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개발원이 제작한 방진콘. 포스터 제공=인재개발원
인재개발원이 제작한 방진콘. 포스터 제공=인재개발원

7월18일, 북적북적한 화상회의실. 화면에 비친 학생들은 모두 파란색, 빨간색 물건을 각각 손에 쥐고 있다. 진행자의 말에 몇몇 사람들은 파란 물병을 숨기고 빨간 표지의 책을 보여준다. 참석자들을 모아 보여주는 회의 화면에는 빨간색이 가득하다.

멘토 이영인(경영년졸)씨는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한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자신이 겪었던 고민과 경험담을 이야기한다. 방중 열렸던 ‘방구석 진로 콘서트(방진콘)’의 한 장면이다.

방진콘은 ‘안방 1열에서 즐기는 진로 콘서트’를 콘셉트로 한 인재개발원(인개원) 온라인 진로특강 프로그램이다. 7월4일, 7월18일에 두 번씩 총 4회차로 진행된 방진콘에는 사업기획, 인사, 마케팅,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 등 다양한 직무의 멘토가 참여했다. 이후 성원에 힘입어 8월29일 특강이 추가적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공간의 제약이 없어지니 특강 참여율도 늘었다. 첫 특강에서 100명 정원으로 시작한 방진콘은 이후 50명을 추가 증원했다. 7월18일에 열린 2개의 특강은 모두 300명이 신청하며 마감됐다.

 

두 가지 색 활용해 학생과 멘토 소통

색상을 통해 학생과 소통하는 멘토의 모습. 제공=인재개발원
색상을 통해 학생과 소통하는 멘토의 모습. 제공=인재개발원

방진콘을 특별하게 만든 건 양방향 소통이다. 방진콘은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으로 진행됐다. 기존 인개원 특강이 대부분 유튜브 스트리밍으로 진행된 것과 달리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플랫폼을 채택했다. 방진콘을 기획한 인개원 담당자는 “오프라인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비언어적 표현을 온라인에서도 표현해내고 싶었다”고 했다. 

상호 소통은 빨강과 파랑, 대비되는 두 색상을 통해 이뤄졌다. 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고 직관적으로 대비되는 색을 활용하자는 의도였다. 학생은 파란색으로 예(Yes), 빨간색으로 아니오(No)를 표현하며 멘토와 소통한다. 이외에도 활용방법은 다양하다. 앞서 말한 “진로가 정해지지 않은 분은 빨간색을 보여주세요”와 같은 소통도 그 일환이다. 담당자는 “일상적인 환경에 컬러 아이템을 통해 몰입도를 높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진솔한 경험담으로 저학년에게 접근

7월18일 방진콘을 진행하는 이영인 멘토. 제공=인재개발원
7월18일 방진콘을 진행하는 이영인 멘토. 제공=인재개발원

방진콘은 아직 진로가 명확하지 않은 저학년을 타겟으로 한다. 인개원에서 진행하는 ‘서류특강’, ‘면접특강’ 등 대부분의 특강이 고학년 대상인 것과 달리, 방진콘은 친근한 경험담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보여준다.

스토리텔링은 방진콘 기획의 핵심이다. 담당자는 “진로 멘토링에서 선배의 이야기가 단순히 성공신화나 정보전달에 국한되면 효과가 떨어진다”며 “이야기를 솔직하게 전달해 청자의 동기 유발을 일으키는 것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멘토의 삶을 역추적하는 것은 스토리텔링의 필수 작업이다. 담당자는 멘토가 직업을 선택한 계기와 과정에 초점을 맞춰 사전 인터뷰를 두 차례 진행했다. 담당자는 “멘토의 서사를 끌어내는 과정을 거쳐 멘토만의 스토리, 또 그 길로 나아간 계기를 찾을 수 있다”며 “그 지점이 진로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학생들을 움직이게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방진콘 이후 인개원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오히려 면대면보다 자유롭게 소통하며 즐길 수 있었다”는 의견과 “평소 진로 고민도 많았지만, 멘토 덕분에 나에 대해 다시 알아간 것 같다”는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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