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1625호부터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 호에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삶을 다룬다. ‘GS 리테일’ 데이터 사이언스팀에서 일하고 있는 김유경 매니저(통계학 석사·12졸)를 만났다.

 

GS리테일의 김유경 매니저 김나은 사진기자
GS리테일의 김유경 매니저 김나은 사진기자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와 맡은 직무는 무엇인가

GS 리테일에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서 근무하고 있다. GS샵에 입사했는데 지난 7월에 합병돼 현재 GS 리테일로 소속이 변경됐다. GS샵에선 모바일 비즈니스, 방송 비즈니스 등 온라인 사업 위주였다면, GS 리테일은 GS편의점, 랄라블라 등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해 현재 상호보완적인 온·오프라인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GS샵에서는 현업(현장 업무, 다른 분야의 종사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듣고 문제를 정의하거나 데이터를 ◆핸들링하며 분석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현업이 일하는 데에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GS샵 콜센터인 GSTS와 협업을 한 적이 있다. 콜센터를 이용하는 고객은 주문을 원하는 고객도 있고, 문의하려는 고객도 있고 그 수요가 다양하다. 이때 현업은 로직과 오래된 노하우로 인입콜 수를 예측했다면, 우리는 데이터 모델링을 통해 예측을 진행했다.

현재는 GS 리테일과 GS 칼텍스가 협업해 상권을 파악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리테일의 고객들과 칼텍스의 주유소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고 있는 상태이며, 이는 GS 칼텍스 주유소 인근 상권을 파악하는 데에 쓰일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구내식당에서 얼마나 많은 식수가 사용되는지 조사한 후 코로나19나 날씨 등 식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고려한 데이터를 수집해 식수 예측을 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처럼 회사의 문제들을 해결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 직업에 이르기까지 어떤 커리어 활동이 있었는가

첫 직장은 쿠팡이었다. 1년 반 간 쿠팡에서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 관계 관리)팀에 소속돼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데이터 속 유용한 정보를 추출하는 데이터 마이닝을 했다. 이를 통해 고객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고객 평가모형을 만들어 마케팅에 이용했다.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에서 1년 반 일을 하니 데이터 관련 여러 업무들을 많이 배운 상태였다. 그러던 중 사수가 GS샵으로 이직하면서 같이 이직했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라는 직업이 갖는 장점은

다양한 현업의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것 같다. 친구들은 보통 회계팀, 마케팅팀 등 각자 속한 팀의 업무만을 다루곤 한다. 그런데 본인은 마케팅, 콜센터, 방송 등 다양한 데이터들을 다루며 여러분야를 접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

 

이 직종을 위해 갖춰야 할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 알고리즘만을 그냥 계속 연구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본인은 비즈니스 부문에 초점을 두고 일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현장 사람들을 만나 교류를 한다. 이렇게 교류를 할 때 마케터들이나 MD, PD 등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말하는 배경을 이해해야 원활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용어를 이해하고, 그들의 요구에 따라 문제를 재정의하고, 공감해야 그에 맞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다. 이때 자신의 프로젝트나 업무를 시각화해서 발표할 기회가 많은데, 무엇이 중요한지를 포착해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사항을 다 전달하는 것은 전달이 되지도 않을뿐더러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은 자동으로 코딩이 되기도 해서, 프로그래밍에 있어 부담이 덜하다. 코딩 능력도 일정 수준 이상만 되면 채용 시 페널티가 없다. 그렇기에 현장과의 의사소통이 훨씬 중요한 역량이라 말할 수 있다.

 

현재 담당하고 있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은

평소 통계 관련 논문을 한눈에 보고 이해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에 선형대수학과 통계 공부가 필요하다. 현 직무엔 산업 공학, 인문학, 경영학, 컴퓨터 전공 등 다양한 전공자들이 있다. 통계학과를 전공하지 않아도 통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어느 정도 있다면 업무에 수월할 것이다. 회사마다 다르지만, 외국어 능력을 필수로 요하지는 않는다. 통계와 프로그래밍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낫다. 프로그래밍의 경우 이용할 일이 많기에 파이썬, 알 등 원하는 툴을 정해 공부하면 된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에게 요구되는 자격증이나 전공이 있는가

통계 관련 자격증이 있기는 하지만 딱히 필요하진 않다. 데이터 쪽은 자격증보다는 얼마나 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했는지, 그리고 그 경험에서 무엇을 깨달았고 이를 잘 전달하는지가 훨씬 중요하다. 실제 회사에서도 그러한 사람들을 위주로 채용했다. 데이터 분야는 업무를 잘해도 잘 전달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고, 협업이 자주 있기에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많이 보는 듯하다.

전공은 꼭 통계일 필요는 없다. 현재 속한 팀에 수학과도 있고, 경영학과도 있고, 컴퓨터 공학과도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통계 공부는 필요하다. 통계적 지식이 활용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기본적인 통계지식과 프로그래밍 능력이 있으면 괜찮을 것 같다.

 

이 직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추천하는 경험은

대회에 나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학교에서 배울 때에는 어느 정도 정제된 데이터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대회를 준비하다 보면 미가공 데이터를 접할 기회가 많은데, 이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배운다. 직접 데이터를 적재하고 핸들링하는 것이 고된 일이고, 또 처음에는 수작업 식으로 효율이 없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데이터를 처리하는 본인만의 노하우가 생길 것이며, 다양한 데이터들을 접하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현재 커리어에 도움이 된 교내 수업이나 프로그램 등이 있다면

<이론통계학>이라는 과목이 상당한 도움이 됐었다. 이 수업에서는 거의 매주 프로젝트 발표를 해야 했다. 이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조를 이뤄 매번 새로운 데이터를 받고 이를 다시 핸들링하곤 했는데, 매주 고되긴 했지만 무척 재밌었다. 또 본교 대학원에서는 통계 수업을 통해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다. 매주 배운 이론들에 대해 다양한 데이터 설정을 체험하거나, 각각 배운 이론에 맞는 모델을 구현하고, 이에 따른 과제를 분석하는 식의 수업이었다. 이에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접하고 여러 분석기법도 배울 수 있었다. 매주 발표하고 소화할 내용이 많아 힘들긴 했지만, 원활한 통계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들에게

다양한 일을 해보는 것에 열린 마음을 갖길 바란다. 쿠팡에서 근무할 당시 데이터를 다루는 역할로 채용됐기에 분석 업무만 할 줄 알았는데, 기획과 운영도 맡았었다. 본인은 데이터 분석만 하고 싶었지만, 다른 업무들도 맡았기에 개발자나 디자이너와 계속 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어려움을 느껴, 사수에게 고민 상담을 했었다. 그때 사수가 이렇게 다양한 분야의 사람과 교류하며 시각을 넓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GS 이직 후 당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 이직해서 초기에 마케팅 관련 업무를 맡게 됐었는데, 이전의 경험들로 인해 훨씬 수월했고 현업들과 소통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됐다. 예전의 내 바람처럼 분석만 했다면 R&D만하는 연구원이 됐겠지만, 현재는 여러 분야와 협력도 할 수 있고 다양한 방향으로 경력을 쌓을 수 있게 됐다. 따라서 여러 방면의 일을 하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지 않기를 바란다.

 

 

◆페인 포인트(pain point): 소비자가 불편, 불안, 고통을 느끼는 지점을 뜻하는 말

◆핸들링(data handling): 자료 정렬, 입출력 연산, 보고서 작성 따위와 같이 대부분의 사용자가 공통으로 수행하는 데이터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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