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과 정의를 좇는 미래 지도자를 키우는 곳, 공공리더십과정의 전공
균형과 정의를 좇는 미래 지도자를 키우는 곳, 공공리더십과정의 전공
  • 강지수 기자
  • 승인 2019.0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양한 전공이 하나로 - 연계전공 탐방기 4
22일 오후2시 법학관 131호에서 진행된 〈4차산업시대의지식재산법〉 수업 장면. 이날 수업을 맡은 신 교수는 ‘특허 취득요건’을 주제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신규성과 진보성을 설명했다.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22일 오후2시 법학관 131호에서 진행된 〈4차산업시대의지식재산법〉 수업 장면. 이날 수업을 맡은 신 교수는 ‘특허 취득요건’을 주제로 다양한 사례를 통해 신규성과 진보성을 설명했다. 김미지 기자 unknown0423@ewhain.net

△세상을 보는 균형 잡힌 시각을 기르고 싶다면

2009년 배스킨라빈스와 스타벅스의 횡포를 막아낸 ‘대기업 저격수’ 최수진 변호사(법학·96년졸). 작년 본교 출신 최초로 대법관으로 선임된 노정희 대법관(법학·86년졸). 그리고 올해 1월 변호사 시험에서 95명의 합격자가 나오기까지. 이화는 그동안 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과 직업 소명을 갖춘 인물을 배출해왔다. 

법학과 폐지 이후 2015년에는 법학전문대학원(법전원) 주관으로 학부생을 위한 연계전공이 개설됐다. 바로 공공리더십과정의(공리정) 전공이다. 교과과정은 세 개의 영역으로 분류되며 영역별 최소 이수 학점이 지정돼있다. 영역Ⅰ는 사학과 정치외교학, 영역Ⅱ는 행정학과 경제학, 경영학을 포함한다. 영역Ⅲ에 법학 기초와 심화 과목이 편성돼있다. 이처럼 공리정 전공은 법 강의 외에도 행정·경제·경영·정치학 등 인접 분야의 강의를 포함한다. 이번 학기 자체 개설 강의는 <국제통상법원론>, <노동법>, <법여성학>을 포함해 10개의 다양한 법 과목이 있다. 

전공생 김지우(철학·17)씨는 “세 영역의 교과과정에 포함된 강의가 균형잡힌 지식을 함양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영역Ⅱ에서 행정학 수업을 수강하며 단편적인 법률 지식을 종합하는 능력을 길렀다”고 말했다. 법전원 진학을 희망하는 전공생 차지윤(사회·17)씨는 교과과정과 수업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차씨는 “불합리한 사회 구조를 바꾸는 데 기여하고 싶어 공리정을 복수전공으로 택했다”고 말했다. 

 

△수업 속으로: <상법>

4월 주식시장이 떠들썩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이사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한항공도 주주총회를 통해 총수가 교체됐다. 이와 같은 회사 매각과 주주총회를 아우르는 주식회사법이 속한 법이 바로 ‘상법’이다. ‘상법’은 현실에 맞닿아 있어 실용적인 법이다. 회사에 취직해 일하거나 사업을 하며 회사설립을 하게 될 때 상법의 보호와 감시를 받게 된다. 변호사시험, 행정고시, 공인회계사 자격시험, 주요 기업의 공채시험에서 중요한 과목이기도 하다. 

본교 공리정 전공에는 학부 수준에서 상법의 개관을 다루는 수업이 있다. 21일 법학관 131호에서 열린 옥무석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상법> 수업을 기자가 직접 찾아갔다. 이날 수업은 상법의 총칙과 체계 등 개괄적인 내용을 다뤘다. 

“오늘은 전체 상법의 기본 원리와 구조를 살펴보겠습니다. 음식에 육·해·공이 모두 있듯, 상법에도 일반 상행위 외에 선박을 전제로 하는 상행위인 해상과 공중 운송 조항이 포함됩니다. 상법에는 상행위, 회사, 보험, 해상, 공중 운송에 관한 내용이 있어요.” 

