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지도학습 기술 적용한 AI부터 항생제 내성 예측 시스템 연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의사가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수술할 수 있다면, 명의를 찾아 헤맬 일도 의료 격차로 고통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더 좋고 정밀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AI의 발전은 상향 평준화된 의료 서비스 보 급을 앞당기고 있으며, 우리대학도 의료 AI 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의학 연구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에서 유의미한 값을 찾는 것에서 시작한다. 특징값을 추출해 얻어진 유의미한 데이터는 진단과 치료를 보조하기 위한 기본 자료가 된다. 정제된 데이터에 알고리즘을 적용하면 AI 모델이 형성된다. 형성된 AI 모델은 정밀한 혈관 위치 정보를 제공하고 수술에 필요한 예측을 돕거나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 실제로 활용되고 있다.

 

알고리즘 통한 연구적 성과를 넘은 의학적 기여

​메디컬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의료기기 개발 관련 융복합 연구의 권위자, 최장환 교수.<strong>송유진 기자
​메디컬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반 의료기기 개발 관련 융복합 연구의 권위자, 최장환 교수.송유진 기자

인공지능 기반의 의료 AI 분야의 권위자로, 우리대학에서 활발히 관련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는 최장환 교수(인공지능학과)는 의료 영역의 미해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의료 데이터를 유의미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표준화해 분석 가능한 데이터로 정제해야 한다. 1조 단위에 이르는 방대한 양의 의료 데이터를 정제하는 것은 의료계 발전의 중요 과제다. 최 교수는 최소한의 데이터로 스스로 규칙을 찾아 분석하는 ‘자기지도학습’ 기술을 적용한 특징 학습 AI 모델을 개발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자기지도학습 기술을 통해 전문 의료진이 일일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데이터를 분류하지 않아도 데이터 해석이 가능해졌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통해 의료 영상 빅데이터 활용 분야의 지평을 넓혔다. 해당 기술은 태국과 싱가포르에 거점을 둔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 회사로 기술이전됐으며, 시제품이 완성되는 대로 태국 국립 병원에 적용될 예정이다.

최 교수가 소속된 의료 인공지능 연구소 ‘Medical AI Lab & Computer Vision’은 최근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를 지원하는 주식회사 ‘마이체크업’과 산학 협력을 맺어 연합학습을 기반으로 만성 질환을 예측하는 '해석 가능한 AI'를 개발하고 있다. 이 AI는 수집된 개인건강정보를 바탕으로 개별화된 진단을 내리고 10년 후 발생할 수 있는 만성질환을 예측할 수 있다. 이용자의 개인건강정보를 기업이 보관하지 않고, 이용자 본인의 스마트폰에 저장시켜 정보 통제권을 보호하고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

최 교수의 연구팀은 세계적으로도 관련 연구의 최전선에서 달리고 있다. 의료영상 학계에서 권위 있는 국제학회인 ‘MICCAI’의 ‘LDCTIQAC2023’ 국제학술대회가 연구팀의 주관하에 성황리 개최됐다. 의료 기기의 화질 기준은 의학적 진단 가능 여부를 판가름짓기에 중요한데, ‘LDCTIQAC2023’는 이를 정하는 인공지능 활용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우리대학 연구팀이 의료기기의 화질 표준 제시를 국제적으로 이끈 자리였다.

 

환자를 위한 최선의 진단을 내리기 위해

약학계의 AI 활용 움직임도 활발하다. 국내 제약 및 AI 기업들은 각자의 목적에 맞는 AI 기술을 활용해 활발하게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우리대학 이정현 교수(약학과) 연구팀도 AI와 약학을 접목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수많은 정보를 고려해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최적의 항생제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에 한계를 느낀 이정연 교수(약학과)는 AI 기술에서 답을 찾았다. 이 교수는 아주대의료원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팀이 개발한 의료 빅데이터인 공통데이터모델(CDM)을 기반으로 한 항생제 내성 예측 인공지능 모형을 공동 개발했다. 이화의료원 목동병원 최희정 교수도 공동연구에 참여했다.

 

항생제 내성 예측 인공지능 프로그램 시연 장면. <strong>송유진 기자
항생제 내성 예측 인공지능 프로그램 시연 장면. 송유진 기자

 

감염 치료에 항생제를 사용할 때 환자가 보유한 병원균이 치료 항생제에 반응하는 것이 확인돼야 한다. 그러나 치료가 시급한 중증 환자는 의사가 임상적 경험에 따라 ‘경험적 항생제’를 처방하게 되는데, 이때 현실적으로 수많은 정보를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 교수가 개발한 인공지능은 적합한 항생제를 선택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일 뿐 아니라, 부적절한 항생제 사용을 예방해 항생제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편, 현재 신약 개발 단계에서 AI의 활용 영역은 대부분이 후보물질 발굴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점차 전 과정으로 사업 영역이 확장되는 추세다. 우리대학도 2022년부터 인공지능 기반 신약 개발 연구에 매진해 오고 있는 목암생명과학연구소와 2월15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한 신약 개발 협력 연구’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연구실을 지나 병동으로, 의료 AI의 미래

감염치료 최적화를 위한 약학 연구의 권위자 이정연 교수 <strong>강연수 사진기자
감염치료 최적화를 위한 약학 연구의 권위자 이정연 교수 강연수 사진기자

 과거 대부분의 의료 AI 연구가 AI 모형을 개발하고 그 성능을 보여주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의 연구는 임상 단계에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에 실제로 활용이 가능한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 교수가 개발한 항생제 내성 예측 인공지능의 임상 활용을 위한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cskim-abmi.shinyapps.io/PIEapp/)과 최 교수가 개발 중인 ‘수술 내비게이션’이 그 사례다. 수술 내비게이션은 영상을 처리하는 알고리즘과 연동돼 정밀한 해부학적 구조의 재현을 통해 수술 정확도를 높이는 시스템이다.

양질의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인공지능 활용 분야의 특성상 의료 AI 분야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 의료 AI가 직업을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이 교수는 “질병 치료 분야의 마지막 결정을 100% AI에 위임하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며 의료인의 종합적 판단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의료 및 약료 AI의 발전은 의료인의 손길이 미처 닿지 못했던 부분에서의 의료 평등을 실현할 수 있게 한다”며 “이는 환자에게 이로운 일을 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아야 하는 보건 의료인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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