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서(국문‧23) <strong>이승현 사진기자
이한서(국문‧23) 이승현 사진기자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마치 벌레와도 같이 나의 안에서 계속해서 번식하는 의지라는 성가신 존재는 재능이라 할 수 있는 현실적 능력과 괴리가 커 항상 좌절과 불안의 원인이 되었습니다. 의지가 사라져 더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게 되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의지를 잃어가는 일련의 과정에서 의지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존재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모든 생물은, 심지어 멈춰 있는 존재마저도 의지가 있었습니다. 멈춰 있고자 하는 생각마저 작은 의지가 되어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라는 작은 의지에서 시작된 저의 이야기 역시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하지만 어쩌면 존재할지도 모르는 한 명의 인간에게 삶을 불어넣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제 이야기가 누군가에게 공감과 흥미의 대상이 되었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낍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뿐만 아닌 제가 주인공인 하나의 이야기 역시 좋은 결말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수많은 저의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이 이야기를 작은 의지로 삼아 더욱 많은 행복한 결말을 써 내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작은 의지가 저뿐만 아닌 많은 이들에게도 앞으로 매일 아침 감았던 눈을 다시 뜰 수 있는 파동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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