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연구협력관 옆에 위치한 테니스장. 1개 분반이 열리는 테니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돌아가고 텅 비어있는 모습이다. <strong>안정연 사진기자
우리대학 연구협력관 옆에 위치한 테니스장. 1개 분반이 열리는 테니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이 돌아가고 텅 비어있는 모습이다. 안정연 사진기자

 

체조 수업을 듣고 싶었는데 교양체육에서는 개설되지 않아

배우고 싶었던 운동을 수강하지 못했어요. (박경은)

박경은(심리·23)씨는 듣고싶은 교양체육 과목을 듣지 못했다. 우리대학 개설 교양체육 과목은  6개가 전부다. 약 2만 명의 재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숫자의 강의가 열리고 있어 교양체육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학보에서 2월22일~2월25일까지 우리대학 재학생 4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우리대학 교양체육의 과목과 분반이 어느 정도 개설돼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문항에서 응답자 40명 중 27명(67.5%)이 “교양체육의 과목 수, 분반이 적은 편”이라고 답했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교양체육 수

2024년 1학기 기준 우리대학 신산업융합대학 체육과학부는 <골프> <수영> <테니스> <스포츠와세계화> <대학생을위한운동과영양> <움직임을통한감정코칭> 6개의 교양체육 수업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는 <축구>, <배드민턴초급>, <양궁> 등 21과목 107개 분반, 숙명여대는 14과목 34개 분반, 한양대는 13과목 31개 분반의 교양체육 수업을 운영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교양체육을 수강할 수 있는 인원수도 적다. 개설된 교양체육 수업의 수강 가능 정원을 합하면 우리대학은 한 학기에 최대 290명만 교양체육 수업을 수강할 수 있다. 서울대 3100명, 숙명여대 1020명, 한양대 985명에 비하면 매우 적은 숫자다. 서울대, 숙명여대, 한양대는 우리대학과 재학생 수가 비슷하지만, 우리대학보다 최소 3배 이상의 수강생을 수용 가능한 정원으로 교양체육을 운영하고 있다.

 

교양체육 분반 수도 타대에 비해 현저히 적다. 우리대학의 경우 과목별로 각 한 분반을 운영하고 있다. 반면 서울대의 <골프>는 10개 분반, 숙명여대의 <요가>는 7개 분반, 한양대의 <필라테스>는 4개 분반을 운영한다. 같은 과목이라도 다양한 시간대의 분반이 존재해 학생들의 선택권이 더 넓다.

이대학보 설문조사에서 우리대학 교양체육의 보완점에 대해 묻는 서술형 문항에서도 해당 문항에 응답한 26명 중 22명의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수업 과목이 적고, 분반 추가 개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예서(커미·22)씨는 “(우리대학 교양체육은) 과목수와 분반이 적어 선택지가 별로 없다”며 “교양체육은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해 앞뒤로 강의를 듣기 어려운데, 분반이 적어 시간 및 이동의 문제로 수강이 힘들다”고 말했다. 김은비(과교·23)씨는 “교양체육 분반이 적어 시간표가 맞지 않는 경우에는 해당 운동을 수강할 기회를 잃는 게 아쉽고, 지금보다 다양한 선택지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양체육 수업이 적은 이유는

처음부터 교양체육 수업의 과목과 분반이 적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대학도 2016년 2학기까지는 약 30개의 교양체육 수업을 운영했으며, 에어로빅, 스쿼시, 배드민턴, 포크댄스 등 현재보다 다양한 과목의 수업이 있었다. 현재 운영 중인 골프, 수영, 테니스도 각각 3~4개 분반을 운영했다.

2016년 6월29일 호크마교양대학으로부터 접수된 공문에 따르면 ‘모든 실기 교양과목은 한 분반 개설이 원칙’이지만 ‘전임교원이 담당하고 수요가 충분할 경우 추가 분반을 허용’할 수 있다. 다만 전임교원이 아닌 강사가 많이 담당하는 교양체육 수업 특성상 더 많은 강사를 채용해야 분반을 늘릴 수 있다.

박승하 체육과학부 학과장은 “과거에는 교양체육 과목과 분반이 지금보다 많았어도 거의 미달되지 않았”지만 “현재 학생들의 교양체육에 대한 요구가 10년 전과는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체육과학부에서 전체 재학생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교양체육은 필요하다

테니스 수업에 사용된 테니스공들이 보관되어 있다. 안정연 사진기자
테니스 수업에 사용된 테니스공들이 보관되어 있다. 안정연 사진기자

그럼에도 학생들은 다양한 교양체육 개설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김지혜(식영·23)씨는 “교양체육 개설 현황을 찾아보니 그 과목과 분반이 현저히 적었다”며 “교양체육 수업이 더 다양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양체육을 수강했던 학생들은 수강 경험이 좋은 기회였다고 회상한다. 심혜윤(경영학 전공 석사과정)씨는 “힘든 학업 속에서 <골프>를 수강하며 생기를 되찾을 수 있었고, 공강시간에도 따로 연습을 할 수 있어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백지연 호크마교양대학장은 “학생들은 부복수 전공을 통해 여러 분야의 전문적 소양을 갖춤으로 융합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데, 해당 전공에서 제공하는 교양과목을 통해서도 어느 분야를 융합할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백 학장은 “본인이 관심을 꼭 성장, 발전시키지 않더라도 다양한 분야의 소양이 복잡해지는 현대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승하 학과장은 “교양체육의 기본적 방향은 학생들이 평생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이번 기사를 통해 교양 체육 수요가 학교에 전달돼 학생들이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 교양체육은 평생스포츠로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중요하다. 최예인(커미·23)씨는 “<수영>을 수강하며 아침마다 스트레칭하고 건강하게 먹으려고 노력하는 자신을 볼 수 있었다”며 “수업이 끝난 지금도 계속 습관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백 학장은 “운동을 통해 신체적 강인함과 운동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고, 교양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나 불안으로부터의 정서적 안정 등 다양한 운동적 효과를 접하게 되면 그 뒤로 적극적으로 배울 기회를 찾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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