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홀 미팅 총감독 김효근 기획처장이 밝히는 비하인드 스토리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Hillary Rodham Clinton) 美 국무장관의 타운홀 미팅이 2월20일(금) 성황리에 이뤄졌다. 내, 외신의 집중조명을 받는 자리였다. 클린턴 국무장관과 이화인이 만나기까지는 김효근 기획처장이 숨은 공신 역할을 했다. 2월24일(화) 기획처장실에서 그를 만나 후일담을 들어봤다.

클린턴 국무장관의 타운홀 미팅은 행사 4일 전인 16일(월)에야 결정됐다. 갑자기 열리게 된 행사에,  총감독을 맡게된 김효근 기획처장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사흘 안에 그가 확인해야 할 항목들은 100여 가지가 넘었다. 국빈급 경호를 위해 참석자 신원을 확인하고, 명찰도 만들어야 했다. 그는 “행사 준비가 007작전 같았다”고 회상했다.

3천여 명의 초청인원이 입장하는데 어려움을 겪을까 명부를 확인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이를 위해 우리 학교 정보통신처는 초청명단이 확정된 수요일 오후부터 하룻밤을 샜다.
“교수님과 직원, 학생들의 도움이 컸습니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준비했어요.”

김 처장은 초대 인원 관리, 무대 배치 등 하나부터 열까지 신경써야했다. 그러나 그는 클린턴 국무장관을 위한 작은 배려도 놓치지 않았다. 입장, 퇴장에 사용할 음악도 ‘미국’ 작곡가의 지루하지 않은 음악으로 엄선했다. 대강당 무대는 오뉴월의 본관 사진으로 꾸며 좋은 평을 듣기도 했다.
무대를 장식한 사진 속 본관은 아펜젤러 6대 총장이 웰슬리여대 건물을 모델로 지었다. 웰슬리여대는 클린턴 국무장관의 모교라는 의미가 있다. 이 무대는 우리 학교 조형예술대학 교수들의 도움으로 이틀 만에 완성됐다.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그를 바짝 긴장하게 만든 순간도 있었다. “타운홀 미팅이 끝날 때까지 얼마나 조마조마 했는지 몰라요.”
클린턴 국무장관과 이화인들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 무대와 객석의 이화인 20명은 질문을 미리 준비한 상태였다.
행사 전 주한 미국 대사관 측은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아 상황이 어색해 질 것을 걱정했고, 이에 일부 학생들에게 질문을 준비해 줄 것을 부탁한 것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많은 학생들이 질문하길 원했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그 학생들 중 질문자를 무작위로 지목했다.

김효근 기획처장은 “혹시라도 클린턴 국무장관 개인을 비난하는 말이 나올까봐 걱정했다”며 “하지만 학생들이 국제, 정치적인 부분부터 여성 커리어, 가족 등에 대해 균형있게 질문해줘서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우주비행사 이소연씨의 등장은 학교 측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 김 처장 역시 행사 시작 10분 전에야 이씨가 미국 국무성의 초대로 참석했다는 사실을 알았다.
“클린턴 국무장관이 우주비행사를 꿈꿨던 일에 대해 질문이 나왔어요. 그때 클린턴 국무장관이 이소연씨를 지목했고, 여성의 일과 관련해 자연스럽게 질문이 이어졌죠.”

김 처장은 클린턴 국무장관과의 만남을 통해 이화의 앞날을 그렸다. 그는 “이화인들 중에서 최고의 정치지도자가 나와, 다시 한 번 이런 행사를 치루게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로 우리 학교와 이화인의 가치를 다시 한 번 느꼈다는 김효근 기획처장. 이화의 현재를 만들어 가는 그에게서 이화의 미래를 엿보았다.   
           
조정희 기자 jeojh0502@ewhain.net
사진: 고민성 기자 minsgo@ewhai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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