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4일, 새벽3시경 게르 안 석탄이 다 떨어 져 난방이 꺼졌다. 꺼질 듯 말 듯한 약한 불씨를 보고 전날 밤 핫팩 여러 개와 패딩을 잠자리 옆에 준비해 두고 잤다. 불이 꺼져 추위가 조금씩 느껴지니 자연스럽게 눈이 떠져 준비해 둔 핫팩과 패딩을 주섬주섬 껴입었다. 다행히 추위는 면했으나 참으로도 낯선 경험이었다.

몽골 여행에서 당연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포장도로를 달리는 것도, 밤새 따뜻한 보일러가 돌아가는 것도, 오밤중에 혼자 갈 수 있는 화장실도, 따뜻한 물이 나오는 샤워실도 모두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한국에 돌아와 집으로 가는 길, 포장도로를 달리는 차에 타서 흔들리지 않는 승차감에 감사했다. 보일러가 돌아가는 따뜻한 바닥에 눕는 것,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 자기 전 화장실을 가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맛있는 밥을 먹고 등교할 수 있는 건 나보다 더 일찍 일어나 아침을 차려 주신 엄마 덕분이고, 지하철에서 운 좋게 자리에 앉아 학교에 올 수 있는 것도 누군가의 배려 덕분이다. 

그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기 때문에 우리는 많은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고, 그것의 소중함을 잊고 살아간다. 하지만 우리의 삶 속에서 당연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 등교하고, 맛있는 밥을 먹으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 이런 사소한 것 하나조차 당연한 것이 아닌, 감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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