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호선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중, 잠실철교 위에서 만난 하늘의 모습.  <strong> 안정연 사진기자
서울 2호선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던 중, 잠실철교 위에서 만난 하늘의 모습. 안정연 사진기자

 

10월27일 오후 4시,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어쩌면 우리의 무한(無限)한 가능성일지도 모르는 하늘을 만났다. 6학기째 학교에 다니고 있는 3학년이지만, “졸업하면 무엇을 할 생각이야?”라는 무수한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있는 나는 이 하늘을 보며 조금의 위안을 받았다. 작곡을 전공하는 음대생으로서, 그리고 고학년으로서 3학년쯤 되었으면 뚜렷한 길이 있을 것 같았지만 사실 아직은 없는 상태. 과연 나의 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나는 임용고시를 보려고.”, “나는 유학을 가고 싶어.”, “나는 대학원에 가고자 해.” 등 다른 동기들의 뚜렷한 목표를 보며 항상 동기들과 나를 비교해 왔었다. 하고자 하는 것도 없었으며, 그저 주어진 학교생활을 충실히 하고자 생각했음에도 돌아오는 성적은 그냥 그랬을 뿐. 명확한 목표가 없으니, 삶을 살아가는 것조차 방향을 잃고 헤매는 것 같았다. 그러던 와중, 하나의 기회로 다가온 이대학보사 생활. 그저 흘러가던 단조로운 일상 속, 이대학보 신입기자 모집공고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사진을 좋아하고, 꾸준히 해오던 나에게 이대학보 신입 ‘사진’기자로 들어오게 된 것은 그저 좋아하는 일을 하는 차원을 넘어, 음대생으로서 겪을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할 기회를 제공받는 높은 차원의 일이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있으며, 소중하게 들려준 그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내는 일이 정말 즐거웠다. 어쩌면 그냥 지나쳤을 모집공고지만, 나에게 새로운 도전을 제공해 준 이 생활을 통해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용기’를 얻었다. 지금의 내가 “무엇을 이뤘다!”라며 보여줄 만한 업적을 이룬 상태는 아니지만, 오히려 이 상태를 어디로든 갈 수 있는 “무한(無限)한 가능성에 놓여있는 상태”라고 생각하게 됐다. 여러 도전을 거듭해 가며 어떤 길로도 나아갈 수 있는 이 상태가 지금의 우리만이 겪을 수 있는 ‘무한(無限)’한 가능성의 상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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