화면 가득 빽빽한 법전 내용에 학생들이 눈을 크게 뜨고 집중했다. 상법은 1963년 1월1일부터 시행된 법으로, 법률 제1000호다. 법이 제정된 이후 상법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함께 많은 개정을 겪었다. 경제발전이 급속화되자 1984년 첫 법률 개정을 진행했다. 회사법에 관한 개정이었다. 이후 1990년대에도 개정이 잇달았다. 1997년 외환위기로 비롯된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의 지배구조와 기업구조 개편 관련 법을 네 차례 개정했다. 상법은 제정 당시부터 개정 과정까지 대한민국의 경제 변화 모습을 반영한다. 

다음으로 설명한 내용은 가맹업에 대한 내용이다. ‘프랜차이즈’로 더욱 익숙하다. 몇 십년 전에는 KFC 같은 패스트푸드 음식점의 사례로만 설명이 가능해 생소했지만, 현재는 카페 외에도 베이커리, 만화카페까지 다양한 업종에 가맹점이 생겨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식당에서는 신발 분실을 주의하라는 안내판이 붙어있죠. 찜질방에 가면 귀중품은 주인에게 맡기라는 안내판도 볼 수 있고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많이 보지만 간과하는 것들인데, 사실은 상법상에서 중요한 내용들이에요.”

옥 교수는 상법이 마냥 어렵고 복잡한 것만은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법학 전공자가 아니라도 법을 숙지하고 준수하는 것이 국민의 의무 중 하나”라며 “사회에 나가 법 관련 일을 하지 않아도, 상법의 기본 내용을 알고 있다면 편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수업 속으로: <4차산업시대의지식재산법>

작년 6월,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삼성-애플의 법적 공방이 극적으로 마무리됐다. 대부분 디자인 관련 ‘특허’ 소송이었다. 2011년 애플은 삼성전자가 스마트기기의 모양, 화면 테두리 등에서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배상금으로 10억 달러, 원화로 1조 원이 넘는 금액을 요구했다. 이후에도 여러 종류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문제 삼아 몇 차례 소송을 걸었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 전쟁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정보와 콘텐츠가 재산이 되는 4차 산업 시대에 살고 있다. 특허권, 상표권, 디자인권, 저작권을 포함하는 지식재산법을 공부하는 것은 기술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중요한 일이다. 관련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신승남 교수(법학전문대학원)의 <4차산업시대의지식재산법> 수업에 22일 직접 들어가 봤다. 이날 수업은 특허의 취득요건 중 신규성과 진보성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인공지능과 5G, 6G 기술의 발달로 가상현실 공간에서 전세계 사람들과 직접 만나서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을 경험할 수 있는 세상이 10년 이내로 옵니다. 친구들의 얼굴을 구분하고 각자의 장점들을 기억하듯이, 발명된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들 발명의 내용이 서로 어떻게 다른가를 알아야 합니다.”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만 특허를 취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보성’ 또한 특허의 취득 요건이다. 기존 발명품에 기발한 생각을 덧붙이면 새로운 특허가 탄생할 수 있다.  출원하고자 하는 특허를 ‘본원발명’이라고 하며 이미 출원된 특허를 ‘인용발명’이라고 한다. 2개 이상의 인용발명이 만나 새로운 본원발명으로 인정되면 특허 출원을 할 수 있다. 

수업은 특허의 신규성을 판단하는 요소인 ‘발명’의 정의에 대해 논하며 마무리됐다. 예로 든 사례는 ‘무한동력 영구기관’의 특허 출원 가능 여부. 특허법 제2조 정의에 따르면, ‘발명’이라 함은 자연법칙을 이용한 기술적 사상의 창작으로서 고도한 것을 말한다. 신 교수는 “이 사례는 자연법칙인 열역학 제1법칙과 제2법칙을 거스르기 때문에 특허 취득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