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포스코관에 출입하고 있는 장애학생의 뒷모습. 출처=이대학보DB
2019년 포스코관에 출입하고 있는 장애학생의 뒷모습. 출처=이대학보DB

 2019년 9월30일, 본지는 이화・포스코관에 자동문이 설치됐지만 여전히 장애학생의 이동권을 보장하지 못하는 캠퍼스 현실에 대해 지적했다. 2022년 11월28일에는 본교 캠퍼스와 독일 마르크부르크의 필립스 대학을 비교하며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 부족 등 여전히 존재하는 장벽에 대해 비판했다. 

지난 4월20일은 43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었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은 대통령실이 있는 4호선 삼각지역에서 출발, ‘장애인 권리 예산 확보를 위한 지하철 타기 선전전’을 진행했다. 전장연은 시민의 인식에 대한 변화를 직접적으로 촉구하기 위해 ‘시민권 열차’를 타겠다고 선언했고 21일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장애인의 날’이 아닌, ‘장애인차별철폐의 날’이라고 소리치는 목소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본지가 해당 문제를 지적하고 4년이 지난 지금, 이화 장애학생들의 이동권은  온전히 보장되고 있을까. 

 

새로고침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교 캠퍼스 배리어프리 문제에 관해  활동하고 있는 장애인권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 활동가들을 만났다. 올해 ‘틀린그림찾기’는 본교 캠퍼스의 ‘배리어프리 지도’를 제작하기 위해 여러 건물을 돌아다니며 사전 답사를 진행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누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다슬(사회・21)씨는 “조사하면서 (이 문제가) 매우 복합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예 접근조차 불가능한 건물의 경우 실내의 배리어프리적인 요소를 조사해도 활용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건물 출입 자체가 힘든 경우가 많기에 지도 제작에 있어 좌절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신세계관 앞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 <strong>이자빈 사진기자
신세계관 앞에 위치한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 이자빈 사진기자

본지의 주요 비판 대상이었던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 보수와 시공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당시 관리처 건축팀은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을 계속해서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반면 올해 관리처 건축팀은 “보수는 지속해서 하고 있지만 건축팀의 계획만으로 실행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학관 리모델링과 관련하여 학관 주변의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을 새로 설치할 계획은 있지만, 그외의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틀린그림찾기 측이 교내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 설치 부족으로 인한 피해 사례 15건과 함께 ‘이화에 바란다’에 건의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반면 재학생들의 관심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교내 사회혁신 비즈니스 동아리 'LAICOS 이화'에서는 캠퍼스 내부 뿐만 아니라 재학생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정문 앞 식당가의 배리어프리 환경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휠체어 접근 가능성, 시각장애인 안내견 출입 가능 여부, 키오스크와 진동벨 유무 등 다양한 요소들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조사하고 있다. 틀린그림찾기 측은 배리어프리 지도 대신, ‘교통약자 지원시스템’ 프로젝트를 새롭게 도전하고 있다. 장애학생은 셔틀버스 탑승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조약돌’로 활동하고 있는 최민서(경영・19)씨는 "기존 승합차를 개조하여 장애학생분들이 탑승할 수 있는 지원차량을 만들자”는 의견을 냈다. 모두가 공존하며 교육받을 수 있는 이화를 위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