주말에도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 새벽 3시에 퇴근을 하면 회사 건물에서 두 군데가 365일 불이 켜져 있는데, 한 곳은 애널리스트가 있는 리서치 센터고 나머지 한 곳이 우리 부서다. 또 업무 자체가 수를 다루는 일이라 복잡하고, 업무 강도가 높다는 점도 단점이다. 

 

IB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역량은

IB는 금융권에서 영업 조직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IB에서 공을 쌓아야 회사가 수익을 낼 수 있기에 기본적으로 전문성이 많이 필요하다. 앞서 회사에 제안서를 써서 기업에 의뢰를 한다고 간단히 이야기했지만, 사실 제안 요청을 받기까지 모종의 관계가 필요하고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야 한다. 회사들은 아무 증권사에게 제안 요청서를 뿌리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관계가 있던 증권사에게 뿌리거나 이전에 해당 회사에 투자를 했던 운용사가 추천한 증권사에게 전달한다. 그렇기에 대표들과 직접 만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과정이 중요하고 그런 실무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영어 네트워킹이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나아가 영어 실력을 활용할 수 있으려면 실무 경험이 있어야 기회가 온다.

실무 경험이 7~8년 쌓여 있는 사람들은 나중에 영업 인력으로 넘어간다. 나중에 영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은 모두 알고 들어오는 곳이다. 그래서 술 문화 등 영업 문화는 미리 각오를 하고 온다. 회식과 술 자리가 잦고 어두운 면도 있기에 이런 것들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회사에 들어갈 때 정량적인 것으로 자격증, 금융권 관련 인턴 경험, 학회와 동아리 활동 경험이 필요하다. 또 정성적인 것으로 팀 활동이 많고 고객을 만날 일이 많은 부서이므로 대인관계 능력이 매우 중요하다. 낯 가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성격이어야 한다. 더불어 업무량이 매우 많다. 작년에도 출근을 하지 않은 주말보다 출근을 한 주말이 적었다. 그렇기에 좋은 체력이 요구되고 힘든 업무에도 버틸 수 있는 열정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여성의 입지는 어떠한가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금융권 자체가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여기서 영업을 담당하는 프런트 조직은 남자 비율이 더 높고, 그중에서도 IB 부분이 특히 남성의 비율이 여성에 비해 훨씬 높다. 올해 신입으로 여성을 채용하기 전까지는 본인 혼자만 여자였다. 술자리가 잦고 야근이 많을 것이라 생각해 건강한 사람을 채용하기를 원해 남성을 더 채용하는 경향이 있는 듯한데, 이러한 편견이 고착화 돼 여성 지원자도 많이 없어서 더더욱 남성의 비율이 많은 느낌이다. 또 영업이 기반이 되는 조직이라 어두운 영업의 측면이 있고, 남성주의적인 문화가 아직 어느정도 존재한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은 

전공은 크게 상관이 없다. 경영이나 경제 중 고민한다면 둘 다 해도 좋다고 말하고 싶다. 전공이 상경 부문이 아니라면 관련 인턴 경험이나 학회 경험, 자격증 보유가 있으면 좋을 것이다. 자격증이 서류에 가장 도움이 많이 됐었는데, 관련 자격증 중 CFA(국제공인재무분석사)는 단계가 3단계로 나뉘어 있고, 레벨 2 이상을 따면 서류는 거의 통과한다고 보면 된다. 

 

현재 부서에서 일하기까지 쌓은 스펙 활동은 

금융권에서 일하기 위해 CFA 레벨 2를 취득했고, IB가 크게 보면 대체 투자의 한 분야이기에  CAIA(공인대안투자분석사)라는 대체 투자 전문 분야 자격증 레벨 1을 취득했다. 본인은 공모전에는 따로 참여하지 않았지만, 동아리에 많이 참여했다. 본교 중앙동아리 E.I.A(이화투자분석회)에 가입해 가치투자를 하는 활동에 참여했다. 또 외부활동도 여럿 했는데, 연합 토론 동아리와 연합 사회과학 학회, 연합가치 투자 동아리 등에 가입해 활동했었고, 모두 임원을 맡기도 했다. IB 분야가 아무래도 대인관계 능력을 중시하므로, 많은 사람들과 두루두루 잘 어울릴 수 있다는 점을 어필하기 위해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임원을 역임했던 것 같다. 입사 전에 E&F Private Equity 사모펀드에서 인턴 활동을 약 4개월간 했다. 입사를 위해 어학 급수도 취득했었다. 토익(TOEIC)은 970점대, 오픽은 가장 위의 레벨인 AL을 취득했다. 학점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다양한 활동들로 금융권에 취직하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학점을 메꾸려 노력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여학생들이 남학생들보다 준비는 꼼꼼히 하지만 자신감이 없는 느낌이다. 영업이 주요 업무라 직장문화를 두려워 하기도 하고, 그만큼 여성을 뽑는 비율이 적으니 심리적 압박도 느끼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점이 면접을 할 때에도 드러난다는 점인데, 이것이 면접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금융 및 증권 분야는 재산을 다루는 직업이다보니 야망을 드러내는 모습이 필요해, 자신감이 있어 보이는 인재를 원한다. 따라서 금융권을 준비한다면, 조금 더 자신을 믿고 면접에 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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