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美 국무장관 타운홀 미팅 후기

이제 4학년이 되는 나는 그 어느 때보다 이화인임이 뿌듯하고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요즘 어디를 가나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 미국무장관의 지난달 20일 본교방문이 화제이기 때문이다.

국제관계학(International Relations)을 공부하는 한 학생으로서 미행정부의 외교수장이 이례적으로 그 첫 해외출장지역으로 아시아를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제 미국은 과거와는 확연하게 구별된, 더욱 똑똑해진(“Smart”) 외교전술을 펼치겠다라는 의지가 분명하게 나타났던 부분이라고 해석하던 중이었다.

명예이화인상(Distinguished Honorary Fellow Certificate)을 수상을 하러 무대 위에 등장한 순간부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위’가 대강당에서 “Women’s Empowerment”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마칠 때까지 내가 바로 그 힐러리 클린턴을 눈 앞에서 보고 있다는 사실은 심히 흥분되는 부분이었다. 내 앞에 서 있는 저 분은 도대체 어떻게 대단한 사람이길래 ‘살아있는 역사’이자 전 세계 수많은 여성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공급하는 희망의 원천일 수 있을까라는 부분에 의문을 품었고 클린턴장관의 강연에 임했다.

확실한 국무부장관의 모습은 미행정부의 정책, 북한, 탈레반 등을 거론할 때의 심각했던 그녀의 제스처와 단호한 눈빛, 분명하고 강경했던 어조에서 드러났다. 강연이 종료되고 이어졌던 학생들의 질의응답세션에서 그녀는 적절한 재치와 유머로 솔직한 답변을 이어나갔다. 아마도 학생들에게는 이 질의응답세션이 이날 가장 유쾌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다. 한 명의 사회에서 성공한 여성, 어머니, 그리고 아내로서 진솔한 답변을 들을 수 있었고, 그녀의 인간적인 경험들의 고백과 클린턴 장관 또한 미국명문 웰슬리(여자)대학출신이라는 공통점은 당일 설렘으로 대강당을 가득 채운 이화인들과 거대한 공감대를 만들기에 충분했다.

강연을 마치고 퇴장을 하는 듯 싶더니 클린턴 장관은 무대 위에서 강연을 들었던 학생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 시작했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한미 양국의 경호원의 엄호를 받는 와중에서도 먼저 환한 미소로 다가와 “Thank you”를 반복하며 겨울방학 중에도 자신의 강연을 찾아 온 이화인들에게 악수와 눈인사를 건네던 클린턴 장관의 매너가 그녀를 더욱 아름다운 여성으로 빛나게 해주는 것임을 즉각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기면서까지 대강당에서 학생들과 함께했던 클린턴 장관의 배려가 다시 한번 고맙다. 그렇지만 갑작스러운 방문이었던 지라 전반적인 행사과정에는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여러 부분에서, 클린턴 장관이 방한일정에 앞서 방문했던 일본 도쿄 대학에서 가졌던 타운 홀 미팅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남겼던 “이화인” 힐러리 클린턴 장관의 메시지와 그녀가 내게 전달한 긍정적인 에너지를 다시 떠올려보며, 새 학기를 맞이할 수 있어 기쁘다.

정승연 (국제학부·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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