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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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물가 상승에 절약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 최건희(사학·20)씨는 학교 앞 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식재료를 구매할 때마다 물가가 많이 올랐음을 체감한다. 최씨는 “식당들이 2년 전쯤과 비교했을 때 1000원 이상은 다 오른 것 같다”며 “밖에서 끼니를 모두 해결해야 하는 날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많이 된다”고 말했다. 김지수(사학·22)씨도 물가 상승을 크게 체감하고 있다며 “줄일 수 있는 지출은 최대한 줄이자는 생각으로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1원이라도 아끼자, 일단 아끼고 보자는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티끌 모아 태산’ 한 푼이라도 아끼자

최씨는 식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반찬 가게를 이용하고 있다. “만 원 정도면 반찬을 3개 정도 구매할 수 있고 반찬 3개로 2~3끼를 해결할 수 있다”며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루리(정시통합선발생·22)씨는 식비와 교통비를 줄여가며 한 달에 10만 원씩 적금을 넣고 있다. 그는 “버스 대신 지하철을 타며 교통비를 줄이고 배달 음식 대신 기숙사식을 먹거나 2+1이나 1+1 행사하는 상품 위주로 구매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저축을 통해 절약하고 있다. “매달 월급 70%가 들어가는 자유적금과 용돈의 10%가 들어가는 자유적금, 26주 적금을 통해 저축하고 있다”며 “저축 납입이 끝난 후에 소비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커피값을 아끼기 위해 기프티콘 중고 거래도 애용하고 있다. “1원이라도 아껴보자는 마음”이라며 “에브리타임에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싸게 올라오는 기프티콘이나 기프티콘 판매 애플리케이션에서 할인을 많이 하는 한정판 상품을 구매한다”고 말했다.

 

교내에도 퍼지는 절약

절약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도 지난 8월 ‘벗들의 절약’ 게시판이 생겼다. 게시판에는 ‘정보’ 해시태그를 달고 할인 정보, 포인트나 쿠폰 정보, 저렴한 식당 등 돈을 아낄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고 절약하며 드는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묻는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최씨는 “플렉스(FLEX) 같은 소비 트렌드로 무비판적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았고 소비 습관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하기 어려웠다”며 “절약 게시판에서 자신의 소비 성향을 파악하고 어떻게 고치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묻는 모습을 보면서 소비 습관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게시판에 올라오는 학교 근처 카페나 식당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정보를 자주 확인한다.

이씨는 절약 게시판에서 품질은 이상 없지만 하자가 있어 팔지 못하는 제품을 40~60% 할인해서 판매하는 사이트를 공유하기도 한다. 이씨는 “다른 사람들이 올린 글을 보며 절약 의지를 다지기도 하고 정보글을 통해 옷을 많이 할인하는 쇼핑앱을 알게 돼 옷을 싸게 구매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지호(화학신소재·22)씨도 “절약 게시판에서 혜택이 좋은 체크카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브랜드 할인 소식 등의 정보도 많이 올라와 유용하다”고 말했다.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면 좋을지 등 소비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글을 보며 동기를 부여받기도 해요.”

절약 게시판을 만든 게시판지기 김씨는 “절약 게시판을 통해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쇼핑몰이나 할인 이벤트 같은 정보를 알게 됐다”며 “절약에 뜻이 없거나 의지가 무너졌던 학생들이 힘을 얻게 됐다는 글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적절한 소비가 가장 중요하다

석병훈 교수(경제학과)는 절약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소득이 늘어날 일은 없는데 주변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며 “청년들 입장에서 지출을 줄이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금리 인상이 2023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출이 있는 청년들은 최대한 소비 지출을 줄여 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무조건 절약하는 것만이 좋은 방법은 아니다. 김씨는 식비를 아끼기 위해 절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돈이 부족하지 않았음에도 음식에 들이는 돈이 너무 아까워 절식했다”며 “절식 이후 체력이 떨어지기도 했고 영양제를 사먹고 병원에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돈을 아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돌보며 절약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석 교수도 소비를 줄이는 것이 “당장 물가가 잡히는 효과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고용도 줄어들고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적절한 소비와 절약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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