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교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을 운영 중인 그는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이들이 과학적으로 사고하길 바란다.민경민 사진기자
최재천 교수.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을 운영 중인 그는 유튜브를 통해 많은 이들이 과학적으로 사고하길 바란다.민경민 사진기자

“동물도 동성애를 할까요?”

“열대 곤충은 왜 큰 걸까요?”

 

본교 최재천 교수(에코과학부)의 유튜브(Youtube) 영상 제목이다. 최 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최재천의 아마존’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활동 중이다. 최 교수는 동물행동학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생물학자다. 해당 분야의 권위자로 손꼽히는 그는 행동생태학자, 사회생물학자, 진화생물학자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 18일 생태학 관련 책들로 가득찬 그의 연구실에서 최 교수를 만났다. 

 

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은 18일 기준 구독자 수 8천7백 명을 넘었다. 동식물과 관련한 다양한 질문들에 답변하는 10분 이내의 영상들이 주 콘텐츠다. 다양한 배경과 그래픽, 동식물의 실제 사진이나 영상 등을 적절히 포함한 썸네일(영상 소개 이미지)로 눈길을 끈다. 시청자들은 ‘교수님 덕분에 자연의 비밀을 공부하는 좋은 기회를 얻었다’, ‘생물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겐 빛같은 채널’ 등과 같은 댓글을 달고 궁금한 내용을 질문한다.

출처=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출처=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19일 기준 4만5천 회의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 ‘동물도 동성애를 할까요?’에서 최 교수는 “동성애적 행동이 관찰되지 않은 동물이 없다고 본다”며 캘리포니아 연안의 갈매기 연구를 소개한다. 갈매기의 평균 알 개수는 5개인데, 둥지에 알이 10개가 있어 조사해봤더니 레즈비언 커플인 갈매기의 둥지였다는 내용이다. 영상에서 그는 “어떤 생물의 성적 취향을 결정하는 유전자가 존재한다”며 “부정할래야 부정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연구, 강연, 저술 등으로 바쁜 최 교수가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그동안 동식물과 생태위기 관련 연구 결과를 사회와 공유했으나 만날 수 있는 사람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유튜브를 통해 ‘대중의 과학화’를 이루고 싶었다”고 답했다. 이어 “유튜브를 통해 더 많은 분들이 과학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하면, 보다 합리적인 사회를 만들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출처=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출처=유튜브 채널 ‘최재천의 아마존’

6일부터 새롭게 시작한 유튜브 콘텐츠인 ‘내공왕’도 큰 인기를 끌었다. ‘내공왕’은 최 교수가 직접 네이버 지식인의 질문 게시글에 답변을 다는 콘텐츠다. 동식물과 생태학 관련 답변 뿐 아니라 개인적 경험도 공유한다. 기존 1~2천 회를 웃돌던 조회수가 ‘내공왕’ 콘텐츠에서는 5천 회를 훌쩍 넘겼다. 본교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everytime.kr)에서도 ‘내공왕’ 관련 게시글이 인기게시물에 선정되는 등 화제가 됐다. 

 

‘내공왕’에서는 지식인에 ‘꼬마넓적사슴벌레 키우는 법’과 같은 동식물 질문에 답변을 달고 채택을 받는다. 뿐만 아니라 ‘교수가 되면 상사가 없죠?’와 같은 질문에도 ‘그 맛에 교수 하죠. 하지만 학과장님도 있고 총장님도 있습니다’라는 답변을 달아 웃음을 주기도 했다. 

 

최 교수는 유튜브 활동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사회에 더 큰 기여를 하고 싶다는 소망도 내비쳤다. 그는 “2013년 제인 구달 박사의 도움을 받아 야생동식물을 보전하고 생태예술 사업을 지원하는 ‘생명다양성재단’을 설립했다”며 “유튜브 수익이 생긴다면 재단 운영자금에 보태 연구 및 교육에 더욱 힘쓰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알면 사랑한다”고 말했다. 생명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되면, 그들을 해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최 교수는 “유튜브를 통해 대중들이 생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 함께 좋은 세상을 만들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아직 제 임무가 끝난 것 같지 않아요. 자연과학의 발전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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