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들어야 하는 과목인데, 수강 신청이 끝난 다음 주에 학과 측에서 개설을 취소한다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어요. (ㄱ씨)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커미)를 복수 전공하는 ㄱ(국문·19)씨는 저널리즘 트랙을 이수하기 위해 <저널리즘비평> 수업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신청하고도 수강하지 못했다. 수강 신청 때부터 교원이 배정되지 않았던 <저널리즘비평>이 결국 개설 취소됐기 때문이다. 커미 복수전공생 김수연(체육·20) 씨는 “졸업을 앞두고 채워야 하는 커미 전공 학점이 많이 남아 <저널리즘비평>을 꼭 수강해야 했다. 하지만 수강신청한 과목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결국 김수연씨는 다른 강의로 학점을 채우기 위해 수강정정 때 PC방에 계속 앉아서 여석이 있는 강의를 찾아야 했다.

 

<무기화학>이 개설될 예정이었던 교육관 B동 152호가 텅 비어있다. 한예지 기자
<무기화학>이 개설될 예정이었던 교육관 B동 152호가 텅 비어있다. 한예지 기자

 

<무기화학>, <저널리즘비평> 개설 취소… 학생들 혼란

2024학년도 1학기 수강 신청 이후 개설 취소된 전공과목은 2개로, 과학교육과(과교) 전공 수업인 <무기화학>과 커미 전공 수업인 <저널리즘비평>이다. 두 과목 모두 사전 공지 없이 전체학년 수강 신청 종료(2월8일) 이후 1주 만인 2월14일(수)~15일(목)에 개설 취소돼 많은 혼선을 빚었다. <무기화학>은 과교의 2학년 전공 필수 수업이다. 3학년 전공과목인 <고급무기화학>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늦어도 2학년 2학기에는 <무기화학>을 수강해야 한다. 하지만 이미 2학년 2학기에 들어야 하는 다른 전공 수업들이 많아 <무기화학>까지 같이 듣는 것은 쉽지 않다. 화학교육을 전공하는 이지원(과교·23)씨는 “(전공 특성상 학기당 수 업이 배정되어 있어) 다음 학기에 들을 전공 수업이 최소 4개가 있는데, <무기화학>까지 추가해서 들으라는 말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저널리즘비평>을 신청한 커미 학생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커미 전공생을 대상으로 하는 우선 수강 신청을 통해 어렵 게 잡은 수업이 사라지고, 불투명한 수강 정정 및 증원요청에 도전하게 됐다. 김소은(커미·22)씨는 “(본인 학년의) 수강 가능 배정 인원이 4명뿐이라 어렵게 잡은 강의는 수강할 수 없게 됐고, 증원을 요청한다고 해서 다 허가된다는 보장도 없으니 포기하게 됐다” 고 말했다.

 

결국 원인은 교원 부족

두 과목의 공통된 개설 취소 이유는 교원 부족이었다. 과교의 경우 기존에 <무기화학>을 담당했던 교수가 정년퇴임했고, 이후 수업을 담당할 교원을 구하지 못했다. 과교 전공 사무실에 따르면 무기화학 전공자 수가 분야 자체에서 부족하며 강사를 어렵게 구했으나 타대에 비해 낮은 교내 강사료, 수업 일정, 물리적 거리 등 문제로 인해 수강 신청 이후 채용이 무산됐다. 그 이후 추가로 강사를 구하지 못했고 결국 개설 취소됐다. 손윤서(과교·23)씨는 “학교에서 이미 퇴임을 알고 있었음에도 제대로 조치하지 못한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커미의 경우, 이전에 담당하던 교원이 퇴임한 후 새로 전임교원을 채용하려 했으나 채용이 불발됐다. <저널리즘비평>을 가르칠 조건의 교원 후보가 없었다는 이유에서다. 기존의 다른 교원이 담당하기에는 이미 담당하는 분반이 많아 새 분반을 부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결국 개설을 취소했다. 김수연씨는 이 상황에 대해 “교원을 못 구해서 강의가 폐강됐다는 상황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교원을 먼저 확보하고 수강 신청을 진행해야 할 것”이 라고 말했다.

 

급하게 내놓은 대책, 학생들 요구는

과교는 개설취소로 수업을 듣지 못한 전공 학생들이 들을 수 있는 분반을 2학기에 추가 개설하기로 했다. 교육과정상 과교 화학교육과 지구과학교육 전공 학생들은 <무기화학>을 1학기에 수강해야 한다. 이 학생들은 추가 분반 개설로 2학기에도 <무기화학>을 들을 수 있게 됐다. 과교는 이번 상황에 대해 6일 오후6시 전공설명회를 개최해 학생들에게 2학기에 수업이 열릴 예정이라는 것과 폐강된 이유를 설명했다. 손씨는 “전공설명회로 상황을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상황에 대한 설명일 뿐 적절한 대안을 제공한 건 아니라 아쉬웠다”고 말했다.

커미는 <저널리즘비평> 수업을 신청했던 학생들이 다른 전공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커미 유승철 학부장은 “현재 교원이 부족해 추가개설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증원 메일을 보낼 때 과 사무실 메일 주소를 참조해서 보내면 과 사무실에서 따로 해당 수업 증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원하는 것은 교수 재량”이라고 설명했다. ㄱ씨는 이 대안에 대해 “(학과에서 도와준다고 말했지만) 결국 해결은 학생이 직접 하는 것이라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수연씨도 “학교 측 대안이 무책임하다고 느꼈다”며 “적어도 채용이 불발된 수순이라도 상세히 밝혀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대학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