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여파로 취업 시장이 얼어붙었다. 청년층의 실업자 수는 2017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취업난에도 최근 다양한 분야에 취뽀(취업뽀개기)한 이화인들이 있다. 본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취업 준비생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선배들의 따끈따끈 ‘취뽀’ 성공담’을 연재한다. 이번 호에서는 IT업계 개발자 직무를 다룬다. IT업계 취업을 꿈꾸는 학생들로부터 질문을 모아 2020년 9월 카카오(Kakao) 개발자로 취업한 김민정(컴공·17)씨를 만났다.

 

김민정씨 증명사진. 제공=김민정씨
김민정씨 증명사진. 제공=김민정씨

카카오에 어떤 직무로 취업했나

‘톡 메시징 파트’에서 서버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사람들이 카카오톡으로 채팅방을 만들고, 삭제하고,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과 관련된 서버를 관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메시징 서버 관리뿐 아니라 카카오톡에서 종종 발생하는 트래픽(Traffic) 몰림 현상도 관리한다. 2021년 초, 새해 인사 메시지로 카카오톡 트래픽이 몰리던 상황을 선임 개발자분들이 직접 대응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백 엔드 개발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하기 싫은 것들을 하나씩 걸러내는 방식으로 진로를 결정할 수 있었다.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무엇을 싫어하는지 직접 경험해보는 시간이 필요했다. 1, 2학년 때 안드로이드 앱 개발, 웹사이트 개발, 게임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고 시도했다. 시스템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기술을 다루는 백 엔드 개발에 가장 흥미를 느껴 진로로 정했다.

 

카카오에 들어가게 된 과정을 설명하자면

다양한 회사가 있고 회사마다 신입사원을 뽑는 기준이 다르다. 우선 목표하는 회사에 대한 기준을 세웠다. ‘개발자로 성장을 할 수 있는 곳’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IT 회사에 지원하기로 했다. 그다음엔 내게 맞는 입사 전형을 찾았다. 지원자 전체를 대상으로 채용을 진행하는 공채와 달리 수시 채용의 경우 빈자리가 나는 팀에서 채용을 진행한다. 원하는 업무인지 확인 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어 수시 채용을 선택했다. 입사 전형을 선택하고 난 뒤에는 ‘개발자로서 기술적 성장에 몰두하는 사람 ’임을 보여주는 지원서를 작성했다. 서류 합격 후엔 코딩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다. 코딩 테스트를 위해  개념부터 문제 풀이까지 정석대로 차근차근 공부했다. 이 과정을 통과하면 3번의 면접이 있다. 면접 준비는 먼저 예상 질문을 찾고 키워드를 중심으로 최대한 깊게, 흐름을 만들어 공부했다. 답변을 소리 내 연습하기도 했다. 앞의 총 5개 과정을 거쳐 카카오에 입사했다.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면접을 하고 있다. 온라인 면접 팁이 있다면

면접 중 본인이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도식화하라는 요구를 받을 수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해 종이와 펜을 준비하는 게 좋다. 나 같은 경우 아이패드의 화면을 공유해 필기하며 설명했다. 면접 준비는 우선 면접 예상 질문 리스트를 뽑고 답변 키워드를 적어가며 최대한 깊게 공부했다.

 

입사 전 꿈꿨던 개발자의 모습과 입사 후 경험한 모습 간 차이가 있다면

개발자가 할 줄 알아야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꼈다. 취업 전만 해도 개발자는 애플리케이션 개발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직접 업무를 맡아보니 이 외에도 할 줄 알아야 하는 일이 많았다. 예를 들어 백 엔드 개발자와 데브옵스(DevOps,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운영의 합성어) 개발자가 하는 일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백 엔드 개발자도 데이터베이스, 데브옵스 개발 등을 할 수 있어야 했다. 폭넓은 기술을 알아야 업무 이해와 영향 파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개발자 직군은 수시 채용 비중이 꽤 높은데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수시 채용은 각 회사의 채용사이트에 있는 개발자 공고에 맞춰서 지원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다수의 신입사원을 뽑는 공채에 비해 그동안 진행했던 프로젝트, 코딩과 관련한 마음가짐 등 본인이 지원한 개발팀과 맞는 인재인지를 중점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우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술 기반이 본인이 지원하려고 하는 팀과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본인의 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좋을 듯하다.

 

카카오 개발자로 취업한 김민정(컴공·17)씨는 "개발자는 폭넓은 기술을 알아야 업무 이해와 영향 파악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카카오 개발자로 취업한 김민정(컴공·17)씨는 "개발자는 폭넓은 기술을 알아야 업무 이해와 영향 파악에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IT계열 관련 전공이 아닌데 개발자를 꿈꾸는 사람도 많다

비전공자도 개발 직종 취업에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공자보다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개인적으로 공부를 해야 한다. 일단 면접 질문 자체가 공채든 상시채용이든 컴퓨터 공학과 관련된 전반적인 내용을 물어보기 때문에 학교에서 공부했던 과목들이 큰 도움이 됐다.  따라서 비전공자여도 컴공 과목에 대한 이해도가 있고 관련 역량을 키운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취업을 준비하며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자면

타 IT 기업에서 인턴을 했을 당시 정직원 전환에 실패해 멘탈 관리가 어려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면접에서 대답을 잘하지 못해도 기죽지 않고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실제로 모르는 질문이 있으면 다음 면접까지 제대로 공부해 오겠다고 답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 누구든 원하는 기업에서 떨어져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려 노력해야 한다. 역량이 부족한 부분은 채우면 된다고 생각하되, 자신의 가치를 알아줄 수 있는 다른 기업을 찾아야 한다. 회사뿐 아니라 지원자도 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누구나 탈락할 수 있으니 실패에 매몰되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

 

도움이 된 수업 혹은 교내 활동이 있나

3학년 때 들은 ‘리더십 세미나’ 수업이 기억에 남는다. 현직자들이 강연하는 수업이었는데,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생기면 따로 질문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IT 업계 현직자들의 강연으로 컴퓨터 공학과의 다양한 진로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다. 각 회사의 채용 과정부터 전혀 알지 못했던 새로운 분야까지, 강연을 통해 진로에 대한 고민을 깊게 할 수 있었다.

 

교내 활동 외에 취업을 위해 한 활동이 있나

‘자바 봄’이라는 스터디에 참여했다. 연합 동아리를 통해 알게 된 이 스터디를 통해 자바(Java) 공부를 심층적으로 할 수 있었다. 사실 학부생이 자바 공부를 깊게 해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운 좋게 스터디에서 자바 동작 방식, 코드 짜기 등을 반복 학습하며 보다 깊은 공부가 가능했다. 이로 인해 면접에서 학부생임에도 개발에 관심이 많고,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취업을 준비하는 이화인에게 한 마디

대학 시절 공부든 취준이든 남들은 잘하는데 나만 뒤처지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초조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 대외활동, 동아리, 공모전 등 가릴 것 없이 열심히했다. 그렇게 몸과 정신을 혹사시키니 번아웃 증후군과 슬럼프가 찾아왔다. 그 때 한 번쯤 쉴 때가 온 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하루하루 나아가고 있으니 스스로를 갉아먹지 말자는 생각이 들어, 쉬어야 할 땐 열심히 쉬었다. 지금 취업 준비를 하는 후배들도 열심히 살면서, 적절한 휴식으로 본인을 잘 돌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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