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생이 이제 막 대학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43만 명, 2000년대 출생자 중 가장 적은 수다. 적은 출생자 수를 근거로 대입이 쉬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다. 그러나 대입 제도의 변화로 이들은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달려왔다. 코로나19 시기를 겪으면서는 학창시절 대부분은 오프라인의 공백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비대면의 경험은 이들에게 대면 사회로 향할 원동력을 줬다. 이화에서의  시작을 알린 2005년생들의 경험과 원동력을 들여다봤다. 

 

이화에 오기까지 거쳤던 길, 갈증을 남기다

 

05년생이 대학 입학을 준비했던 2023년은 대입 제도의 변화가 많은 해였다.특히나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생활기록부에 정규 교육 과정 외 비교과 활동을 실을수 없게 돼 ▲수상 실적▲봉사 활동 ▲자율 동아리▲독서 항목이 대입에서 배제 됐다. 이는곧 내신 성적의 중요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조현비(커미·24)씨는 학종 변화로 인해 내신이 중요해졌다고 느꼈다. 조씨는 “(시험 때) 써내는 답안만으로 미래가 결정된다는 심적 압박을 느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실험 동아리 회장으로 활동한 안현정(철학·24)씨도 내신의 중압감을 느꼈다. 실험 준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보다 짧은 시간 내에 동아리 활동을 끝내고 시험 준비에 더 집중하려는 부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안씨는 “(불성실한) 친구들이 20명 중 15명이나 돼 활동을 이어나가는 것이 매우 힘들었다” 고 말했다.

그렇기에 자신의 진정한 진로를 탐색하고 내면을 돌아볼 시간은 부족했다. 내신 기간에는 단순히 시험만을 위한 지엽적인 일회성 암기에만 집중했다. 조씨는 이 시기를 회상하며 “결국 백지상태로 대학생이 돼 이제야 꿈을 찾아보게 됐다”며 “나에 대해 내가 잘 모르니 경험과 활동에 대한 갈증이 극에 달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만든 언택트, 비대면 소통으로 극복 

2019년 말에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도 05년생의 편은 아니었다. 중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비대면 수업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끝나지 않았다. 2021년에 고등학교에 입학한 김나림(정외·24)씨는 학교에서 친구를 사귈 때 어려움을 겪었다. 김나림씨는 “몸을 부대끼며 친해질 기회도 없어 유대 관계를 쌓기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안씨도 새 학기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안씨가 다닌 고등학교는 코로나 상황에 따라 대면수업과 비대면 수업을 번갈아 진행했다. 대면 수업에서 처음 만난 친구와 비대면 수업 기간에도 카카오톡으로 연락을 이어갔지만 이후 대면으로 만나니 또다시 어색해졌다. 안씨는 당시를 회상하며 “친구를 실제로 만나니, 카카오톡으로 연락할 때 생각했던 성격과 목소리가 아니라 이질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준 건 비대면 소통으로의 전환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대부분의 학교에서 ‘줌’(Zoom) 등 화상 회의 플랫폼을 활용했다. 김민경(건축시스템·24)씨는 “팬데믹 기간에 친구들과 줌 스터디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화상 회의 플랫폼은 사적인 대화에서도 활용된다. 친구들끼리 여행 계획을 짤 때부터 간단한 담소를 나눌 만큼 사용범위가 넓어졌다. 김명희씨(사회·24)는 “여행 일정을 짜야 하는데 대면으로 만나기 어려운 경우 줌 미팅을 이용했다”고 말했다. 김민경씨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친구들과의 영상 통화가 잦아졌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화, 새로운 소통 방식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후에도 이들은 비대면에서의 소통을 활발히 했다. SNS의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숏폼(Short-form) 콘텐츠의 영향력도 커졌다. 2017년 틱톡이 한국에 처음등장했고, 당시중학생이던 05년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조씨는 “틱톡에서 노래에 맞춰 율동하는 영상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2021년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각각 릴스(Reels)와 쇼츠(Shorts)를 개시했다.

SNS 사용 증가는 05년생들의 소통 문화까지 바꿨다. 처음 만난 사람과 연락처를 주고 받는게 기존 관행이었다면, 이젠 연락처 대신 인스타그램 계정을 교환한다. 박혜진(철학·24)씨는 고등학교에 올라가던 2021년, 전화번호 대신 인스타그램 계정을 묻는 친구들과 친해지기 위해 처음으로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그는 “이제는 트렌드가 바뀌어 (전화번호를 묻기보다) ‘인스타 하세요?’라고 묻는 게 더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이화에서의 포문을 열며, 05년생들이 말한다 

 이화에 오기까지 입시 제도의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진정한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들은 이화에서는 활발히 소통하겠다는 꿈이 있다. 안씨는 학창 시절 공백을 이화에서 채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입시로 인해 하지 못했던 축제 기획과 같은 활동을 하고 싶다”며 “대동제 기획뿐만 아니라 타대와의 교류 활동 등 교내외를 가리지 않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희씨는 OT에서 학교에 많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또한 “이화에 있는 많은 프로그램을 참여하며 할 수 있는것은 다 하고 싶다”고 말했다.

 

◆숏폼(Short-form): ‘짧다’는 뜻의 ‘short’와 ‘형식’이란 뜻의 ‘form’의 합성어로 1분 내외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의미한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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