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2030의 가장 큰 관심사는 취업을 비롯한 커리어 활동이다. 이러한 관심을 반영해 본지는 사회 각지에서 커리어를 쌓고 있는 이화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화잡(job)담’을 1625호부터 연재하고자 한다. 이번호에서는 환경 분야 및 연구소 연구원의 삶을 다룬다. 2020년 7월부터 SK 경영경제 연구소와 마이써니(my SUNI) Environment College에서 일하고 있는 신지율(환경·20졸)씨를 만났다. 

SK 경영경제 연구원 신지율씨     황지원 미디어부 기자
SK 경영경제 연구원 신지율씨 황지원 미디어부 기자


 

현재 일하고 있는 회사와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

SK 경영경제연구소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는데, 이를 경영진에 보고함으로써 기업의 중장기적인 사업 방향성을 제시한다. 본인은 연구소 안에서 환경과 에너지 분야의 연구를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연구 초기에는 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최근 동향을 정리하고, 연구 진행 과정에서는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 및 정리해 이를 시각화하며, 연구 마무리 단계에서는 보고용 PPT 제작에 참여한다. 또 마이써니에서도 일하고 있는데, 마이써니는 SK그룹 사내 대학으로 직원들이 좀 더 다양한 지식을 쌓고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는 기관이다. 현재 그곳에서 환경과 관련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실제 제작에 참여하며, 검토의 업무도 한다.

 

신지율씨가 근무하는 SK경영경제연구소       제공=신지율씨
신지율씨가 근무하는 SK경영경제연구소 제공=신지율씨

 

연구원의 하루 일과는

연구소의 업무가 루틴화되어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하는 업무는 있다. 오전에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블룸버그(Bloomberg),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등의 외신이나 다른 분석 기관들의 보고서 중 새로운 것이 있는지 확인하고, 현재 진행하는 연구와 관련된 정보들을 스크랩한다. 또 이를 데이터로 정리하는 업무도 진행한다.

 

연구소의 워라밸과 환경은 어떠한가

연구소에서의 ◆워라밸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그래서 여성 연구원들이 일과 가정에서의 역할을 모두 무리 없이 수행하는 것 같다고 느꼈다. 

 

SK경영경제 연구소 내부 사진    제공=신지율씨
SK경영경제 연구소 내부 사진 제공=신지율씨

 

담당 업무 수행에 어떤 지식이 필요한가

관련 기사나 보고서를 빠르게 이해하고 정리하기 위해서는 전문 환경 분야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또 대부분의 연구에 사업 분석이나 BM(Business Model) 디자인, BM 제안이 들어가 경제 및 경영학 관련 지식도 요구된다. 관련 외신 기사들을 파악하는 업무도 있기에 외국어 능력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사실 졸업을 앞둔 마지막 학기에 더 이상 소속이 없어진다는 심리적 부담이 매우 컸다. 그래서 당시 자격이 되는 지원 공고는 보이는 대로 다 지원했었다. 자기소개서의 경우 기업마다 겹치는 문항이 많아 갈수록 지원 자체는 어렵지 않았으나 재미를 느끼고 또 잘하는 세부 전공을 찾는 것이 어려웠다. 공대생이지만 문과적인 성향이 강한 편이어서 문과적 관심과 이과적 지식을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직업을 모색했고, 이는 현재 연구소에서의 직무로 이어졌다.

 

신지율씨가 SK경영경제연구소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황지원 미디어부기자
신지율씨가 SK경영경제연구소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황지원 미디어부기자

 

지금의 일을 하기까지 쌓은 커리어와 경험은 무엇인가

본교에서 4년 동안 환경 공학을 공부하며 수질과 에너지 등 폭넓은 환경 분야 지식을 쌓았다. 학부 3학년 때는 태국 방콕에 있는 UN ESCAP 경제사회이사회 아시아 태평양 사무국에서 약 5개월 동안 인턴 생활을 했다. 인턴 당시 부서의 플래그십(Asia Pacific Disaster Report) 출판 과정에 참여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GIS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고서에 필요한 지도자료를 제작했고, 출판물에 들어갈 그래프 및 인포그래픽들 또한 만들었다. 출판 이후에는 출판물을 홍보하기 위한 요약 문서 및 발표 PPT도 제작했다. 완성된 보고서에 내 이름이 함께 있는걸 봤을 때 무척 뿌듯했고, 환경 분야에서 많은 기업의 결정과 국가 정책에 영향을 주는 자료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연구원으로서 필요한 역량과 성향은

방대한 정보를 논리적이고 간결하게 정리하는 능력과 정리한 것을 시각화해서 전달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 연구직이라고 하면 외출이 적고 혼자 연구에 몰두할 것 같지만, 많은 이들 앞에서 본인이 한 연구를 발표할 기회가 많아서 내용을 전달하고 설득하는 능력도 생각보다 중요하다. 

성향에 대해 말하자면 생각보다 연구하는데 자문을 구하거나 연사를 초빙하는 일로 전문가 혹은 교수들을 만날 기회가 많아, 외향적이고 사교적인 성격 또한 도움이 될 것 같다.

 

현재 커리어에 도움이 된 활동이 있다면

대외 활동으로 도움이 됐던 것은 한국환경공단 기자단 활동이다. 매월 새로운 주제의 환경 기사들을 2~3개씩 작성해 제출하면 환경공단 홈페이지에 업로드되는 식이었고, 이 외에도 환경공단 홍보팀과 캠페인 활동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환경 분야의 이슈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또 환경 관련 전문 용어들을 대중에게 소개해야 해서 까다로운 용어들을 풀어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교내 활동으로는 1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이화캠퍼스리더(캠리)가 도움이 됐다. 현재 하고 있는 분야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 빠르게 친밀감을 쌓는 능력을 기를 수 있었다. 또  공적 문서 작성 및 ppt 디자인을 익히고 많은 이들 앞에서 말해보는 등 여러 경험을 해본 것이 도움이 됐다. 연구원은 본인 분야에 대한 연구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추후 연구 내용을 보고할 때 가독성 있게 자료를 구성하거나 많은 사람 앞에서 이야기하는 능력, 순발력 등을 키우는 데에 도움이 됐다. 입사 면접에서도 그런 부분이 많이 드러나 채용됐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이화의 취업준비생들에게 해주고픈 조언이 있다면

나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또 뭐에 강하고 약한지. 답은 다 자기 안에 있기 마련이다. 이를 모르겠다면 다양한 직무의 지원서를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관심이 없다면 글자 수 채우기가 힘든데, 내가 진짜 잘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지원서와 자기소개서가 술술 써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원서를 써보는 것을 추천한다.

여러 활동을 할 때 활동이 이뤄지는 기업이나 기관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 대외활동을 하면 단체에 소속된 직원들과 교류가 많은데, 이럴 때 근무환경은 어떤지, 근무 만족도는 어떤지를 조금 엿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이 직장이 나와 맞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학교에도 학풍이라는 게 있는 것처럼 기업에서도 기업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관심 있는 활동들을 통해 본인의 미래도 생각해보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학부생 때 부·복수 전공에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졸업장에 전공이 두개가 써 있는 것과 하나만 써 있는 것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고, 본인은 이에서 오는 아쉬움이 있었다. 부·복수 전공은 내 관심사와 배경지식을 보여줄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관심 가는 분야가 있다면 추가학기를 다녀서라도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워라밸: Work and Life Balance의 약자로,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함.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