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홈페이지 학사정보 내 연계전공 개요.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우리대학 홈페이지 학사정보 내 연계전공 개요. 이승현 사진기자

 

연계전공은 2개 이상의 전공이나 학부가 연계해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전공이다. 기존 학부 전공 외에 다양한 학문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연계전공은 교과과정 구성이 주관 학과 재량으로 운영되기도 하고, 기존 전공에 비해 유연하게 운영되다 보니 폐지될 위험이 더욱 크다. 이에 학생들이 불편함을 겪고 있다.

 

전공이수과목이지만 실제로 개설 안 된 과목도 있어

연계전공별 홈페이지의 수업 이수체계도에는 있지만 실제로는 전공수업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 ‘소프트웨어’ 연계전공을 복수전공하는 한지우(국문·20)씨는 “(이수체계도에 따르면) <멀티미디어와HCI이론>은 1학기에 열리는 과목이지만 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연계전공 담당자는 “해당 과목은 아직 개설된 적은 없다”며 “추후 개설 가능 여부를 학과 자체적으로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해당 과목은 ‘소프트웨어’ 연계전공에서 지향하고자 하는 주요 최신 IT기술 과목과는 달리 후보군의 과목에 해당돼 설정과목으로 등록된 상태다.

‘소프트웨어’ 연계전공은 다른 학부와 연계해 전공수업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해당 연계전공 전공 선택 과목 중 인문과학대학 내 ‘인문테크놀로지’ 융합전공 과목은 몇 년째 열리지 않았다. 실제로 ‘인문테크놀로지’ 전공 과목 중 <인공지능과 자연어처리>는 2021년 이후로 열리지 않고 있다.

일부 과목이 열리지 않아 전공하는 학생들은 수강에 문제를 겪고 있다. 한씨는 “수강신청이 힘든 편”이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연계전공 내 기타 전공 개설 교과목으로 ‘인문테크놀로지’ 전공 과목 중 일부가 열리지 않고 있다. 기타전공 개설교과목인 컴퓨터공학(컴공) 개설과목을 신청할 수 있지만 이 마저도 쉽지 않다. 한씨는 “컴공 수강신청 자체가 어려운 편이라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기존 전공 또는 학부 내 연계전공 전공수업 개설여부가 연계전공 수강에 영향을 주기도한다. 사회과교육과(사교)에서 개설한 ‘통합사회’의 전공필수교과목인 <통합사회교과교육론>, <통합사회교과교재연구및지도법>은 2021학년도 1학기, 2023학년도 1학기에 각 1회 열렸다. ‘통합사회’를 복수전공하는 학생들의 경우, 전공필수로 들어야 하는 과목이 2년에 한 번꼴로 열리는 것이다.

수업 개설 현황의 혼란스러움은 연계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의 몫이다. 한씨는 “소프트웨어 연계전공 중 전공선택과목을 15학점 이상 이수해야 하는데 과목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은(국문·19)씨는 “2023학년도 1학기에 ‘재무경제학’ 연계전공을 복수전공하고자 했는데 당시 연계전공필수교과목인 <화폐금융론>이 열리지 않아 복수전공을 포기했었다”고 말했다. 해당 과목은 2022학년도 1학기, 2024학년도 1학기에 열렸다. 이씨는 “2023년 1년 내내 해당 과목이 열리지 않아 졸업하기 전에 수강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명확히 알려진 기준 없이 폐지되는 연계전공

연계전공 폐지 검토 기준은 공통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다. 수업지원팀은 “학생 수요 등을 핵심적으로 고려해 폐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1년 폐지된 ‘전문영어’를 주관한 영어영문학부 관계자는 “전공을 폐지하기까지 신청 학생 수 추이를 살피는 기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수업지원팀 관계자는 “연계 전공의 학생 수요(이수자)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사실상 전공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해당 관리 대학에 학생 수요와 관련해 폐지 여부 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수업지원팀에서는 해당 전공에 대한 학생 수요를 분석하고 반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학생 수강 비율을 모니터링한다. 하지만 연계전공은 2개 이상의 학과, 학부 또는 학부와 학과가 연계해 제공하다 보니 주전공에 비해 폐지위험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연계전공 운영 권한이 각 단대에 있다 보니 연계전공의 폐지도 개별적으로, 각기 다른 시기에 이뤄진다. 현재▲미국학 ▲유럽학 ▲전자상거래학 ▲자연과학과 철학 ▲사회복지학 ▲융합디자인 ▲전문영어 ▲NGO ▲한국학은 강의계획안 홈페이지에 등록은 돼 있으나 현재 폐지된 상태다. 이 중 2019년, 2020년, 2021년 폐지된 전공은 각 2개씩이다. 서울대의 경우 3년 주기로 연계 전공 설치 목적과의 부합성, 조직 구성과 운영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

 

학생들이 원하는 연계전공의 모습은

수업지원팀은 “교육의 질과 우수성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관리대학에 학생 수요 관련해 연계전공 검토를 요청한다”고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전공 폐지를 검토하는 수준이다.

학생들은 연계전공에 대한 정보를 확실히 알고 싶다는 의견을 표했다. 한씨는 “연계전공 강의에 소속된 전공(학부) 수업이 없으면 다른 수업으로 대체해 주거나 운영계획서를 수정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하나(국제·20)씨 또한 “가끔 과목 변동사항이 에브리타임 커뮤니티 게시판에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며 “연계전공에 대해서도 정보를 확실하게 알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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